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논설위원] 기업의 주가는 경영실적을 반영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기술력에 따라 결정 된다.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영실적이 대표적 사례다.
25일 삼성과 SK주가는 각각 55,900원과 201,000원으로 4배의 격차를 보였다.
조지프 슘페터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과 기업가의 혁신추구 활동이 경제를 변화시킨다며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명명한바 있다.
1970~80년대 히타치, 도시바 등 일본기업이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 50%로 한때 D램 시장을 장악했었다. 1991년 미국의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일본 반도체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으며 현재 몰락의 길을 걷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하이닉스의 성공은 경영진과 기술진이 합심해 미래 기술 트렌드를 읽고, 기술 혁신과 연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해 온 결실이다. 특히 제품개발 단계에서부터 AI 가속기 시장의 90%를 독점한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망은 절대적이다.
또한 대만 TSMC와의 ‘3각 협업’체제의 구축이다. 그 시너지효과로 세 기업은 모두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주가는 고공행진 했다. AI 반도체시장을 석권했다.
2022년 챗(Chat)GPT의 등장 이후 AI 산업의발전과 함께 HBM 수요도 큰 폭 증가했다.
ChatGPT는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와 Chat의 합성어다. OpenAI가 개발한 프로토타입 대화형 인공지능챗봇이다.
현재 HBM 시장에서 가장 앞선 기업은 SK하이닉스다. 2021년 10월 최초로 개발 성공과 2022년 6월 양산, 4세대 제품 ‘HBM3’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최근 12단 HBM3E 최초 개발을 완료하여 HBM 시장에서 선두를 노린다. 또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은 신제품 5세대 HBM에 도전한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를 의미한다. HBM은 메모리반도체의 일종이며, AI학습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시스템 반도체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고성능 HBM을 개발했어도 이를 탑재할 GPU가 없다면 이는 실질적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다.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그래픽 처리 장치의 전용 칩이다. GPU는 CPU(Central Processing Unit',컴퓨터의 두뇌인 핵심부품) 와 달리 병렬 처리에 특화돼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주력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효과로 올해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실적이다. 업계는 내년 25조원 영업이익을 전망한다.
3분기 중에 매출 17조 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이 매출액의 40%에 달한다. 3분기 추정 이익이 4조원대의 삼성전자를 제치고 메모리반도체 이익1위 기업으로 서게 됐다.
3분기 중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반도체 부문장이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는 이례적인 사과문 발표와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SK는 D램 반도체보다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반도체를 개발했다. 이 연구개발은 10년 이상 이어왔다. 그 결과 MR-MUF 공법도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하이닉스 독주에 삼성 내부에서 위기감이 커지며 비상 분위기다. 삼성은 현재 엔비디아에HBM3 공급을 못한 상태다.
HBM은 아직 초기시장이다. 현재 점유율과 기술력의 순위 평가는 이르다. 언제든 역전될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일본구형 디램제조시설을 HBM 중심의 전환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기준 HBM시장 점유율은 하이닉스 50%, 삼성 40%, 마이크론 10% 순이다. HBM 시장이 올해 20억 달러규모에서 2028년 63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기업의 끊임없는 도전과 개혁, 창조적 기술혁신이 기업운명과 직결됨을 반도체 전쟁터에서 다시 실감하며 각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