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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성탄 전야 명동, "계엄 후 외국인 발길 뚝" 광화문은 뜨거웠다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입력 2024.12.25 07:20 수정 2024.12.25 07:39

윤석열을 파면하라"… 도심 집회 계속돼
아리셀 화재 참사 반년, 유족 "처벌" 촉구

 

 


[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명동 거리에 인파는 적잖았지만 '12·3 불범계엄 사태'의 여파 탓인지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거리 가운데 우뚝 선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거리에 울려 퍼지는 캐럴을 통해 성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정도였다. 

 

명동을 찾은 일부 시민들은 "나라가 혼란스러워서 지난해에 비해 들뜨고 그러진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까 성탄절인데도 좀 썰렁하다"고 했다.

'성탄 특수'를 기대하기 힘든 상인들 표정도 어두웠다. "명동은 외국인들이 와서 지갑을 열어줘야 하는데, 계엄 이후 외국인 수가 체감상 20%는 확 줄었다"고 시름했다. 인근 화장품 가게 직원도 "사람이 별로 없어 힘들다"고 푸념했다.

시민들은 올해보다 내년이 나아지길 한목소리로 염원했다. "내년에는 국민들의 삶이 달라졌으면 좋겠다"며 "빨리 이 사회적 혼란이 해소되기를 빈다"고 말했다.



반면 영하의 맹추위에도 광화문 광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1,500개 시민단체가 모인 윤석열퇴진비상행동은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메리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로 이름 붙인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를 열었다. 

반년을 맞은 '아리셀 화재 참사'에 대한 유족과 시민들의 "재발 방지 촉구" 외침도 이어졌다. 아리셀 산재피해가족협의회 등은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해결 투쟁 문화제'를 열었다.

 

24일 한국은행은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전월 대비 12.3포인트 급락한 88.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충격에 외출과 대면 만남을 자제했던 2020년 3월(-18.3포인트) 이후 최대폭 하락이다. 지수 역시 2022년 11월(86.6)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저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이고, 100 아래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17일 사이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는데, 이달 초 비상계엄 사태가 지수 하락 요인으로 추가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고 안정을 찾아가느냐에 따라 소비심리 회복 속도도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의 지표 중 하나인 소비지출전망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응답자들은 여행비(-8포인트), 외식비(-6포인트), 의류비(-6포인트), 교양·오락·문화비(-6포인트) 등 생활 전반에서 지갑을 닫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연말 특수를 노렸던 유통업계는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직격타를 맞고 있다. 전통적인 성수기인 12월에 되레 매출 하락을 걱정하는 처지다. 대형마트 A사에 따르면 계엄사태 이후 소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이상 줄어들었고, 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늘지 않고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식당에서 연말 모임을 취소하는 인원이 많아져서 연말인데도 특수를 못누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형마트 B사의 경우 이달 주방용품 매출과 퍼스널케어(헤어케어, 뷰티상품 등)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0%, 5% 가량 감소했다. 그나마 식품군이 매출 견인을 하고 있지만, 비식품군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이달 매출 신장률은 ‘0’인 상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 3일 계엄 사태 이후 15% 가량 손님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한 상품을 사러 왔다가 여러 상품을 같이 사가는 패턴이 급감하고 원래 사려던 제품만 사가는 경향이 강해지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대 성수기인 12월에 영업적자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며 “전체 고객수가 10% 이상 줄어들고 매일매일 목표치를 채우기가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는 지난 3일 밤 계엄 이후 전례 없는 위기를 맞는 모습이다. 계엄과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마다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여행 주의보를 발령한 것이 직격탄이다. 외국인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이기 때문에 매출 급락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실제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의 이달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2% 줄어들었고, 신세계면세점의 하루 평균 매출도 이달 들어 20%가량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입국 감소와 고환율 분위기가 지속될 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아직 전체 매출에는 타격이 없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수도권 핵심 매장을 제외하고는 실적이 부진하다. 경기 고양시 ‘그랜드백화점 일산점’은 매출 부진을 이유로 내년 2월 영업을 중단할 예정이고, 서울 구로구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도 내년 6월 폐점을 앞두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올해 6월 마산점을 폐점한데 이어 센텀시티점, 호텔 브랜드 L7 등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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