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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10·26부터 88올림픽까지…역대 서울시장들이 털어놓은 비화

서정용 기자 입력 2025.08.22 11:53 수정 2025.08.22 11:58

- 서울역사편찬원, 1970~90년대 서울시장 5인(정상천·염보현·이상배·이원종·조순) 구술자료집 발간
- 10·26, 12·12사태, 88서울올림픽준비과정, 민선1기 출범 등 격동기 서울시정 생생 증언
- 서울공공도서관, 서울책방,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에서 열람 및 구매 가능

 

 

1979년 10월 올림픽 유치 계획을 공식 발표하는 정상천 시장./사진 서울시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은 역대 서울시장을 역임했던 5인의 구술을 담은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20권 <서울시장을 말하다>를 발간했다. 

 

그동안 시민들이 잘 알지 못했던 서울시정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담아냈다.

이번 구술자료집에는 1970~1990년대 격동의 현대사를 목격하고 서울시정을 이끌었던 ▴정상천 ▴염보현 ▴이상배 ▴이원종 ▴조순 전 시장의 기억과 회고가 담겼다. 10·26과 12·12를 비롯해 5·18 등 당시 서울의 급박했던 분위기부터 88서울올림픽 준비과정, 지방자치 이후 달라진 서울시 행정의 변화까지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정상천 전 시장은 10·26 직후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의 만남, 12·12사태 이후 신군부 인사들이 자신에게 접촉해온 일화 등 격동의 현대사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염보현 전 시장은 88서울올림픽 준비를 ‘결혼할 날짜를 받아놓고 준비하는 시어머니 심정’이었다고 회상하며, 당시 불철주야 뛰어다녔던 서울시의 분주한 모습을 전했다.

조순 전 시장은 민선1기 서울시장으로 당선될 당시 넥타이 없이 와이셔츠 바람에 야구모자를 쓴 파격적인 행보와 함께 대만 드라마 ‘포청천’의 이미지가 시민들에게 큰 어필을 했다고 기억했다. 또한 취임 이틀 전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집무를 시작한 절박했던 순간도 생생하게 증언했다.

이상배 전 시장은 ‘마이카 시대’에 차량 10부제 도입 등을 통해 교통 문제 해결에 나섰던 경험을, 이원종 전 시장은 베이징-서울-도쿄 간 협력을 통한 동북아 국제공동체 구상인 ‘베세토(BESETO)’ 프로젝트를 처음 제안했던 배경을 상세히 들려줬다.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20권 〈서울시장을 말하다>는 서울책방(store.seoul.go.kr)누리집에서 구매할 수 있고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과 서울 소재 공공도서관에서 전자책으로 열람 가능하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번 <서울시장을 말하다>를 통해 시민들이 서울시정의 다양하고 알기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의 구술자료집을 발간하여 서울의 역사를 더욱 풍성하게 기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을 말하다는 1970~1990년대 서울시장을 역임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울의 변화상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정상천 전 시장(재임 기간 1978.12.22.~1980.9.1.)이다. 그는 내무부 치안국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쳐 1978년 서울시장으로 임명되었다.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는 개발을 넘어 서울의 기능을 조화롭게 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쓰레기, 수돗물, 생필품 직판장, 버스 노선 등과 관련된 민원 문제의 해결을 비롯해, 각 지역의 동사무소 건물을 증설해 동 단위 현장의 효율적인 대민업무를 도모했다. 물론 지하철 2호선 건설에 착수하는 등 개발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하였다. 또한 88서울올림픽을 유치 기자회견을 비롯해 1980년 서울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에 얽힌 비화도 말해주고 있다. 

 

이외에도 10·26 직후 국방부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 만났던 일, 그리고 12·12사태 이후 전두환 소장 등 신군부 인사들이 자신에게 접촉해온 사실들도 증언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염보현 전 시장(재임 기간 1983.10.15.~1987.12.29.)이다. 그는 내무부 치안본부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1983년 서울시장으로 임명되었다. 시장이 된 구술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88서울올림픽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는 마치 “결혼할 날짜를 받아놓고서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는 시어머니의 심정”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하였다. 

