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의 외침
시인, 김병래
해질무렵 길가에서
개들이 큰 소리로
짖어대고 있다
지나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개 같은 놈이라고
개를 지칭하는 욕을
하지 말라고
그러면서
개는 사람들에게
충성을 다 하고
기쁨과 사랑의 꼬리를
선사하고 있건만
어찌하여 인간들은
지들끼리 싸우면서
성스런 개의 이름을
욕으로 둔갑시켜
추하게 내 뱉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오늘도 개들은
사람들 입에서
어떤 욕이 나오는지
눈을 크게 뜨고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개는 개를 보고
사람 같은놈 이라
욕하지 않고
사람은 사람을 보고
개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