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월남전 참전용사들은 "러시아 파병 북한군은 철군하라!"며 외쳤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주도로 개최된 '북한 러시아 파병 규탄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전용사, 유족 등 2,000여 명(집회 측 추산)이 참가했다. 이들은 '각성하라 북한의 세계평화 위협' 등의 손팻말을 들고 북한 정권을 향해 '파병 병력 철수 및 군사용 살상무기 제공 중단'을 촉구했다.
참전 용사들이 거리에 나선 건 국제 평화와 한반도 안보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앞서 18일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선에 병력을 보냈다고 발표했다. 국정원은 이달 8~13일 북한군 특수부대원 1,500명이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으며, 전체 파병된 병력을 약 1만 2,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 상황이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회원들이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북한 러시아 파병 규탄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올해 월남전 참전 6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가 생존 참전유공자들에게 지급한 연갈색의 이른바 '영웅 제복'을 입은 이들도 보인다.
집회 참가자들은 북한이 유엔 헌장 등 국제 규범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21세에 베트남 전쟁에 파병됐다는 김연태(77)씨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을 문제시한 러시아의 침입은 애초에 정당화 될 수 없었다"면서 "북한군 파병이 전쟁을 확산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박정희 정권 당시 1964년부터 1973년에 걸쳐 진행된 국군의 베트남 파병과 북한의 이번 파병을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참전 용사들은 두 전쟁과 파병은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서수웅(82)씨는 "다른 나라가 일으킨 전쟁에 참가한다는 점에선 비슷하다"면서도 "북한군의 경우 정권에 의한 강제성이 더 짙은 데다 이념 대립이 극심하던 1960년대와 지금의 상황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의 대남 도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화종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회장은 "북한은 남남간 갈등 조장과 한반도 내 군사적 불안을 키우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면서 "쓰레기 풍선의 부양, 접경지역의 군사시설 증설 등 한반도 안보를 저해하는 대남 도발활동도 모두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재향군인회도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북한군 파병 수용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150여 명의 회원들이 참여한 집회에서 신상태 재향군인회장은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의 안보 역학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건"이라면서 "러시아 정부가 북한의 용병을 철수시켜 한·러수교 이후 34년간 이어 온 양국 간의 우호협력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가 끝난 뒤 이들은 파병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러시아대사관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