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익 TBS 대표이사가 지난달 12일 서울 마포구 TBS 스튜디오에서 TBS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
[4차산업행정뉴스=임영지기자] 서울시의회가 편향성 논란을 겪고 있는 교통방송(TBS)에 대한 추가경정예산(추경) 73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의회는 5일 열린 제319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3조372억 원 규모의 서울시 추경안을 가결했다. 지난달 서울시가 제출한 추경안보다 36억 원이 감소한 규모로, 이 중 서울시가 제출한 73억 원 규모의 TBS 지원금은 전액 삭감됐다. TBS는 올해 서울시 지원금으로 232억 원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88억 원 줄어든 예산이었다.
제작 예산이 이미 바닥난 TBS는 내년부터는 서울시 출연금도 받을 수 없어 새 조례안 등을 통해 내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지난해 가결된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서울시의 TBS 예산 지원 근거가 되는 조례가 폐지된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악한 서울시의회는 TBS가 서울시와 함께 마련한 추경안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조조정을 비롯한 강력한 인사 혁신 방안이 빠져 있고, 무엇보다 방송의 공정성 확보 방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의회 여당 의원들은 편향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방송인 김어준 씨가 TBS에 다시 돌아올 경우 이를 막을 제도적 방법이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김어준 씨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진행하던 프로그램 ‘뉴스공장’ 마지막 방송에서 다음 지방선거가 끝나는 3년 6개월 후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TBS는 방송 출연제한 심의위원회 등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민의힘은 야권 성향의 TBS 사장이나 서울시장이 올 경우 이는 언제든지 번복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3일 민선 8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방송의 간판격이었던 프로그램을 했던 사람이 ‘아윌비백(I’ll be back)’을 외치고 떠나간 마당에, 그 부분에 대해 시의회가 분명한 혁신안을 가져오라고 하는 게 논리적으로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