 

재정 확보와 시설 건설을 위해 구술자는 물론, 서울시 직원들도 불철주야 뛰어다녀야 했다. 또한 지하철 2호선에 이어 3·4호선을 건설하였고, 한강개발 등도 박차를 가한 시기였다고 그는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 이외에도 강남 개발을 위해 강북의 여러 학교들을 강남으로 이전시켰던 작업들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경기여고 동문이었던 대통령 영부인 이순자 여사가 개입했다는 소문의 진상을 비롯해, 서울고가 옮겨간 이후의 경희궁 부지 수용과 관련해 현대 정주영 회장과 전두환 대통령, 그리고 구술자가 만났던 일화 등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함께 구술하였다.

세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상배 전 시장(1992.6.26.~1993.2.25.)이다. 그는 경상북도지사와 총무처 장관을 거쳐 서울시장에 임명되었다. 구술자는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우리 서울, 서울답게’라는 시정 목표를 내걸었다. 시민들의 불편함을 없애고, 올림픽 이후 높아진 서울의 수준을 세계 선진국 수도들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이었다. 

 

한편 구술자가 강조했던 것은 현장에서의 생활환경과 관련된 문제였다. 매립지나 소각장 문제와 같은 쓰레기 처리 행정을 비롯해 시민들이 생활에서 불편함을 없애주고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것이 행정의 기본이라고 그는 강조하였다. 당시 구술자가 가장 어려웠던 문제로 뽑은 것은 교통 분야였다. P턴, U턴 구간 등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차량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였고, 차량 10부제를 도입해 승용차 사용을 억제하는 정책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신촌과 홍대 주변 거리 조성을 비롯해 각종 축제를 통해 서울의 문화 역량을 높이는 사업도 진행하였다.

네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원종 전 시장(재임 기간 1993.3.8.~1994.10.21.)이다. 그는 서울시 내무국장과 충청북도지사를 거쳐 서울시장에 임명되었다. 구술자는 시장 취임 후 서울을 21세기를 대비할 수 있는 국제도시로 만들고자 했다. 그러면서 서울이 국제도시로서 경쟁력을 갖추는데 필요한 거점 조성에도 노력하였다. 한편 그가 강조한 것은 탈권위와 지원행정이었다.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개혁 의지가 높은 공무원들을 뽑아 행정 개선의 과제를 발굴하도록 했다. 

 

한편 구술자 재임 기간에는 서울 정도 60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도 열렸다. 각종 전시회를 비롯해 궁궐 및 성곽 복원 사업, 숭례문 주변 정비, 연구·출판 사업들이 추진되었다. ‘베세토(BESETO)’라는 용어도 구술자 재임 시기 처음 등장했다. 당시 그는 동북아시아의 수도인 베이징, 서울, 도쿄, 이들 세 도시 간의 협력과 교류를 통해 EU나 나프타(NAFTA)와 같은 국제공동체를 만들고자 하였다. 베이징과 도쿄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베이징시장과 도쿄도지사를 서울로 초청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베세토선언을 하는 것도 추진하였다.

다섯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조순 전 시장(재임 기간 1995.7.1.~1997.9.9.)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교수와 경제부총리, 그리고 한국은행 총재를 거쳐 민선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선거 당시 구술자는 자신의 방식대로 선거에 나섰다고 했다. 넥타이를 매지 않고 와이셔츠 바람으로 야구 모자를 쓰고 다니는 모습은 본인의 평소 모습이었다고 한다. 구술자는 그러한 것들이 시민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 같다고 보았다. 

 

또한 당시 크게 인기를 끌었던 대만 드라마 〈포청천〉의 이미지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기억하였다. 한편 취임 이틀 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일어났다. 때문에 구술자는 사고 현장에서 집무를 시작했다. 매우 급박하고 절대절명했던 순간이었다고 구술자는 당시를 회고하였다. 이후 그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서울시정을 이끌었다. 

 

당산철교 철거를 비롯해 여러 안전 관련 정책들을 추진하였다. 물론 여의도공원 조성, 서울시청 이전 구상 등 시민의 일상을 비롯해 서울시정의 근본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사업 등 정책도 함께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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