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안태준 의원(더불어민주당) |
[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의원은 2018년 강릉선 고속철도(KTX) 이탈 사고와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에 부과한 과징금을 두고 여전히 소송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철도 시설 관리와 관련한 책임 소재를 두고 코레일과 철도공단이 최근 4년간 벌인 소송만 9건에 달해 철도안전체계와 관련한 협업 방안을 마련해야 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부와 코레일·철도공단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코레일은 2018년 강릉선 고속철도 이탈 사고와 관련해 국토부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 2심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강릉선 케이티엑스 탈선 사고로 열차가 파손되고 16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에 책임을 물어, 2019년 국토부 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코레일과 철도공단에 각 6억원씩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사고 원인은 선로전환기 고장 문제로 발생했는데, 코레일은 철도공단의 건설 시공이 부실한 상태에서 운영하다 발생한 탈선 사고라 코레일에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토부는 선로전환기 시설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코레일 쪽 책임도 있다고 맞섰다.
2020년 코레일이 우선 과징금 취소 행정심판을 청구했을 때엔 국토부가 승소했다. 그러나 이후 코레일이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법원은 코레일의 손을 들어줬다. 국토부가 항소를 제기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상태다. 국토부는 항소하면서 법률대리인을 기존 중소 로펌에서 교체해 대형 로펌인 광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코레일은 아울러 시공 부실을 문제 삼아 철도공단과 시공사, 감리사에도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사고 책임 소재를 둘러싼 소송전은 철도 거버넌스(지배구조)상 내재된 해묵은 문제다. 현재 철도안전체계는 코레일은 열차 운영·운송 부문을, 철도공단은 철로 설계·건설·개량을 담당하도록 관리주체가 분리돼 있다. 흔히 ‘상하분리’라고 부르는 구조인데, 여기에다 철도시설의 유지보수는 코레일이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국토부와 철도공단·코레일이 공동 발주한 ‘철도안전체계 심층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한 결과, “시설 유지관리 내 파편화된 거버넌스로 연속성 있는 시설 안전관리가 어렵고, 사고로 이어질 경우 책임소재를 명확화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2020년부터 최근까지 두 기관이 철도 시설 관리를 두고 벌였던 소송만 9건이다.
안태준 의원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행태는 불필요한 행정력 소모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며 “안전한 철도안전체계 마련을 위한 협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