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의 이르핀 민가 폭격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
[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적으로 공식 방문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한국 대통령이 전쟁 중인 해외 국가를 공식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건희 여사도 우크라이나 방문에 동행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폴란드 순방을 마친 윤 대통령 부부는 현지시각 15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며 “대통령은 먼저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보았다”고 전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은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한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구호품, 지뢰 제거 장비 등 인도적 지원 방안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의 이날 우크라이나 방문은 예고 없이 이뤄졌다.
4박6일 간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을 마치고 애초 이날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순방 기간 우크라이나 방문이 최종 결정된 것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은 국가 안보와 윤 대통령의 안전 문제를 고려해 극비리에 진행됐다. 대통령실 순방 수행원들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방문 사실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그간 현지 브리핑 등에서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을 부인해 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를 별도 방문하거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은 계획에도 없고, 현재 추진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입장을 유지하다가 15일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을 전하면서 “얼마 전에 저희에 대한 방문 요청이 있었다”며 “나토 순방을 준비하면서 오래전에 양자 방문에 대해서 초청을 받았고 고민을 오래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전시 상황에서의 협력 문제, 그리고 향후 폴란드를 포함한 재건 과정에서의 협력 문제, 구체적으로 별도로 논의할 사항이 많이 식별돼서 이번에 회담이 필요하게 됐다”며 “경호와 안전 문제, 방문 필요성 문제를 놓고 당연히 고심 끝에 입장을 정하고 대통령이 결심해서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상대국 정상이 정중하게 방문 초청을 하는 것은 지금 국제사회의 초미의 과제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한 장소만 가는 것이 아니고, 공식방문 일정으로 인근의 도시, 인근의 시설을 같이 둘러보게 되고 키이우에서는 정식 정상회담과 기자회견을 위한 발표를 하게 된다”며 “한국이 그동안 지켜온 원칙 하에서 포괄적이고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와 한국 간에 돕고 또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의 방한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가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방문 초청을 받고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 등이 나왔고, 이에 우크라이나 측의 거듭된 초청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수행 인원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임기훈 국방비서관과 의전비서관실 소속 통역, 경호처 소속 경호관들 정도로 극히 제한했다.
이도운 대변인 등 다른 대통령실 참모들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대기했으며 이번 순방에 참여한 기자단도 우크라이나 방문에 동행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