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이 기술 경쟁력 약화를 반성하며 외부 업황의 문제가 아닌 내부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의 기술 테스트를 통과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 시장은 더 이상 삼성전자의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 결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오보사’(주가 맨 앞에 5가 보이면 사라)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외국인은 지난 10월 17일에도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날까지 역대 최장인 2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다. 삼성을 감시하는 민간기구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는 현 상황을 사면초가로 규정하고,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와 컨트롤타워 재건을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10월 8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12% 줄며 시장 기대치(10조원)에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 6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줄었으리라 추정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스마트폰과 PC(개인용컴퓨터) 등 전방 정보기술(IT)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삼성전자의 주력인 범용 D램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반도체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부진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실적 악화도 영향을 끼쳤다. 국내 증권가는 ‘삼성전자만 홀로 겨울’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 은행들은 삼성전자를 ‘허약한 반도체 거인’이라고 꼬집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부회장)은 잠정 실적을 발표한 뒤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라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잠정 실적을 두고 경영진이 사과한 건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처음이다. 2023년 반도체 부문에서만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가 났을 때도 삼성전자 경영진은 침묵을 유지했다. 누구보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또한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을 첫 번째로 꼽았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가 직면한 표면적인 문제는 수율(완성품 중 합격 제품의 비율)이다. 파운드리와 HBM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이유는 낮은 수율 때문이다. 수율은 반도체 기업의 생산성·수익성·기술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삼성전자 전·현직 직원과 파트너·협력사 관계자들은 낮은 수율 문제를 “비용 절감형 의사결정 구조에 따른 예고된 참사”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