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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KBS 사장 박장범 후보 ‘윤비어천가’ 공정성 논란 더 커지나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입력 2024.10.24 09:05 수정 2024.10.24 09:17

 

 


[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한국방송(KBS) ‘뉴스 9’의 박장범 앵커가 새 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방송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안팎에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술친구’로 불렸던 박민 현 사장의 연임은 무산됐다.

23일 한국방송 이사회 면접심사와 표결을 거쳐 27대 사장 최종 후보가 된 박 앵커는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당일 9시 뉴스 앵커로 발탁됐다. 이후 한국방송 뉴스는 정권에 편향된 보도와 편성으로 ‘땡윤뉴스’ ‘용산 방송’ 등 거센 비판에 휘말렸다.

지난 2월 한국방송(KBS) 1티브이(TV) 채널을 통해 방영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방송에서 진행자인 박장범 앵커가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질의하며 ‘파우치 논란’이라고 표현한 장면. 한국방송 유튜브 갈무리

특히 박 앵커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진행자로 나서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한테 받은 명품 가방을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에서 만든 조그마한 백”이라고 표현해 비판을 받았다. 당시 질문 내용도 ‘대통령 심기 경호’라는 논란까지 나오며 박 앵커의 하차를 요구하는 시청자 청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한국방송은 “질문은 박 앵커가 선정했으며, 하차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면접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박 앵커는 “‘왜 명품 표현을 안 썼냐’라고 질문하는 분들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언론에서 구분하는 품목은 생필품, 사치품이지 ‘명품’은 들어 있지 않다”며 “명품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박 앵커는 자신을 발탁한 박 사장의 연임을 가로막게 됐다. 애초 사장 공모 단계부터 ‘깜짝 지원’이라는 평가를 받던 박 앵커는 “박민 사장에 대한 불만보다는 제가 해야 될 일이 있다고 생각해서 (사장에) 지원했다”며 “수신료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을 묻는 말에는 “아이피티브이(IPTV)나 케이블을 통해 텔레비전 수상기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이 이상은 영업기밀이라 말하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이날 이사회 표결은 총 11명의 이사 가운데 여권 성향 다수 이사 7명만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박 앵커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겨 결선투표 없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 임명이 이뤄지면 그는 한국방송 최초의 9시 뉴스 앵커 출신 사장이 된다. 새 사장 임기는 오는 12월10일부터 2027년까지 3년이다.

한편, 야권 성향 소수 이사 4명은 면접만 참여한 뒤 표결 전 퇴장했다. 소수 이사들은 성명을 내어 “이진숙·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가 위법적으로 임명한 이사들에 의해 위법이 거듭됐다”며 사장 선임 절차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만간 이번 임명 제청에 대한 효력정지를 법원에 신청할 예정이다.

이날 하루짜리 총파업을 벌인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 역시 “박장범 사장 후보자 임명 제청이라는 결과는 이 정권이 언론을 장악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선명하게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공영방송 이사들은 스스로 정권의 하수인임을 자인했다”고 반발했다.

 

KBS 기자협회는 성명을 내어 박장범 후보의 KBS 사장 지원을 놓고 “숱한 의혹을 캐묻고 따지는 대신 해명에 더 집중했던 모습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을 굳이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부르는가 하면 ‘명품 백 이슈로 부부 싸움하셨어요?’라고 물었던 건 그야말로 충격적”이라며 “사장 후보자의 명단이 공개된 지금, 박장범 앵커가 왜 그랬는지, 수많은 항의를 받고도 왜 아직 앵커 직을 꿋꿋이 지키고 있는지 그 이유를 이제서야 알 것 같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KBS 이사회 사장 후보 면접 과정에서도 당시 논란이 됐던 윤 대통령 대담 관련 이사들의 질의가 나왔다.

여권 류현순 KBS 이사는 “박 지원자는 연초 대통령 인터뷰에서 파우치 표현 처음 썼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 오고 가고 있다. 여성 백 관심 많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인터뷰 대상이 대통령이라고 해서 용어를 따로 선택한 건 아니”라며 “삼성은 갤럭시처럼 제조사 원칙대로 제가 그 상품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찾아보니 디올 파우치다. 외국회사 제품이고, 파우치는 영어이기 때문에 한국말로 설명하기 위해 크기가 작은 가방이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입 사치품을 명품이라 쓰는 건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또 야권 류일형 이사는 당시 대통령 대담에서 박장범 후보가 국무회의실 대통령 석에 앉은 장면에 대해 “대통령의 의자에 앉을 때 무슨 생각이었나. 바른 판단이었나. 저널리스트로는 정중하게 사양하는 게 어땠을까”라고 질의했다.

이에 박 후보는 “국무회의실 소개 중 (윤 대통령이) 돌발적으로 앉아보라 했고, 몇 번 앉지 않겠다고 했다”며 “얼떨결에 앉게 됐고 ‘국민들의 정책이 논의되고, 의결되는 장소다. 대통령의 책임감 중요한 자리일 것 같다’ 하고 바로 일어났다.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한 제작본부가 의도한 게 집무 공간을 격의없이 공개한다는 것이었다. 그게 흠집이 나는 건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사회의 사장 임명제청이 이뤄진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하루 파업에 돌입해 사장 선임 절차 중단과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투쟁을 지속했다. 이날 KBS본부 조합원 500여명은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 곳곳에서 농성을 벌였다.

한편, 야권 전현직 KBS 이사 5명이 법원에 방송통신위원회와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KBS 신임 이사 선임 집행정지 신청 결과에 따라 이번 이사회의 차기 사장 선임에 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8월27일 KBS 야권 이사 5명(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조숙현)은 대통령이 지명한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2명이 새 이사를 추천한 것은 법적 정당성이 없는 원천무효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낸 바 있다.

야권 이사 4명은 23일 KBS 이사회의 박 후보 사장 임명제청 의결 직후 입장문을 내어 “표결을 거부한 우리 4명의 이사들은 위법성이 큰 27대 사장 선임 절차의 중단을 호소했지만, 여권 성향 이사들은 귀를 닫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의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가 위법적으로 임명한 7명의 이사들에 의해 위법이 거듭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이사회 의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KBS 위법 상태 해소에 진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도 이날 긴급 입장을 내어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명품백을 '조그만 파우치'라 축소하며 KBS 뉴스를 용산 방송으로 만든 주범 박장범을 이사회가 최종 사장 후보로 임명제청한 것에 충격을 금치 못한다”며 “결국 이 정권이 언론을 장악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또한 이진숙-김태규 2인체제 불법 방통위에 의해 추천돼 공영방송 이사가 된 이들은 이번 결정을 통해 스스로 정권의 하수인임을 자인했다. 불법적 이사회의 사장 임명제청을 인정할 수 없으며,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끝까지 싸워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 KBS를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KBS 이사회의 사장 임명제청이 이뤄진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하루 파업에 돌입해 사장 선임 절차 중단과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투쟁을 지속했다. 이날 KBS본부 조합원 500여명은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 곳곳에서 농성을 벌였다. 오전 9시30분 이사회가 개회된 가운데 여권 이사 대부분은 농성을 피하기 위해 2시간여 일찍 이사회 회의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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