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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안상민(무궁화사랑중앙회 이사) |
무궁화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말이 나라꽃과 애국심이 아닐까 싶다.
나라꽃이니까 사랑해야지, 그러한 투철한 애국심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무궁화는 대한민국 국화(國花)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실상은 우리 대한민국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한 국화는 없다.
이렇게 당연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꽃을 국화로 지정하지 않아 무궁화를 국화로 지정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는 상황이니, 역설적으로 무궁화는 확실하게 공식적인 나라꽃은 아니다.
그런데 왜 일제는 무궁화를 탄압했을까?무궁화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꽃이었다.
집집마다 심어서 키웠다.
지금은 무궁화 심기 운동이 일어날 만큼 무궁화를 많이 심자고 계몽을 하는 실정인데, 옛날에는 왜 집집마다 삼천리 방방곡곡에 제일 많이 심어진 꽃이 무궁화였을까?
조선에서 국화로 지정해서 심으라고 했을까? 아니다. 왕정 시대에는 왕이 곧 나라였다.
왕이 제일 중요했기에 왕보다 더 높은 상징물이 있을 수 없었다. 당연히 국화로 지정한 꽃은 없었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저절로 자라났을까? 아니다. 자생적으로 야생에 무궁화가 피어 있는 군락지는 전국 어디에도 없다.
이 말은 백성들 스스로가 너무 예뻐서 좋아해서 인공적으로 심어 가꾸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 초 까지도 보리고개라는 것이 있었다. 식량이 모자라 보리가 수확될 때까지 초근목피로 살아야 했다는 것이다.
1970년대 말까지 우리나라에는 화전민이 있었다. 자신의 농토는 당연히 없고, 남의 땅이라도 빌려서 부치고 싶은데 그러한 농토마저도 없어서 산에다 불을 지르고 나무가 타서 없어진 그 자리에 곡식을 심어 먹고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
요즘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이렇게 배고팠던 시절에도 무궁화만큼은 심어서 가꾸었다는 이야기다.
도대체 얼마나 예뻐했길래 밥을 굶는 마당에도 무궁화만큼은 심어서 가꾸었을까?
무궁화의 종류는 굉장히 많이 있지만 크게 나누면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얀색 꽃잎에 보라색 꽃술, 반대로 보라색 꽃잎에 하얀색 꽃술이 있는 두 종류의 꽃이 있는데,
나는 이 두 종류의 무궁화 모두를 사랑하고 좋아한다.
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많은 색상이 있지만 우리가 굉장히 운치 있고 품위 있는 고급스러운 색상을 이야기할 때 보라색을 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인기를 먹고사는 대중가요 가사에도 보라빛이 많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가수 강수지가 불러서 빅히트를 쳤던 「보라빛 향기」라는 노래가 있는데, 보이지 않는 향기에 무슨 색상이 있을까마는 ‘보라빛’이라는 말을 넣어서 품위와 운치를 극대화시킨 것이다.
요즘에도 임영웅이라는 가수가 「보라빛 엽서」라는 노래를 불러 빅히트를 쳤다.
그만큼 보라색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격조 높은 아름다운 색상인 것이다.
무궁화는 바로 이 보랏빛을 가장 많이 띠고 있는 꽃이다. 영어로는 Rose of Sharon이라고 부른다. 얼마나 아름다운 꽃이었으면 이러한 예쁜 이름을 붙여주었을까?
그런데 이 예쁘고 아름다운 꽃을, 그렇다고 국화로 지정되지도 않은 이 꽃을 일본은 왜 탄압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일본의 국화로 알고 있는 벚꽃도 사실은 일본에서도 국화로 지정한 일이 없다.
마치 무궁화처럼 지정되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국화로 알고 있는 것이다.
벚꽃의 꽃말은 ‘허무’이다. 반면 무궁화의 꽃말은 ‘불멸’과 ‘영원한 사랑’이다.
이 얼마나 좋은 꽃말인가?
