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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 논설위원] 지난 17일 NYT는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란이 중동 지역 미군 기지를 공격할 태세를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3일 이란 전역의 군사 및 핵 관련 시설 100곳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벌였다. 미국이 군사 개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은 미 항공모함의 추가 배치나 공중급유기 30여 대 전개 등의 움직임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진정한 종식(real end)을 원한다”며 이란에 핵무기 완전 포기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전역의 미군기지를 ‘고도의 경계 태세’로 전환했다. 중동지역에 4만명의 미군 병력을 배치중이다. 미국이 군사개입에 나설 경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해 봉쇄가 예상된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20% 이상 통과하는 핵심수송로다. 해협봉쇄 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폭등하고 국내 제조업 생산비용은 5.19% 급등이 예상된다고 대한상공회의소는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90% 이상을 구매하는 큰손이기도 하다. 허나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170만배럴 규모로 전 세계 수요의 2% 미만에 불과하다.
미국의 군사 개입은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공중 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 GBU-57을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에 탑재해 이란 포르도의 지하 핵시설을 타격하거나, 이란 내 지상 작전을 수행하는 이스라엘 특수부대를 공중 엄호 방식이 유력하다며, 미국은 항공모함을 추가 배치하고 30여대의 공중급유기를 전개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이 이란 핵 프로그램의 상징적 시설인 포르도에 대한 공격 수단이 관심사다. 무기급에 가까운 농축 우라늄이 생산된 곳으로 알려진 포르도 핵 시설은 산악 지대 지하 80~90m 지점에 있어 초대형 벙커버스터(지하 시설 파괴용 폭탄) ‘GBU-57’로만 타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GBU-57은 한 발 무게가 13.6t의 초대형 폭탄이다. B-2의 최대 탑재 중량은 18t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당국자들도 분쟁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미국이 이란 핵 시설 포르도를 공격할 경우,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 공격과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의 미군기지 공격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들의 미군기지를 ‘고도의 경계 태세’로 전환했다. 중동지역 미군은 4만 명 이상 주둔 중이다. 이란은 이들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사정거리 내 배치해둔 상태다.
이란산 석유수출로가 막히면 중국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90% 이상을 구매하는 큰손이다. 이란산 원유는 수요가 거의 없어 중국 정유사들은 구매 협상에서 매우 유리하다. 또 제재 대상인 탓에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되기 때문에 이란은 중국산 상품 구매 외에는 원유 판매 대금을 사용할 길이 없다. 이란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강화된 이유다.
이스라엘이 정권 교체를 위해 이란의 석유 판매 수익을 차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 이틀째인 지난 14일 밤부터 이란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했지만 석유 수출허브는 아직 타격하지 않았다. 주요 수출항인 페르시아만의 카르그섬을 타격한다면, 이란의 원유 수출은 거의 중단돼 국제 석유시장을 충격에 빠뜨리고, 미국 내 휘발유가격도 상승할 것이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원유 수출을 중단할 경우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유가 급등 리스크를 완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하루 400만 배럴의 예비생산량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정부와 업계도 에너지·실물경제·금융시장을 종합 감시할 비상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