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경실련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북구을)은 전국 공공의료기관 및 지역보건의료기관의 의사 부족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에 공공부문 의사 확충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공의료는 민간의료에서 기피하는 필수의료 제공, 감염병 재난 대응, 취약층 진료를 담당하고 있으며, 지역 필수의료서비스 제공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만성적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는 지역과 필수의료 붕괴를 해소하기 위해 의대증원을 추진 중이나 배출된 의사를 지역필수의료에 배치할 실효적 수단은 부재한 상황이다.
이번 조사는 지역․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국 공공병원과 보건소 등의 의사 정원(필요 의사) 및 부족 규모, 휴진과 및 의사 채용 실태를 파악해, 공공부문 의사부족 문제를 짚어보고 정부에 의사 수급 불안을 해소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자 했다.
조사 결과, 지역 공공보건의료 기관별 의사 정원 대비 4,118명 부족
전국 공공의료기관 217개소 중 91개소(41.9%), 지역보건의료기관 1,570개소 중 131개소는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 공공의료기관 정원 대비 현원 3,563명 부족
217개 공공의료기관 중 정원을 채우지 못한 의료기관은 91개소(41.9%)로 조사됐다. 교육부 소관 대학병원 16개 중 14곳이 정원 채우지 못했고, 지자체 소송 공공의료기관(지방의료원 포함) 40개소, 보훈병원 8개소 순으로 정원 미달 기관 비율이 높았다.
정원에 도달하지 못한 91개소 공공의료기관의 정원미달 현황을 살펴보면 부족한 의사 수는 3,563명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소관 대학병원 2,831명, 지방의료원 309명, 보훈병원 109명, 국립중앙의료원 107명, 복지부 71명 순으로 정원 미달 부족 의사 수가 많았다.
한편 지난 1년간(2023.7~2024.6) 퇴사한 의사 수는 3,281명으로 대학병원 2,333명, 지방의료원 451명, 보훈병원 184명 순으로 나타났다.
(2) 보건의료기관의 지역보건법상 의사 최소 배치기준 대비 현원 555명 부족
16개 시도 1,570개소 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지소에 지역보건법 제4조에 따라 배치되어야 하는 의사 최소인력은 1,956명이나 실제 배치된 인력은 1,466명이다. 현원 1,466명의 구성을 살펴보면 65.2%인 957명이 공중보건의사였으며 공무원이 328명(22.3%), 보건소장 또는 보건의료원장 91명(6.2%), 계약직 의사 90명(6.1%) 순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력기준을 초과하는 시도는 서울과 제주 뿐이다. 서울은 지역보건법 상 인력기준 119명을 초과한 182명(인력 배치기준 대비 152.9%)이고, 제주는 인력기준 20명 대비 현원 22명(110%)이다. 기준 대비 현원이 가장 부족한 지역은 경북 110명, 전남 84명, 경남 76명 순으로 나타났다.
2023.7~2024.6까지 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지소에서 퇴사한 의사는 431명으로 조사되었다. 이 중 79.1%인 341명은 공중보건의사의 퇴사였는데. 경북 84명, 전남 80명, 경기 76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보건소 주요 인력인 공중보건의사의 인사 여부에 보건소 인력이 크게 좌우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공중보건의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보건소 인력 수급 불안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의사 현원이 한 명도 없는 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지소는 594개소 였다. 경북 94개소, 전남 93개소, 전북 81개소, 경남과 충남 77개소 순으로 많았다. 이들 중 456개소는 비상근 의사가 순회진료, 33개소는 기타인력(한의사 등)이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 간호인력이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29개소. 운영하지 않는 곳도 31개소에 달해 지역의료공백 현상이 지속되고 있었다.
한편, 보건의료기관 중 전공의 이탈 사태로 인한 공중보건의 파견으로 임시 휴진, 순회진료 중단 등 어려움을 겪는 보건지소도 있어 전공의의 조속한 병원 복귀와 함께 고질적인 지역・필수・공공의료 의사 부족 해소를 위해 공공의대 신설 및 지역의사제를 도입해 공공의사 양성을 서둘러야 한다.
