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환경

기고/ 환경운동연합 , 월성원전에서 또 방사성 물질이 샜다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입력 2026.07.03 07:10 수정 2026.07.03 07:17

- 노후 원전 월성 2·3·4호기, 수명연장 중단하고 폐로 계획 수립하라!

 

 


[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7월 1일 계획예방정비로 가동을 멈춘 월성원전 4호기(가압중수로형·70만kW급)에서 또다시 중수 누설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따르면 냉각재 중수화·탈중수화 계통에서 이온교환수지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설비 이상이 발생해 약 208kg의 중수가 누설됐으며, 이를 원자로건물 집수조로 회수했고 외부 유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도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단순히 "외부 유출이 없었다"는 설명만으로 넘길 수는 없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는 불과 1년 반 사이 월성원전에서 반복된 중수 및 방사성물질 누출 사고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해 9월 월성 2호기 중수 누설, 지난해 1월 액체방사성폐기물 해양 배출에 이어 또다시 계획예방정비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월성원전에서의 방사성물질 누출은 어쩌다 발생하는 사고가 아니라 월례 행사처럼 반복되는 일이 되고 있다.

이번 사고의 본질은 기계적 실수가 아니라 노후 원전의 구조적 한계와 정비 부실이다.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는 경수로보다 배관 구조가 복잡하고 탄소강 배관 비중이 높아 부식과 침전물 발생에 취약하다. 

 

더욱 철저한 유지·보수가 필요하지만, 누설이 발생한 설비는 수년 전부터 이상 징후가 확인됐음에도 적절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노후 설비에 대한 투자를 미루고 비용 절감을 우선한 결과가 결국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작업자 안전이다. 삼중수소가 포함된 중수가 누설된 설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의 내부피폭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희생시키는 원전 운영은 결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원안위의 대응도 매우 실망스럽다. 규제기관이라면 사고 발생 즉시 누설 부위와 원인, 작업자 피폭 여부, 안전성 평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원인을 조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말 뒤 그 결과가 두어 달 뒤에야 발표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수 없다. 

 

현행 냉각재 누설 보고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고, 사고 발생 즉시 상세 정보를 공개하는 체계로 개선해야 한다.

노후 원전의 위험성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에 등록된 최근 10년간 사고·고장 건수를 보면, 노후한 월성 2·3·4호기가 각각 6건·6건·7건인 반면 상대적으로 신형인 신월성 1·2호기는 각각 2건·4건에 그친다. 오래된 원전일수록 사고가 빈번하다는 사실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월성 2·3·4호기의 설계수명은 각각 2026년 11월, 2027년 12월, 2029년 2월에 종료된다. 게다가 이들 원전은 계획예방정비 중 배관 지지대 일부가 설계 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사실이 드러나, 4호기의 경우 1년 가까이 가동을 멈춰 온 상태다. 안전을 담보하는 핵심 구조물의 결함이 뒤늦게 확인된 원전을 무리하게 계속운전할 이유는 없다. 반복되는 사고는 노후 원전의 한계를 보여주는 명백한 경고다.

정부와 한수원은 월성원전 수명연장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누설량과 발생 경위, 작업자 피폭 여부를 과학적 근거에 따라 투명하게 공개하라. 원안뒤는 사업자 발표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말고 독립적인 조사 결과를 신속하게 공개하는 규제기관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비용과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방사성 물질 누출이 '월례 행사'처럼 반복되는 노후 원전을 더 이상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리한 수명연장이 아니라 안전한 폐로를 위한 책임 있는 결단이다.



저작권자 4차산업행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