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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체육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한국 문학의 새 지평 열다

김국우 기자 입력 2024.10.11 10:56 수정 2024.10.11 11:02

김국우 4차산업행정뉴스논설위원

 

 


[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논설위원]10월 10일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며 국민들이 환호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 소설가 한강(54)씨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선정위원회는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 등 을 소재로 한 작품이 역사를 정면으로 응시해 화해의 방식으로, 문학적 승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앤더스 올슨 노벨문학상 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에서 "그녀는 육체와 영혼, 산자와 죽은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다.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인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자, 아시아 작가 수상은 2012년 중국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에 이어 두 번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는 작가이자 음악과 예술에도 헌신했다고 소개했다. 1993년 시인으로 먼저 등단한 후 2년 후 소설가로 등단했다면서 글쓰기에 있어서 장르상 큰 폭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림원 측은 2007년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해 높이 평가하였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이 상은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수여하며, 한강 작가는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13억4000만원)의 상금과 메달, 증서를 받는다.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정치권에서도 여야 가릴 것 없이 축하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축하를 전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한강’의 기적이 이뤄졌다”면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큰 도약이자, 우리 국민에게 자긍심을 안겨준 쾌거”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페이스북에 “기쁨의 전율이 온 몸을 감싸는 소식”이라며 “한강 작가는 폭력과 증오의 시대 속에서 처절하게 인간의 존엄성을 갈구했다”며 “오늘의 쾌거가 국민들께 큰 위로가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페이스북에 “문학 청년들은 물론 선후배 문인들 가슴에 용기와 희망의 꽃씨를 심은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노벨 문학상은 현재까지 121명이 받았다. 이 중 한강은 18번째 여성 수상자다. 이웃 일본은 1968년의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1994년 오오에 겐자부로가 수상했다. 아시아에선 인도의 라빈드라라드 타고르가 1913년 최초로 수상했다.

 

1993년 시에 이어 이듬해 소설로 등단한 한강은 서정적인 문체와 독특한 작품 세계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다. 

 

그동안 ‘그대의 차가운 손’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등의 소설과 더불어 시집과 동화책을 두루 펴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국내외 독자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흡인력으로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여왔다. 한강은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부커상 수상 이후 5년 만에 발간한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았고, 올해 초에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을 수상했다.

세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 4·3 사건의 비극에 접근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친구 인선의 제주도 집에 가서 인선의 엄마 정심의 기억에 새겨진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이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8월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간됐다. 최경란·피에르 비지우가 번역했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해외 40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소년이 온다’, ‘흰’ 등 다양한 작품들이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판매됐다. 한강은 한국소설문학상·이상문학상·동리문학상도 받았다. 1970년 11월 전남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났다.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세계에 한강의 문학이 알려진 데는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37)의 공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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