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북한 외무성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중대성명과 함께 공개한 무인기 및 전단 사진 등을 보면, 전단에는 ‘자기 배 불리기에 여념없는 김정은’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스위스제 명품 시계를 착용하고 주애가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크리스챤디올 패딩을 입은 사진도 담겼다.
이 사진은 김정은 부녀가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참관하던 당시의 모습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착용한 스위스제 명품 시계는 약 1500만원, 주애의 디올 패딩은 240만원대로 전해졌다.
김정은 부녀 사진 밑에는 ‘연소득으로 구매 가능한 식량 비교’ ‘지옥으로 떨어지고 있는 북조선의 경제 상황’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한국 국민과 북한 주민의 연소득으로 살 수 있는 쌀과 옥수수 양을 비교하는 도표도 삽입됐다.
북한은 지난 11일 “한국은 지난 10월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하였다”고 주장했다.
해당 대북 전단을 뿌린 주체에 대해서는 분명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 내부 반(反)정권 세력의 소행, 북한 자작극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김용현 국방부장관은 지난 11일 ‘우리 군이 무인기를 침투시켜 삐라를 살포했다’는 북한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국방성 대변인이 13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국경선 부근의 포병 연합부대와 중요 화력 임무가 부과되어 있는 부대들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북한군 총참모부의 작전 예비 지시가 지난 12일 하달됐다고 밝혔다고 KBS가 보도했다.
작전 예비 지시에는 전시 정원 편제대로 완전 무장된 8개 포병 여단이 13일, 즉 어제 저녁 8시까지 사격 대기 태세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각급 부대의 감시 경계 근무 강화와 평양의 반항공, 즉 방공 감시 초소도 증강됐다고 덧붙였다.
한국발 무인기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며, 무력 충돌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이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어젯밤 별도 담화를 냈다.
김여정은 "서울의 깡패들은 아직도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등의 각종 막말을 동원하며, 타국의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 행위의 재발 방지를 담보하라고 주장했다.
국방성 대변인도 담화를 통해 "무인기 도발에 한국 군부세력이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무인기가 다시 한번 출현하면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남한 무인기가 이달 3차례 평양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으나, 우리 군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주민들이 보는 대내용 매체인 노동신문에 연이틀 무인기 침투 소식을 싣고 남측을 향한 적개심 고취에 나섰다.
그간 북한이 내부에는 대북 전단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인데, 주민들에게 한국이 불변의 주적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