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우 논설위원 |
[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논설위원]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오는 10월 7일 1주년을 맞는다. 그간 이스라엘과 ‘그림자 전쟁’을 벌여온 이란이 이스라엘 직접공격을 하면, 자칫 5차 중동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중동전은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와의 문화충돌로 네 차례의 큰 충격이었다.
제1차 중동 전쟁(이스라엘 건국전쟁)은 1948년 5월 이스라엘이 건국한 직후 이에 반발한 이집트.요르단.시리아.레바논.이라크 등 아랍연합군의 전쟁이다.
제2차 중동 전쟁(수에즈 전쟁)은 1956년 7월 이집트 네세르 대통령의 수에즈 운하 점령한 전쟁. 석유자원과 운하지배권에 얽힌 강대국 개입으로 복잡했다.
제3차 중동 전쟁(6일 전쟁)은 1967년 이스라엘이 아랍 게릴라의 기지가 된 시리아에 대한 4월 공격과 6월 이집트 간 전쟁 이후 시리아와 요르단 전으로 확대됐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비롯한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였다.
제4차 중동 전쟁(욤 키푸르 전쟁)은 1973년 10월 이집트가 기습선제 공격 했다. 이스라엘 종교 축제일인 욤키푸르(사죄의 날)이었다. 시리아도 소련제 무기로 진격했다. 미국지원으로 전황이 역전, 시리아 골란고원전투에서 대승했다.
현재 이스라엘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국내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극우 연정에 대한 불만으로 반정부 시위가 격해지면서 조기총선 요구까지 나온다.
23일 이스라엘과 맞닿은 레바논 남부일대에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로켓을 발사해 전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헤즈볼라의 군사적 역량이 주목받는다. 로켓·미사일만 15만발 보유했고, 신형 휴대용 대전차 유도탄도 위협적이다. 이스라엘군도 이날 하루에만 총 1300회에 달하는 폭격을 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내전 당시였던 1983년 이란의 지원을 받아 창설된 민병대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레바논의회 128석 중 14석의 시아파 이슬람 정파로 진출했다. 이제 레바논정규군을 넘는 수준의 군사력(병력과 화력)으로 평가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헤즈볼라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전술을 모방해 일시에 수백기의 로켓과 미사일, 자폭 무인기(드론)를 퍼붓는 방식으로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고 군기지와 항만.전력망 등을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실제 2006년 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아 장사정 미사일 보유 와 로켓과 미사일을 유도탄으로 개량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스라엘은 2006년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사건을 계기로 1만명의 병력을 동원해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치렀으나, 헤즈볼라의 게릴라 전술에 휘말려 심각한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대전차로켓 활용한 게릴라 전술로 피해가 컸다.
레바논 남부 일대에 헤즈볼라가 방대한 규모의 땅굴 네트워크의 구축으로 지상전에선 이스라엘이 일방적 승리를 거두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가자전쟁 발발 이후 헤즈볼라는 전쟁 대비용 병력과 무기의 재배치와 이란의 대량무기를 밀반입해왔다. 실제 이스라엘은 비슷한 환경인 가자지구의 1년 전쟁을 치르고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뿌리를 뽑지 못했다.
전쟁론의 저자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정치의 도구로 보았다. 3년 차에 접어든 우크라이나전쟁, 만 1년이 다가오는 중동전쟁 모두 국내정치에서 비롯되었다. 러시아 국민들의 자존심을 내세워 나토(NATO)의 동진 방어란 명분하에 종신집권을 노리는 푸틴, 부정부패로 초유의 탄핵 위기에 처한 네타냐후 역시 자신의 위기탈출을 모색해 하마스 기습공격을 내세워 왔다,
결국 국내정치 돌파구로 전쟁을 택한 셈이다. 전쟁은 위대한 서사시와 영웅을 낳지 않으며 전쟁은 욕망과 자만에서 비롯된다, 남는 건 눈물, 고통, 피의 값인 비참함뿐이다.
만약 푸틴이 이길 경우 유럽 전체가 그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되고, 중국은 타이완의 무력 정복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인 누구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무관할 수 없는 이유다.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우리 근대사에서 한반도는 ‘강대국 정치’가 충돌하는 지정학적 비극의 무대였다. 문재인 정부는 비핵화와 연계해 종전선언을 통한 평화협정을 추진했었다.
윤석열 정부는 모든 외교안보 정책에서 ‘대화와 협상이란 가짜 평화’를 지우고 힘에 의한 평화를 택했다. 펠로폰네소스의 2500여년 역사를 거론하는 소이는 작금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헤즈볼라.하마스 대 이스라엘 전쟁이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 전쟁 못지않게 참혹하며 우리와도 연결고리가 큰 이유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