[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지난주 9월 24일 국회 최수진 의원의 주최로 <구글 등의 인앱결제 피해와 우리의 대응> 공청회가 개최됐다.
인앱 결제는 전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유료 앱을 결제할 때, 구글과 애플이 독점력을 앞세워 자사의 결제 시스템만을 강제하고 앱 개발사(제3자)의 결제 시스템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게임개발사 에픽게임즈의 집단 소송에서 구글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최대 30%(3~5배 수준)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강제했던 것은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배심평결을 확정한 바 있다.
또한 연방대법원은 올해 1월 해당 개발사의 집단 소송에서 애플이 제3자 결제방식을 허용하더라도 “개인정보보호” 명목으로 27%(구글의 경우 26%) 수수료를 징수하여 사실상 제3자 결제를 제한하는 것(개발사 운영비를 포함 30% 수준)은 부정경쟁법 위반이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쟁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적정 인앱결제 수수료는 애플의 경우 평균 12.3%(개발사 순이익률 5% 기준), 구글의 경우 앱별로 최소 6% ~ 최대 10%에 불과했던 것으로 각각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구글과 애플은 미국 내 개발사와 소비자들에게 총 1조1천억원 상당을 배상하고, 구글의 경우 개별 개발사의 수수료율 인하(4%, 10%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애플의 경우 EU에서 올해부터 인앱결제 수수료를 일괄 17%(개발자의 경우 10%)로 인하하고, 반독점법 위반으로 과징금 18.4억유로를 받기도 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정부의 이용자 보호나 과징금은커녕 개발사들이 구글과 애플의 보복 두려워 적법한 대응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물론, 2022년 3월부터 국내에서도「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그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
실례로, 국민 앱 카카오톡만 하더라도 같은해 4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대응하여 이용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제3자 결제방식을 제공했다가 구글의“업데이트 차단” 압박 때문에 두 달만에 무산된 바 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은 구글과 애플의 보복 때문에 인앱결제를 반강제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산업연합포럼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의 경우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구글과 애플에 지급한 인앱결제(30%) 수수료 피해액은 약 9조원(미화 79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관련 국내 게임업계의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10%를 넘기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애플은 이러한 국내 개발사들에게 여전히 인앱결제 수수료의 경우 최대 30%를, 제3자 결제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를 핑계로 26%를 각각 불법적으로 징수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개발사뿐만 아니라 이용자에게도 그 피해가 전가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전 세계 개발사들이 미국에서 인앱결제 수수료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최근 미국뿐만 아니라 현재 전 세계(인도, 오스트리아, 브라질, 멕시코 등지)에서도 애플 등의 반독점법 위반행위에 대해 개발사들의 집단 소송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구글·애플과의 합의에 따라 관할은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있고, 미국법에 따라 4년의 소멸시효가 경과하거나 집단적 청구를 불이행(Laches)하면 더 이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으며, 반독점법은 보복과 위협에 대해 엄격하게 형사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게임업계 등 개발사들도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이용자 보호를 위해 더 늦기 전에 미국 내 집단 소송에 나서기를 바란다.
국회 또한 국내 개발사와 이용자 보호를 위해, 국회는 이번 판결을 감안하여 국내법에 3~5배 수준의 징벌적 손해배상(안)을 검토하고, 정부는 구글과 애플 등 해외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집행력을 확보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