일본은 잠시 국력이 강해져서 한국을 식민지로 만들었지만, 그들을 상징하는 꽃의 꽃말은 마치 그들의 미래를 예견하듯 ‘허무’이고, 우리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꽃의 꽃말은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견하듯 그들이 가장 싫어할, 대한민국의 상징물에 절대로 붙여 주고 싶지 않은 ‘불멸’과 ‘영원한 사랑’이니 그 심정이 어떠했을까?
지정한 것이라면 취소해 버리면 되는데 지정하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수천 년에 걸쳐서 그렇게 된 것이니. 별 뾰족한 수가 없었을 것이다.
무턱대고 무조건 무식하게 탄압하는 방법 말고는. 칼이 아무리 무섭고 힘이 세다해도 반만년 문화 민족을, 무궁화꽃과 같은 아름답고 높은 기상, 불멸의 기상을 가진 민족을, 문화 후진국 일본이 그 상국을 다스리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결코 오래 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벚꽃과 비교해서 무궁화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마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 보겠다. 벚꽃은 이른 봄에 피고 무궁화는 한여름에 피어서 가을까지 피는 꽃이다.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은 대부분 이파리보다 꽃이 먼저 핀다.
꽃이 피고 난 후 나중에 이파리가 나온다.
이파리보다 꽃이 먼저 피는 이유는 이파리가 난 후 꽃이 피면 꽃이 돋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꽃이 먼저 피어야 눈에 띄어서 나비와 벌들이 찾아온다.
겨우내 풀 한 포기 없던 세상에 제일 먼저 풀도 이파리도 나기 전에 꽃부터 피운다. 이때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꽃중에 하나가 벚꽃이다.
그런데 무궁화는 한여름에 피어난다.
가지마다 나뭇잎이 돋아나고 그 이파리가 한껏 무성한 시기에 피어난다. 무궁화 주변도 온통 그러하거니와 무궁화 자신도 온몸에 이파리가 무성하다.
이럴 때 피어나는 꽃이 무궁하다.
아무리 예쁘게 피어난 봄꽃도 이파리가 돋아나면 그 미모가 초라해지며 바래지는데, 무궁화는 온 산하가 초록으로 짙게 물들었을 때 피어나니 웬만한 미모로는 눈에 띄어 생존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몇 명 안 되는 시골에서 1등 하며 돋보이던 학생이 서울대에 들어갔을 때 그곳에서 얼마나 돋보일까와, 서울대에서 1등 하는 학생이 시골의 작은 학교로 전학을 갔을 때 어느 쪽이 얼마나 더 돋보일까를 생각해 보라.
무궁화는 이처럼 비교 불가한 아름다운 꽃이다.
실제로 7월 이후에 나무에서 꽃을 피우는 나무를 본 일이 있는가? 없다.
7월 이후에 꽃을 피우는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무궁화와 배롱나무 말고는 다른 어떠한 나무도 나는 본 적이 없다.
내가 식물을 종합적으로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서 모르는 또 다른 나무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수십억 년 지구 역사에서 7~8월에 꽃을 피워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대단한 꽃 중 하나가 바로 무궁화 꽃인 것이다.
바로 이 무궁화를 말살하기 위해 일제가 거짓 교육을 했고, 골이 빈 무식한 지식인들이 마치 유식한 양 떠들어대는 낭설이 바로 무궁화를 음해하며 지금까지 떠돌아다니고 있는 일져가 고의적으로 만든 속설들이다.
무궁화를 매우 사랑한다고 하며 사랑하자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 중에도 이 속설을 그대로 믿고 따르며, 그래도 나라꽃이니까 못생겼어도, 벌레들이 들끓어도, 사랑하자고 하는 웃지 못할 굉장한 애국자, 웃지 못할 무식한 지식인들이 꽤나 많다.
