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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공정위. 기업 집단 '씨제이'의 부당 지원 행위 제재

서정용 기자 입력 2025.07.17 13:43 수정 2025.07.17 13:49

- 파생상품(TRS)을 부실계열사 자금지원을 위한 신용보강 수단으로 이용
- 시정명령, 과징금(65억 원, 잠정) 부과 -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씨제이」 소속 씨제이(주)(이하 ‘CJ’) 및 씨제이씨지브이(주)(이하 ‘CGV’)가 각각 총수익스와프(이하 ‘TRS’) 계약을 신용보강․지급보증 수단으로 이용하여 계열회사인 씨제이건설(주)(現 씨제이대한통운, 이하 ‘CJ건설’) 및 ㈜시뮬라인(現 씨제이포디플렉스, 이하 ‘시뮬라인’)이 영구전환사채를 저금리로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 행위에 대하여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였다.

총수익스와프(Total Retrurn Swap)는 파생상품의 일종으로, 거래당사자가 기초자산(예: 주식, 채권)에서 향후 발생할 현금흐름과 사전에 약정된 현금흐름을 교환하는 거래를 의미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착되어 있고(전환사채), 만기를 영구히 연장할 수 있는(영구채) 회사채

CJ건설은 5년 연속(2010~2014년) 당기순손실(총 980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2013, 2014년)에 이르렀고, 시뮬라인은 3년 연속(2012~2014년) 당기순손실(총 78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2014년)에 도달하는 등 이 사건 지원행위가 개시된 2015년 당시 심각한 재무적 위기 상황에 빠져 신용등급 하락, 차입금리 상승 등 압박에 직면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CJ건설과 시뮬라인은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하여 자본을 확충*하려 하였으나, 재무적 위기 상황에 처한 이들의 영구전환사채를 인수할 투자자(금융회사)를 찾기 어려웠고, 설사 찾는다 해도 금리가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당시 CJ건설과 시뮬라인은 부채비율도 매우 높아 부채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상법상 주식은 아니나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함

이에 CJ와 CGV(이하 ‘지원주체’)는 금융회사가 CJ건설 및 시뮬라인(이하 ‘지원객체’)이 발행한 영구전환사채를 인수하는 전제조건으로서 같은 날 TRS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영구전환사채 인수계약과 TRS 계약이 일괄거래(Package Deal) 방식으로 체결되었다.

영구전환사채 발행금액은 각 500억 원(CJ건설), 150억 원(시뮬라인)임

금융회사는 재무적 위기 상황에 처한 지원객체의 영구전환사채를 인수함에 따른 위험을 TRS 계약을 통해 지원주체에게 이전하였으므로 TRS 계약이 사실상 신용보강·지급보증 수단으로 이용된 것이다.*

CJ그룹 내부적으로 TRS 계약을 ▲“발행사(지원객체) 미상환시 (지원주체의) 대납조건”, ▲“(신용등급이 낮은 지원객체를 지원하기 위한 지원주체의) 신용보강 계약”이라고 칭함

금융회사는 사실상 ‘지원주체가 지급보증한 채권(회사채)’에 대한 투자 목적으로 영구전환사채 인수

TRS 계약의 외형상으로는 지원주체가 지원객체 발행 영구전환사채의 미래 가치상승에 따른 이익실현 가능성도 인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영구전환사채 계약조건상 TRS 계약 기간 동안에는 전환권 행사가 봉쇄되어 있었고 지원주체의 이익실현* 의사 및 가능성도 전혀 없었는바**, 지원주체는 TRS 계약을 통해 지원객체 발행 영구전환사채의 신용상 위험만을 인수한 것이다.

이에 당시 CJ 이사회에서는 이 사건 TRS 계약이 ‘실적이 안좋은 계열회사에 대한 보증으로서 배임’이라는 지적, ‘지원객체 부도 또는 상환 불능에 따른 손실’ 문제 등이 제기되어 안건이 한차례 부결되기도 하였다.

지원객체는 지원주체의 TRS 계약을 통해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하며 각각 500억 원(CJ건설) 및 150억 원(시뮬라인) 상당의 자본성 자금을 조달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발행금리도 지원주체의 신용도를 기준으로 결정되어 자금조달 비용(이자비용)도 최소 3,156백만 원(CJ건설) 및 2,125백만 원(시뮬라인) 절감시킬 수 있었다. 당시 CJ건설 자본총액의 52%, 시뮬라인 자본총액의 417%에 달해는 금액임

당시 CJ·CGV의 신용도는 AA-인 반면, CJ건설은 BBB+, 시뮬라인은 공식적인 신용등급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는데 높게 봐야 BB+(투기등급) 수준이었음

 
이 사건 지원행위의 결과, CJ건설과 시뮬라인은 경쟁사업자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경쟁 조건을 확보하게 되어 각각 종합건설업 시장과 4D 영화관 장비 공급 시장에서 공정한 거래질서가 저해되었다.

CJ건설은 인위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용등급 강등 위기를 모면함으로써 외부 수주기회가 확대되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고, 그 결과 독립 중소기업의 경쟁기회가 실질적으로 제한되었다.

시뮬라인 역시 인위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어 시장 퇴출위기를 모면하였을 뿐만 아니라 잠재적 경쟁사업자가 배제됨으로써 관련 시장에서 유일·유력한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조치는 그룹내 우량한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부실계열사를 지원함으로써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한 행위를 적발 및 제재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또한, 이 사건은 계열회사에 대한 사실상 신용보강·지급보증을 파생상품을 통한 투자인 것처럼 보이도록 은폐한 행위를 제재한 사례로서, 형식적으로는 정상적인 금융상품이라도 특정 계열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경우 법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지원행위 수단의 형식·명칭을 불문하고 부당지원행위에 악용되는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중 제재함으로써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CJ는 이 사건 지원행위와 동일한 시점에 씨제이푸드빌(주)의 영구전환사채(500억 원)에 대해서도 TRS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신용등급(A0 수준) 고려시 ▲실제 발행금리가 정상금리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인지 여부 및 ▲지원행위 당시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불가능하여 시장 퇴출 가능성이 높았다거나 지연되었는지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이 곤란한 점 등을 고려하여 “심의절차종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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