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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대학 축제 쓰레기 실태 심각, 다회용기 시스템 도입으로 해결해야

서정용 기자 입력 2024.12.24 14:53 수정 2024.12.24 15:01

녹색연합, 대학 축제 참여자 대상으로 축제 쓰레기 인식 조사 결과 발표
응답자 10명 중 8명, “축제 쓰레기 문제 심각”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다회용기 시스템 도입”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녹색연합이 대학 축제 참여자를 대상으로 축제 쓰레기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이 '축제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또한 축제에서 음식을 구입할 때 다회용기를 사용해 본 참여자 비율은 17%에 그친 데 비해 일회용기 사용 비율은 92%에 달했다. 이는 녹색연합이 대학 축제 내 쓰레기 문제 개선을 위해 일회용기 사용 실태와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참여자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최근 2년 내 대학 축제 참여자를 대상으로 2024년 10월 10일부터 11월 15일까지 실시한 온라인 설문 결과에서 확인되었다.

축제에서 나온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했냐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 이상 (55%)이 '현장에 분리수거함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섞어서 버렸다'고 답했다. 응답자 3명 중 1명은 '재질 별로 분류된 분리수거함에 직접 버렸다'고 응답했으나, '재질 구분 없이 '일반쓰레기'와 '재활용품' 두 가지로만 분류된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기타 답변도 있었다. 


이는 녹색연합이 지난 5월 진행한 서울 소재 대학 축제 현장 모니터링에서도 확인된 바로, 취식 후 발생한 쓰레기가 재질 구분 없이 한 곳에 쌓여 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축제 쓰레기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최근 몇 년 간 서울대, 숙명여대, 성신여대 등 학교 자체적으로 다회용기 사용 축제를 진행한 사례가 생겨났다. 서울대학교는 2022년 가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3년째 일회용기 없는 대학 축제를 진행했으며, 특히 2023년 봄 축제 기간 (2023년 5월 9~11일) 동안 일회용기 8,600여개 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다회용기 사용 대학 축제 사례가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여 축제 참여자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생소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일부 대학에서 다회용기 사용 축제를 실시한 사례에 대해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4명 중 3명은 '전혀 모르거나 들어봤지만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답했다 (전혀 모른다 47%, 들어본 적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30%). 



설문 참여자 90% 이상이 다회용기 사용이 축제 내 쓰레기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에 동의했으며 (동의한다 81%, 필요성에 동의하나 더 나은 대안이 있다 11%) , 축제 쓰레기 감축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일로 '다회용기 사용 시스템 도입 (57%)'을 꼽았다. 


'개인 용기 지참 권장 (19%)'와 '쓰레기 문제 심각성 및 개선 방안 홍보 (17%)' 등의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 기존 사례를 접하지 못했더라도, 축제 참여자들은 일회용품 등 쓰레기 발생량 감축 대책으로서 다회용기 사용 시스템 도입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축제 현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최소한 사용한 일회용품을 재질 별로 분리수거하여 재활용이 잘 되게끔 노력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분리배출 용이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에 대해 물었다. 응답자 69%는 '재질별 분리수거함 마련 및 설치 확대'를 꼽았으며 '관리 인력 충원 (22%)',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 홍보 (8%)' 등의 답변이 뒤따랐다. '생산 단계에서 분리배출을 잘 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기타 답변도 눈에 띄었다 . 실제로 녹색연합이 찾은 축제 현장에서도, 재질별 분리수거함 설치 유무와 관리 인력 배치 여부에 따라 재활용품 분리수거 실태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축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단위가 가장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들은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총학생회 (32%)', '교내 폐기물 감량 대책을 세우는 학교 당국 (30%)'을 비슷한 비율로 꼽았다. '축제를 즐기는 학생 (19.5%)'과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정부 (18%)' 가 뒤를 이었다. 


설문 결과는 축제 쓰레기 문제가 실제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총학생회와 교내 환경 문제 해결에 책임을 지는 학교 당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할 사안임을 시사한다.

대학 뿐 아니라 각종 축제에서 짧은 기간동안 대량으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다회용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쓰레기양을 근본적으로 줄일 방법은 없다. 규제 당국인 환경부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환경부는 2021년부터 일회용품 등 폐기물 발생량 감축을 위해 다회용기 보급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카페 등 식음료 매장, 스포츠 경기장, 장례식장, 지역축제 등 그 대상과 규모를 매년 확대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자원재활용 촉진 사업 예산이 올해 (89억 원) 대비 28% 늘어난 114억 원으로 편성되었고 이중 대부분인 100억 원이 다회용기 재사용 촉진 지원 사업에 배정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환경부는 광양 매화축제 등 3개 지역축제를 대상으로 다회용기 도입 전후 폐기물 발생량을 분석해 보니 방문객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이 평균 36.7% 감소했다고 밝히며 다회용기 서비스의 실효를 재차 확인했다. 


이미 입증된 데이터를 대학 축제에도 적용해야 한다. 대학 축제 내 다회용기 사용이 일반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학교 당국의 제도 안착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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