차라리 입 닥치고 있었으면 중간이라도 갔을 터인데. 그래도 그들 스스로는 그렇게 안좋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라꽃이니까 사랑해야 한다고 하니 그 애국심 하나만큼은 눈물겹도록 가상하다 하는 생각도 한 편으로는 들기도 한다.
무궁화는 강인한 생명력이 있다. 병충해에도 강하다. 진딧물에 약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참으로 한심한 사람들이다.
이 세상 모든 생물들은 병에 걸리게 되어 있다. 그리고 반드시 언젠가는 죽는다. 생노병사 그것이 삼라만상 우주의 진리요 자연의 법칙이다.
그 사람들 이론대로라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동물, 모든 식물, 모든 생물들은 살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병 안 걸리는 생물체는 없으니까.
소가 구제역에 걸리니 다 없애야 하고, 우리가 먹는 쌀과 곡식들, 과일들 모두 마찬가지다.
병 안 걸리는 것이 없는데 다 없애버려야 하는가?
소나무재선충병, 참나무시들음병. 우리 산하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이러한 나무들도 각종 병충해가 있다.
다 없애버려야 하는가? 왜 같은 이유로 다른 것들은 다 괜찮은데 유독 무궁화만 문제시 하는가? 왜 무궁화만 싫어해야 하는가?
왜 무궁화만 의도적으로 억지로 사랑하려 하는가? 무식한 거짓 지식인들아, 제발 그 입 좀 다물어다오. 제발 그 유식한 척하는 펜대 좀 집어치워 주소. 그러면 중간이라도 갈 것이니. 그리고 제발 실제로 무궁화를 한 번이라도 보고 얘기해 주소. 한 번 보지도 않고 남에게 주워들은 얘기,
일제가 가르쳐 준 그 잘못된 이야기를 그대로 답습해서 그대로 달달 외워서 마치 직접 볹것처럼 마치 무궁화를 잘 아는 것처럼 써먹지 말고. 아마 한 번이라도 무궁화꽃을 직접 자세히 본다면 금방 사랑에 빠질걸. 이제서야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알게 된 것을 땅을 치며 후회할 걸.
필자는 사업 관계로 일본에 자주 왕래하였고 젊었을 때는 일본에 가서 상주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왔는데, 그때 깜짝 놀란 것이 있다.
일본 사람들이 싫어하는 줄로만 알았던 그 무궁화를 가정집에서 정원수로 키우고 있는 것을 많이 보았다.
일본 말로 ‘무쿠게’라고 하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며 가꾸고 있었다. 그들도 눈이 있고 세계를 주름잡는 뛰어난 민족인데, 그들이 이 아름답고 좋은 꽃을 싫어할 일이 없는 것이다.
당연히 좋아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이 과거 그들의 식민으로 전락했을 당시에는 이 무궁화를 좋아하며 전국 방방곡곡에 심어 놓고, 불멸을 상징하는 이 꽃을 바라보며 조국 대한민국을 영원히 사랑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내가 진짜 사랑하는 여인, 내가 진짜 사랑하는 그 남자라면 절대 남과 공유하고 싶지 않은 마음처럼, 이 아름다운 꽃,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을 비웃으며 찬바람 불어올 때까지 끊임없이 피어나는 영원불멸의 무궁한 기상을 가진 이 꽃을, 그들이 얕잡아보며 계속해서 지배하고 싶은 식민지 백성들이 좋아한다면 그 기상을 본받아 다시 일어서는 모습은 그들 입장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싫었을 것이다.
우리가 광복을 한 지 80년이 지났다. 이제는 우리 눈으로, 우리 기준으로 모든 사물과 사건들을 제대로 바라보자. 너무나 아름다운 우리의 꽃 무궁화, 이제는 그 누구도 방해하지 않고 그 누구도 막지 않는다. 무궁화 마음껏 사랑하자.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 순국선열들의 목숨과 피와 땀과 고통과 온 재산과 열정과 영혼을 바쳐 지켜온 이 나라 대한민국. 몸과 마음을 바쳐 뜨겁게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