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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한라산 백록샘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제주도 제공 |
[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논설위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올해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를 맞아 7월 세계유산축전과 연계해 한라산 백록샘과 구상나무 대표목이 공개된다고 밝혔다.
또,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비공개 동굴(김녕굴과 벵뒤굴)도 특별탐험대 프로그램을 통해 개방될 계획이다.
'하늘 아래 가장 높은 비밀의 샘'이라 불려 온 백록샘이 한라산국립공원 지정된 이후 철저히 보호돼 온 지 55년 만에 처음 5일 일반에게 공개됐다.
“하루 평균 210t가량의 물이 솟아오릅니다. 이 물은 서귀포시 동홍천과 효돈천을 지나 쇠소깍에서 바닷물과 만납니다. 장장 18㎞를 흐르는 셈입니다”
특히 백록샘은 높은 고도에 있고 연중 마르지 않는 생명의 샘으로, 생태적으로도 매우 희귀하고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김종갑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과장은 "1,675m 고도에서 샘이 난다는 것은 생태적으로도 가치가 크다"며, "이 물을 먹고 동물이 서식할 수 있고, 식물도 자랄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도 가치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남벽분기점 방향으로 걸어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한 백록샘은 정식 탐방로에서 떨어져 있어 한라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왔다.
백록샘은 약 300m 떨어져 있는 노루샘과 비슷한 크기로 웅장한 멋은 없었지만, 백록담을 배경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너무도 맑고 차가워 한 번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등산의 피로와 무더위를 잊게 한다.
사단법인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김찬수 소장은 "백록샘을 흐르는 물이 정확히 어디서 온 것인지는 조사된 바 없다"며 "다만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지층 사이를 흐르고 있는 물이 솟아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록샘을 지나면 구상나무 대표목 지대다. 소나무과 상록침엽수인 구상나무는 제주 한라산과 지리산·덕유산 등 남부지방 아고산대에 사는 한국 고유종이자 한라산 깃대종이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 중요한 지표종으로 한라산 생물다양성 보전의 핵심종이기도 하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고사 위기에 처한 구상나무 보전을 위해 대표목을 지정했다. 높이 6.5미터, 수령 72년의 구상나무는 기후변화 위기 속 한국 고유종을 보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지난해 6월 대표목을 지정했으며 공개는 이날 처음이다. 한라산 남벽분기점에서 돈내코 코스방면 해발 1천600m에 자생한다.
구상나무 대표목은 높이 6.5m, 밑동 둘레 40㎝. 수령 74년으로 추정된다.
백록샘에 이르기까지는 만만치 않은 산행을 해야 한다. 한라산 영실 탐방로를 이용해 2시간 넘게 산길을 올라 울창한 수풀과 거친 돌길을 지나고 나서야 백록샘과 마주할 수 있다.
이번 탐방은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맞아 특별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당초 100명만 선착순으로 모집할 예정이었지만, 접수 시작 1분 만에 마감됐고, 무려 2천 6백여 명이 신청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백록샘은 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예약자 대상의 제한적 개방이며, 이후엔 다시 출입통제된다. 다만 구상나무 대표목은 한라산탐방객들에게 계속 공개된다.
한라산의 숨겨진 비경 '백록샘'의 문을 열었다. 잊혀진 아름다움을 만나게 됐다. 한라산 백록샘 탐방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의 감상을 넘어, 자연의 소중함과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깨닫는 특별한 경험이다. 백록샘의 맑은 물줄기와 구상나무 대표목의 웅장함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며, 우리에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 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