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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5월 재입법예고한 「상수원관리규칙」 일부개정령안은 ‘규제 합리화’라는 명분 아래 상수원보호구역 변경·해제 절차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개정안 제9조는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으로 규제를 받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도 보호구역 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명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절차 보완이 아니다. 상수원보호구역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먹는물 보호의 최후 방어선이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안은 보호구역 해제 요구가 제도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상·하류 지자체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상수원 보호체계의 근간을 흔들 우려가 크다.
한국환경연구원(KEI) 연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상수원보호구역은 147개소가 해제되고 33개소가 신설되어, 전체적으로 114개소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수원보호구역이 지난 23년간 28.2% 감소했다는 의미다. 해제 사유에는 취·정수장의 노후화, 운휴, 폐쇄 등 다양한 요인이 포함되어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리나라 상수원보호구역이 이미 상당한 규모로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가뭄과 수질 악화, 미량오염물질과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시민 불안이 커지는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보호구역 해제 절차를 넓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미 축소되어 온 상수원 보호체계를 재점검하고, 국민의 먹는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예방적 관리 원칙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복수 지자체에 걸쳐 있는 광역 상수원보호구역은 반복적인 변경·해제 요구와 행정 갈등에 노출될 수 있다. 팔당권역, 대청호, 진양호, 밀양댐, 주암댐 등 주요 상수원은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 여러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또한 취수·급수 책임을 지는 지자체와 규제를 부담하는 지자체가 다른 지역에서는 오랫동안 상·하류 갈등이 반복되어 왔다.
이러한 구조에서 특정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보호구역 변경을 신청할 수 있는 절차가 명시되면, 상수원 보호 문제는 과학적·공익적 판단보다 지역 개발 요구와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릴 위험이 커진다. 이는 상수원보호구역 제도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수계 전체의 신뢰와 협력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
정부는 개정안에 관계 시·도지사 및 하류 지자체와의 협의 절차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무분별한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보는 듯 하다. 그러나 상수원보호구역 변경·해제 문제는 단순 협의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식수원 보호는 특정 지자체의 개발 권한이나 행정 편의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국민 안전의 문제이며, 수계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공의 과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호구역 해제 요구의 문턱을 낮추는 경솔한 규제 완화가 아니다. 이미 30% 가까이 축소된 상수원보호구역의 실태를 엄중히 인식하고, 상·하류 지자체 간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상생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이번 개정안의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한다. 또한 부처 중심의 일방적 제도 개편이 상수원 보호체계와 광역 수계 갈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지기 위해,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민관 합동 검토와 재심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규제 지역 주민들의 정당한 권익 보상과 전 국민의 먹는물 안전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수계 전체의 신뢰 기반 위에서 조화를 이룰 때까지, 이번 개정안은 결코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상수원보호구역 변경·해제 신청권을 확대하는 「상수원관리규칙」 제9조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 정부는 이미 크게 축소된 상수원보호구역 실태를 전면 재점검하고,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상수원 보호 강화 대책을 마련하라.
-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이번 개정안이 상수원 보호체계와 광역 수계 갈등에 미칠 영향을 민관 합동으로 검토하고, 상수원보호구역 제도 개선 방향을 재심의하라.
- 상수원보호구역 변경·해제는 개발 요구가 아니라 국민의 먹는물 안전, 수질보전,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공익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한다.
- 먹는물 안전은 양보할 수 없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상수원보호구역은 지역의 규제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공공 안전망이다. 우리는 안전한 식수를 마실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시민사회, 전문가, 관계 지자체와 함께 이번 개정안의 문제점을 알리고, 상수원 보호 원칙이 후퇴하지 않도록 끝까지 대응할 것이다.
2026년 7월 7일 (사)먹는물네트워크 / 경기남부하천유역네트워크 / 환경운동연합(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강서양천환경운동연합,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경기환경운동연합, 경주환경운동연합, 고양환경운동연합, 고흥보성환경운동연합, 광양환경운동연합, 광주환경운동연합, 김해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목포환경운동연합, 부산환경운동연합, 사천환경운동연합,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성남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수원환경운동연합, 순천환경운동연합, 시흥환경운동연합, 안동환경운동연합, 안산환경운동연합,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양산환경운동연합, 여수환경운동연합, 여주환경운동연합,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오산환경운동연합, 울산환경운동연합, 원주환경운동연합, 이천환경운동연합, 익산환경운동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장흥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천환경운동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창녕환경운동연합,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춘천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파주환경운동연합, 포항환경운동연합, 화성환경운동연합, 횡성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