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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국 주민참여예산지원 홀대 드러나

서정용 기자 입력 2021.10.21 07:25 수정 2021.10.21 07:34

-이은주의원 주민참여예산제 사업 중 건설‧토건 및 일반행정 예산이 57.4% 달해

 

                              이은주 국회의원

 

[4차산업행정뉴스= 서정용기자]  주민참여예산제의 운영 및 사업관리 방식의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됐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전국 17개 광역시도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2021년8월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민참여예산 사업 중 도로보수 및 정비, 일반행정과 같이 지방자치단체에서 통상적으로 수행하는 사업이 전체 주민참여예산 사업 예산 비중의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동체 및 취약계층 지원 사업은 4.52% 가량에 불과했다.

이은주 의원은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2018년~2021년8월 기준 연도별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현황에 대해, 각 연도별 사업 목록을 지방재정365에 공시되는 지자체 세출사업의 분야 및 부문 분류 기준과 동일하게 구분하여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 분류 기준을 바탕으로 도로정비, 시설물 개보수, 농로 및 배수로 정비 등의 사업이 포함된 부문(▲농업‧농촌 ▲도로 ▲ 주택 ▲지역 및 도시 등)을 구분하고, 공동체 및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업이 포함된 부문(▲기초생활보장 ▲노인‧청소년 ▲문화예술 ▲보육‧가족 및 여성 ▲유아 및 초중등 교육 ▲취약계층지원 ▲평생‧직업교육 등)을 구분했다. 이에 더해 ▲일반행정으로 분류된 사업들도 추가로 구분하였다.

그 결과, 2020년도 기준 도로정비, 시설물 개보수, 농로 및 배수로 정비 등 건설‧토건 사업으로 분류되는 주민참여예산 사업의 예산 비중은 주민참여예산 사업 전체 예산의 31.06%로 나타났으며, 일반행정으로 분류되는 사업의 예산 비중은 26.35%로 나타났다. 즉, 주민참여예산 사업 중 통상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건설 및 행정적 성격의 사업이 예산 규모를 기준으로 57.4%,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해당 사업들의 비중은 대체로 농‧어촌 지역으로 갈수록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개중에는 2020년 사업내역의 90% 이상이 도로 정비, 농수로 보수인 지자체*들도 다수 있었다.

* 인천 옹진, 경기 평택, 안성, 이천, 충북 청주, 충주, 보은, 영동, 단양, 충남 천안, 부여, 전북 완주, 장수, 전남 여수, 곡성, 함평, 경북 경주, 영천, 경남 창녕, 남해 등

반면 지역의 공동체나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업의 비중은 주민참여예산 사업 전체 예산의 4.52%에 불과했다. 이 중에는 경로당이나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시설에 대한 건물 유지보수 사업도 일부 포함되어 있어 이를 제외하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지방재정의 일부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공동체의 필요에 맞게 편성하고 사업을 집행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주민들의 자치에 맡겨진 제도이기에 사업 구상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나 제한은 없다. 그러나 주민들의 상상력과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기반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일상적으로 시행하는 행정 사업이나 건설‧토건 류의 사업보다는 공무원들이 미처 챙기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청년, 청소년, 아동, 노인, 여성, 장애인, 이주민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사업이나 공동체의 결속을 위한 사업들의 비중이 더 커질 필요가 있다.

행정안전부 역시 2020년에 지자체에 전달한 주민참여예산제도 활성화 추진 계획에서 포용적 사회 가치 실현을 위해 사회적취약 계층 참여 확대와 복지 등 사회적 가치 반영 등의 항목을 추진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지자체 역시 주민참여예산 사업 구성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제도 및 운영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가령 도로 보수나 배수로 정비 등은 해당 지역의 수요를 미리 꼼꼼하게 파악하고 일반 예산 편성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주민참여예산 사업에서 해당 사업들의 비중을 줄이고 남은 예산을 통해 지역 사회 내 복지의 사각지대를 메꾸는 사업들을 더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의 또 다른 문제는 위와 같은 분류가 가능하도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지자체도 다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세부사업명을 기재하지 않고 ▲주민참여예산사업 ▲소규모 주민숙원사업 등의 두루뭉술한 이름으로 사업명을 기재한 지자체는 19곳**이었다.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제안되고 시행되는 사업이라 하더라도 지자체 예산이 쓰이는 사업인만큼 세부사업에 대한 정확한 관리가 필요하며, 지자체 홈페이지, 지방재정365 등과 같은 온라인 공간에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공개될 필요가 있다.

 대전 대덕, 유성, 세종, 경기 시흥, 군포, 파주, 강원 양양, 충북 진천, 충남 홍성, 전북 무주, 전남 순천, 구례, 진도, 신안, 담양, 장성, 경북 김천, 경산, 경남 거제 등

전국 243개 지자체는 모두 주민참여예산 조례를 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북 지역의 13개, 강원 지역의 3개, 충북 지역의 1개 기초자치단체*는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등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을 위한 기구를 설치하지 않고 있었다.

경북 : 군위, 청송, 영양, 청도, 고령, 성주, 칠곡, 예천, 울릉강원 : 평창, 정선, 화천충북 : 단양(11월 구성 예정)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외에 분과위원회, 지역회의, 민관협의회, 예산학교, 연구회 등의 기구는 각 지자체의 조례에 근거하고 있으며 상황에 맞게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또한 각 기구의 당연직 위원으로 공무원이 참여하고 있는 지역이 130곳이 있었다. 이는 주민참여예산 사업이 사전에 협의가 되어 운영이 수월할 수 있도록 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주민들의 자치 영역에 지역의 예산과 사업을 잘 아는 공무원의 영향력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기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은주 의원은 “주민참여예산 제도는 주민들이 지역 공동체의 필요에 맞는 사업들을 직접 구상하고 집행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지자체에서 편성하는 사업과 달리 청년예산, 아동‧노인 등을 위한 복지예산, 성평등 예산 사업 등을 적극 편성하여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구성에 있어 공무원의 당연직 위원 참여 비중을 줄이고 청년, 청소년, 여성, 장애인, 이주민 등의 비중을 늘릴 수 있도록 위원 선정 방식을 개선하여 필요가 있다.”고 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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