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한 면담했다. /사진 대통령실 제공 |
[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1분간 회동,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면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원탁이 아닌 자리 배치나 당 대표 상징적 예우 차원의 배석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건희 여사 이슈와 의정 갈등 등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 대표는 한 달 전 대통령에게 단독 회동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회동 직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모두 쟁점 사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냈는지 밝히지 못하고 침묵하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개혁의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며 김 여사 관련 '3대 조치'와 특별감찰관 임명을 건의했다고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한 대표가 건의한 3대 조치는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및 제기된 의혹 설명 및 해소, 그리고 김 여사 라인으로 지목된 대통령실 참모들의 인적 쇄신이다.
이날 면담에서 이 3가지 요구 사항에 대해 대통령은 수용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특별감찰관 임명 요구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차관급 공무원이다. 박근혜 정부 이후 임명되지 않았다. ‘여야의정 협의체'의 출범의견도 재차 촉구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면담에서 "헌정 유린을 막고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가 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해지나 한 대표 요구에 대한 윤 대통령 입장이나 한 대표 측 역시 윤 대통령의 답변은 침묵하는 상태이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가 활동을 이미 자제했다고는 하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애초 이번 면담은 처음부터 의제나 목적에 대한 인식차가 커서 당장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었다. 또 면담 일정 확정 직후부터 '독대' 여부, 의제와, 배석범위 등 막판까지 신경전도 이어졌다.
식사가 없는 차담 형식면담은 "대통령의 밝은 표정과 좋은 분위기에서 진지한 의견을 교환 했다"는 대통령실 전언과는 달리, 쟁점 현안의 접점도 찾지 못한 채 당정갈등의 불씨만 남았고, 이날 면담은 사실상 빈손 회동에 가까웠다.
윤 대통령은 오는 11월이면 임기 반환점을 돈다. 앞으로 3년은 한참 긴 시간이다. 윤 대통령의 후보시절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저의 지지가 비판과 분노로 바뀐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연설했었다.
검찰은 최근 김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모두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또한 명태균씨와 그 주변 인물들이 김 여사의 카톡 메시지와 총선 공천 개입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지금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대통령의 탄핵을 노골화하고, 11월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과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장외투쟁까지 선언했다.
김 여사 리스크를 방치할 경우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국론분열로 치닫게 될 것이다.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는 마음을 열고 윤-한 회동의 결과에 대해 향후의 방향과 구체적 입장을 밝혀야만 한다. 대통령 결단의 시간만이 남은 셈이다.
대통령과 여당대표는 공멸로 향한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공생적인 협상에 대응 하는 카운터파트(Counter part)다. '모든 창을 막을 수 있는 방패'와 '모든 방패를 뚫는 창'은 함께 성립할 수 없는 모순 관계이다. 이를 극복하고 상대방과 소통하는 자세야말로 극한의 당파적 정치대결을 전환할 유일한 길이다.
이제 극단의 혐오정치의 대결은 멈춰야 한다. 국민을 위한 참 정치를 바란다. 아쉽지만 서둘러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 설치라도 이뤄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