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빈손 면담’을 계기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본격적인 결별 수순으로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당·정이 국정현안을 놓고 부딪치면서도 ‘이견이 있는 게 민주주의’라며 봉합 시도를 하는 컨센서스가 있었다면, 이날 면담을 기점으로 당·정이 대척점에서 치고받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22일 대통령실 및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성사된 면담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를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 처리 때 제가 30명을 설득했는데 여론이 악화되면 걱정된다”며 우회적으로 김 여사와 관련한 적절한 조치를 요청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우리당 의원들이 생각이 바뀌어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해야겠다’고 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여당 의원들을 믿고 있다는 표현인 동시에,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 관련 ‘3대 요구’를 하는 등 사실상 ‘야당의 입장에서 용산에 대한 공격을 한 것 아니냐’는 불편한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말로 자신과 대척점에 서 존재 의미를 증명하려는 한 대표가 ‘추후 일어나는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는 일각의 평가도 있다.
한 대표의 ‘여사 라인’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서는 “인적 쇄신의 대상이 어느 직위에 있는 누구인지,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조목조목 적어 비서실장에게 전달해달라. (명단을 보고) 필요한 조치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윤 대통령 면전에 8명가량의 실명을 거론하고, 또 다른 한 명에 대해서는 부적절 처신 사례도 언급했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김 여사 공개 활동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이미 스스로 외부 활동을 굉장히 자제하고 있다”며 “다만 영부인으로서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를 완전히 내팽개칠 수는 없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공식적이고 완전한 김 여사 활동 중단을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은 필요한 행사 참석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11월 초 제2부속실이 출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대표는 ‘명태균 의혹’과 관련해서는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명 씨 관련 이슈에서) 끌려다닐 수 있다”며 윤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얘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니까 지켜봐야 될 것”이라는 원론적 답을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또 “정치공세에는 (당도) 정치공세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야권의 비이성적인 용산 공격에 대해 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인식이 드러난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은 전날 면담 분위기에 대한 인식차도 크게 드러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왜 면담이 부정적으로 알려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미국 대선 전망까지 웃으면서 하는 등 분위기가 괜찮았다”고 했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 한 의원은 “한 대표가 국민 우려를 전달했고, 대통령이 생각했던 것보다 (김 여사 이슈에 있어) 완강했다”고 했다./출처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