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김 씨 아내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지난달 18일 새벽 2시 10분쯤, 경기도에 있는 쿠팡 시흥2캠프에서 밤샘 노동을 하던 49살 김명규 씨가 쓰러져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씨는 신선식품을 담는 보냉 가방, 이른바 '프레시백'을 랩핑하는 작업을 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그대로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김 씨 아내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7월 제주에서도 쿠팡 택배 노동자가 일하다가 과로로 숨졌다.
실예로 “개처럼 뛰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숨진 고 정슬기씨를 비롯해 올해 쿠팡 배송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서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다 숨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지만 CLS에서 과로사 포함 질병 사망산재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더불어민주당, 경기김포갑)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2021~2024.08) 쿠팡?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쿠팡이츠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승인 건수는 총 7,640건에 달했다.
쿠팡CFS는 물류센터 운영, CLS는 배송 전문으로 로켓배송 등 택배 배송과 물류 담당, 쿠팡이츠는 음식 배달 플랫폼 운영 자회사다.
4개사 통계가 모두 존재하는 최근 3년(2021~2024.08)만 보면 쿠팡 4개사에서는 전체 8천266건 중 7천640건(92.4%)이 승인됐다. 회사별로 보면 쿠팡 4천86건 중 3천817건(93.4%), CFS 1천885건 중 1천671건(88.6%), CLS 825건 중 799건(96.8%), 쿠팡이츠 1천470건 중 1천353건(92%)이었다.
사고재해·출퇴근재해가 대부분 인정된 것과 달리 질병재해의 경우 승인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사고재해 승인율은 95.9%로 1,460건, 출퇴근재해 승인율은 96.9%로 158건이 산재로 승인된 데 비해, 질병재해는 35.8%로 34건에 불과했다.
택배나 물류업계 질병재해는 대부분 과로로 인한 근골격계질환이나 뇌심혈관계질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로산재가 승인받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셈이다.
같은 기간 유족급여 청구 및 승인 현황을 보면 쿠팡 4개사에서 11건의 사망산재가 발생했다. 이중 사고재해가 9건, 출퇴근재해가 1건, 질병재해가 1건이었다.
그런데 CLS는 해당 기간 유족급여(최초) 처리 내역이 아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출퇴근 사망산재뿐만 아니라 과로사 포함 질병 사망산재가 ‘0건’이라는 의미다. CLS가 설립된 201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유족급여 처리 내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김주영 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