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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논설위원]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31일 타결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도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 상호관세 15%는 우리 수출 경쟁국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미 무역 흑자의 60%를 차지하는 자동차는 일본·유럽 등 경쟁국에 비해 유리하던 여건이 역전돼 가격경쟁력에서 불리하게 됐다.
관세 협상 결과, 현대차는 4% 넘게 하락한 반면, 도요타는 15% 폭등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무관세(0%) 혜택을 받아 왔다. 이번에 15%로 역행한 셈이다.
특히 한국은 2.5%포인트의 상대적 열세로 가격 경쟁력이 줄어들게 된다.
도요타는 왜 15% 관세에도 주가가 급등했을까?
반대로 일본은 기존에 2.5%의 관세를 이미 부담했다, 특히 도요타는 지난달 관세 협상 타결 직후 주가가 무려 15% 넘게 올랐다.
혼다, 마쓰다, 스바루 등 다른 완성차 기업들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일본 증시 자체가 자동차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 이슈가 시장의 ‘리스크 제거’로 작용했다.
한미가 31일 합의한 3500억달러(약 487조원) 대미투자는 일본의 5500억 달러에 비해 과도하다. 일본경제 규모가 한국의 2.5배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한국보다 먼저 협상을 마쳐 각각 5500억 달러와 6000억 달러 등의 대미 투자 약속을 해 15%의 관세율 적용을 받았다. 일본의 대미 투자는 GDP 대비 13.1% 이며, EU 역시 투자 규모가 GDP 대비 6.9%다.
한국의 대미 투자액을 GDP 대비로 환산하면 한국의 부담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대미 흑자는 한국이 660억 달러로 일본(685억 달러)과 비슷하다.
이 중 1500억달러(약 209조원)는 ‘한미 조선 협력 펀드’로서 투자처 결정 등에 한국이 주도권을 갖는 한미간 조선협력 패키지다. 관세협상에서 우리 측이 제시한 ‘MASGA’는 큰 성과였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하는 협력 프로젝트다. 미국 내 조선소 건설 및 인력 양성, 유지·보수·정비(MRO)를 포함한다.
2000억달러(약 278조원) 규모의 ‘첨단 산업 대미 투자 펀드’도 쟁점이다. 이 펀드는 반도체·원자력·이차전지·바이오·핵심 광물 등의 분야를 투자대상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펀드 이익(profit)’의 90%는 미국인 몫이란 주장이다.
이는 앞서 미·일이 합의한 5500억달러(약 765조원)투자펀드와 유사한 방식이다. 에쿼티(equity·투자), 론(loan·대출), 개런티(guarantee·보증)를 포함한다.
쌀과 소고기개방에 대한 트럼프의 다른 입장은 쟁점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아직 한미 간 국방비 증액과 방위비 분담금, 주한 미군의 대(對)중국 역할 등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풀어야 할 숙제이다. 두 정상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다른 전쟁의 서막을 예고했다.
이제 물건을 팔려면 그 나라에 가서 물건을 제조하는 글로벌 공급망 대전환의시대가 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그동안 우리는 미국에 거의 무관세로 수출했으나, 앞으론 15% 관세를 내야한다. 제조업 평균 이익률이 5~10% 안팎이다. 앞으론 적자수출도 감수해야 하는 산술적 계산이 나오는 현실이다. 이제 한국의 자유무역 시대는 끝난 셈이다. 국내 일자리부터 위험해질 수 있어서다.
이번 관세 타결로 우리 기업들은 미국에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에 나서야 한다. 우리 경제로는 감당키 매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우리 핵심 산업인 조선, 자동차, 철강, 이차 전지 등이 우선적 대상이다.
이미 우리는 바이든 정부에서 이차전지 공장 15개, 반도체 공장 2개, 자동차 공장 1개 등 최대 대미투자국이다. 3500억달러의 대미투자는 큰 부담이다. 이는 국내 일자리 감소와 투자 축소의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국내 산업 생태계 보존이 선결과제로 되었다.
우리 기업들은 미 관세전쟁과 대응해야 한다. ‘노란봉투법’이나 ‘중대재해법’ 등 반기업법은 재검토가 고려돼야 할 때다. 기업경영에서 노조협력이 우선임에도 기업인의 위험을 주는 노조 위주의 입법 폭주는 중단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