전국 공공의료기관 휴진과목 88개, 16년째 휴진인 과목도 있어
공공의료기관 중 휴진 과목이 있는 기관수, 휴진과목수 모두 늘었다.공공의료기관 228개 중 2024년 9월 기준 휴진과목 있는 의료기관 총 44개, 휴진과목수 총 88개.
- 휴진기관수 : 2022년 38개, 2023년 43개, 2024년 44개.
- 휴진과목수 : 2022년 68개, 2023년 75개, 2024년 88개
장기휴진 과목이 있는 공공의료기관도 20개나 되었다
대구광역시서부노인전문병원의 경우 2008.5.1.일부터 현재까지 재활의학과가 휴진 상태로 휴진기간이 16년이 넘어가고 있다.
국립재활원은 이비인후과가 2016년 10월부터 휴진해 그 기간이 8년에 달하고,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017년 2월 22일부터 감염내과가 7년째 휴진 중이다.
2018년부터 장기 휴진 중인 병원도 네 곳인데, 국립부곡병원 내과(2018.4.13.~), 대구의료원 직업환경의학과(2018.5.1.~), 서울특별시서북병원 재활의학과(2018.6.6.~), 강원특별자치도속초의료원 가정의학과(2018.11.25.~)이다.
2020년부터 장기 휴진 중인 병원은 13곳이며, 마산의료원의 경우 298병상을 가지고 있는 지방의료원인데, 심장혈관흉부외과가 22년 1월 1일부터 휴진 중이다.
필수의료로 일컬어지는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가 휴진 중인 경우도 있었다.
국립부곡병원은 내과가 18년도부터, 서울특별시 서북병원은 소아청소년과가 2023년부터, 청풍호노인사랑병원의 경우 내과, 외과가 23년도부터 소아청소년과가 올해 4월 30일부터, 경상북도 안동의료원은 일반외과가 24년 4월 25일부터, 인천광역시의료원 백령병원의 경우도 내과가 21년도 4월부터, 소아청소년과가 24년도 4월부터 휴진 중이다.
공공의료기관 의사 채용 안 돼, 의사 연봉 최고 6억 2천만원까지 상승
51개 공공의료기관은 최근 5년간 총 4,014명의 의사를 채용하려 했으나 1,334명 채용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의 채용 공고* 및 결과를 분석한 결과 채용공고에 인원수 기재하지 않은 경우 제외했고, 재공고 명시하지 않은 경우 각 공고마다 계산했다.
전국 지방의료원 및 적십자병원,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소관 공공의료기관 대상이며, 연봉은 백만원 단위.
최다 재공고는 국립재활원 영상의학과 의사 모집으로 8번 공고했으나 미채용되었다.
공고액 기준 미채용 최고 연봉은 4억 5천으로 안동의료원은 내과 의사 구인을 위해 2023년 2월 13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채용 공고를 진행했으나, 미채용되었다.
공고액 기준 최고 연봉 6억2천만원으로 목포시의료원의 정형외과 의사 채용은 완료되었고, 다음은 5억 600만원(울진군의료원, 영상의학과)으로 높은 연봉을 기록했다. 2022년 영상의학과 의사를 채용했으나(3억6천), 2024년 다시 진행한 영상의학과 채용 시 연봉 인상이 이루어졌다.
다음은 거창적십자병원 영상의학과 의사 모집에 공고액 5억이었고, 거창적십자병원에서는 2024년도에만 영상의학과 채용 공고를 10번 냈는데(재공고라고 명시는 하지 않음), 제일 처음 4억5천에서 열 번 공고 이후 5억으로 연봉을 올린 후 채용됐다.
최근 필수의료 의사 부족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의대 증원과 의료체계 개편 등 개선방이 추진 중이지만 공공의료의 인력 부족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1년 사이 공공의료 인력 이탈이 눈에 띄게 증가되었고 지역・공공의료 공백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는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하고 있으나, 단순히 의대 증원만으로는 부족한 지역필수공공의료 의사를 확보할 수 없다. 지역의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만성적인 의사 인력 해소방안이 마련되어야하며, 최소한 공공의료기관에 필요한 의사는 국가가 직접 양성해서 배치하고 일정 기간 의무 복무하는 공공의사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회와 함께 공공의대 신설 및 지역의사제 도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2024년 10월 0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국회의원 전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