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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 기자] 월성원전 인접지역 주민들은 3일 오전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식 앞, 10년 10개월간 월성원전 앞에서 이주를 요구하며 고통 속에 살아온 월성원전 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간곡한 호소문을 전했다.
이들은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저 깨끗하고 안전한 곳에서 살고 싶을 뿐"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10년 넘게 외면해 온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고통의 10년, 기만과 절규의 세월
이주대책위원회는 2014년 일본 후쿠시마 대재앙을 목격한 후, "원전은 늘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말을 믿고 살아왔던 자신들이 처참하게 속았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잦은 고장과 삼중수소를 포함한 방사능 배출로 주민들은 불안과 건강 위협에 시달려 왔다. 특히 방사능 내부 피폭과 마을 내 암 환자 증가, 극심한 우울증 등은 더 이상 인간답게 살 수 없는 지옥과 같다고 토로했다.
한수원이 "기준치 이하"의 방사능 배출과 "이주 법이 없어 이주시켜줄 수 없다"는 답변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국회에 이주법 제정을 요구했으나 10년간 단 한 번도 입법화되지 못했다는 점은 정부와 국회가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를 방치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처음 72가구로 시작했던 이주 요구는 현재 병들고 죽거나 지쳐 단 5가구만이 남아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10년 넘게 모든 것을 걸고 싸웠지만, 한수원은 대화조차 거부하고 심지어 농성 천막 철거 소송까지 제기하여 주민들의 마지막 보루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다.
- 고향을 버릴 수밖에 없는 현실, 숨 막혀 죽어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500년 살아온 고향산천을 버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 억장이 무너진다"며, 부동산 거래조차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에 "이곳에서 숨이 막혀 죽어가고 있다"고 절규했다. 특히 환경부 조사 결과 월성 원전 주변 주민들의 염색체 변형(47.1%) 및 소변 내 삼중수소 검출 등 심각한 건강 문제가 확인된 사실은 이들의 고통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다
이주대책위원회는 "해결사" 이미지를 가진 이재명 대통령에게 간곡히 호소하며, 11년간 묵혀왔던 월성원전 인접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저희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생명과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는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당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남은 5가구라도 원전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마음 편히 살 수 있도록 토지 담보 대출 형태 등 다양한 중재 역할을 통해 이주를 도와달라는 것이다. 평생 모은 재산이 원전 주변이라는 이유로 가치가 떨어지고 거래마저 되지 않는 현실을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손을 잡아달라는 간절한 주민들의 호소
기자회견에 참석한 월성원전 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 주민들은 "오직 대통령님께 '살려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용산까지 왔다"며, "저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이 막다른 길에서 고립되어 있는 저희의 손을 잡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11년의 시간, 그리고 수많은 주민들의 희생과 고통이 더 이상 외면받아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불교환경연대, 수녀 및 수사 등 종교계 인사들도 참석하여 월성원전 인접지역 주민들의 절박한 상황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이주대책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월성원전 인접지역 주민들의 마지막 희망이자 "해결사"가 되어 주기를 간곡히 촉구하며,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