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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닐봉지 공장 |
[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비닐봉지와 포장지, 용기 등을 만드는 이들 업체는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4월 생산 중단설'까지 나오고 있다.
나아가 이들로부터 포장지나 용기 등을 납품받아 제품을 판매하는 뷰티·패션·식품업계에도 그 영향이 확산하는 조짐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원료 확보 부담을 겪으면서 나프타 분해 설비(NCC) 가동률을 낮추는 등 감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유화사로부터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을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플라스틱 가공업체들도 원료 확보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원료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수급 불안까지 겹치며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보고 있다.
한 플라스틱 가공업체 관계자는 "3월까지는 어느 정도 대응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4월까지 수급 차질이 계속되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플라스틱 가공업체는 약 2만개, 종사자 수는 24만명이다. 이들 업체의 90%가 20인 이하 영세 사업자로 자금 여력이 부족해 PE, PP 수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나프타의 대체 수입선 발굴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러시아 등 대체 공급망을 확보할 경우 운송 기간 단축 등 측면에서 대응 여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프라스틱연합회 관계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수입하면 4일이면 들여올 수 있다"며 "수입선이 다변화 등으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플라스틱 가공업계가 4월에 생산이 중단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은 비닐과 포장재 등 일상 전반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만큼 플라스틱 가공업체의 생산 차질이 산업 전반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PE는 비닐봉지, 종량제 봉투, 비닐하우스 필름 등, PP는 도시락 용기, 반찬통, 컵라면 용기, 화장품 용기 등의 소재로 쓰인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용기와 포장재 가격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재고를 확보해 단기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중소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포장재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K뷰티 성장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패션업계는 아직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단과 완제품 단계에서는 일정 수준 재고가 있어 당장 생산 차질은 없지만, 원료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이 누적될 경우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패션회사 관계자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고환율, 고유가, 고운임 등이 지속될 수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도 상황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라면 봉지나 스낵 포장지, 음료·생수 페트병 등 대다수 식품 포장재의 주원료가 플라스틱이기 때문이다.
대형 식품사들은 통상 2∼3개월치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재료 수급 차질과 납품단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라면 포장재 등을 외부 업체로부터 공급받는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생산에 즉각적인 차질은 없다"면서도 "현 상황이 지속되면 원재료 수급 불안으로 단가가 상승해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심의 포장재 계열사인 율촌화학은 약 2∼3개월치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상황이 길어질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원참치 캔 등 포장재를 제조하는 동원시스템즈는 이미 원가 압박을 체감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 관계자는 "필름 원재료 수급이 불안정해진 데다 가격까지 오르면서 원가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시스템즈는 장기 계약을 맺은 파트너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안전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납품단가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가격 인상 여력이 크지 않아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SK케미칼의 가동 중단 또는 생산 축소는 단일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원료 공급망과 연계된 다수 중소기업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플라스틱·비닐·화학소재 산업은 대기업 중심의 원료 공급 구조를 갖고 있어, 핵심 기업의 생산 차질은 곧바로 하위 협력업체의 경영 위기로 연결된다.
먼저 피해 기업체의 실태를 보면, SK케미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비닐, 플라스틱 필름, 포장재 등을 생산하던 중소 제조업체들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이들 업체는 특정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대체 공급처를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고, 그 결과 생산 중단이나 축소를 겪게 된다.
특히 식품 포장재, 산업용 필름, 생활용품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납기 지연과 계약 위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2·3차 협력업체의 피해도 심각하다. 1차 가공업체의 생산이 줄어들면, 이를 납품받아 완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역시 연쇄적으로 생산 차질을 겪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물류업체, 포장업체, 인쇄업체 등 관련 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되며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피해 기업들이 겪는 애로사항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원료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다. 기존 거래선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이 끊기면서 원가가 상승하고, 품질이 일정하지 않은 대체 원료 사용으로 제품 불량률이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둘째, 매출 감소와 자금난이다. 생산 감소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지며, 고정비 부담이 큰 제조업 특성상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다. 셋째, 거래처 신뢰도 하락이다. 납기 지연이 반복되면 기존 거래처와의 계약 유지가 어려워지고, 장기적으로 시장 경쟁력이 약화된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일시적 피해를 넘어 산업 구조의 불균형을 드러내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대기업 중심의 공급망 구조에서 중소기업은 대체 가능성이 낮고 협상력이 약하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첫째, 정부 차원의 긴급 원료 공급 지원과 수급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
둘째,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과 세제 완화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완화해야 한다.
셋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체계를 강화하여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넷째, 중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이 특정 원료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기술 개발과 대체 소재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SK케미칼 가동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종합적인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