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이되면 친구 가족 개념을 떠나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과 한국정치의 과제’를 주제로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 연사로 나섰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동북아평화공존포럼 소속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과 인사를 나눈 그는 1시간 넘게 이어진 특강을 통해 정부와 정치권에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구체적으론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대중국 관세 강화 기조에 따른 유탄, 한미 방위비 문제의 불확실성 등이 잠재적 위험 요소로 거론됐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의한 타격을 최소화하려면 다각 외교로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김 전 위원장은 "무조건 미국에만 의존하는 정책을 펼 순 없다"며 "세계 질서의 변화에 편승해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국내 정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내치가 안정되지 않으면 외치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현 정치권이 정쟁에만 몰두한 나머지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냉전기 미국 정부가 단행한 기술 투자가 후일 실리콘밸리를 낳았다며 "요즘처럼 여야가 극단적 싸움을 벌여선 그런 걸 해나갈 여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당면한 최대 과제론 양극화 문제를 꼽았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임기 양극화 문제에 신경쓰겠다고 한 점은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구체적 해결 방안에 대해선 아직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다"고 짚었다.
명씨 관련 의혹 등 최근 정국 현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역대 대통령들을 언급하며 "대통령 되는 분은 그 순간 ‘친구’ ‘가족’이란 개념을 떠나야 한다. 주변에 측근이 많으면 결국 그 사람들이 사고를 낸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저서를 윤 대통령이 읽었을 것이라 생각하냐는 정동영 의원의 물음엔 "모르겠지만 안 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이 "사실 능력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을 한다는 건 국민한테 죄 짓는 것과 똑같다"고 말하자 객석에 있던 한 남성이 돌연 "문재인(전 대통령)보단 낫지 않으냐"고 따져 묻는 상황도 발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측근을 주변에 두고 측근에 쏠리는 얘길 들어선 정책이 정상적으로 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