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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경실련, 대통령 지시사항, 중복상장 해결을 실효성 없는 시행령으로 호도한 금융위 규탄한다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입력 2026.07.09 11:38 수정 2026.07.09 11:41

- 전문가와 시민사회 의견 수렴 생략하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에
기댄 실효성 없는 대책, 기존 중복상장 해소방안도 없어
- 중복상장이 왜 문제인지부터 제대로 따져 정책마련해야

 

 


[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지난 6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훼손하는 '비대칭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세부기준(거래소 규정 및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동안 우리 자본시장은 대주주가 기업을 물적분할하거나 자회사를 별도 상장시키는 과정에서 기존 일반주주의 권익은 희생되고 지배주주의 지배력만 강화되는 구조가 반복되어 왔다. 이러한 관행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일반투자자의 신뢰를 크게 훼손해 왔던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은 대통령이 지시한 중복상장 문제 해결의 취지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시행령과 상장규정 개정만으로 사안을 봉합하려는 미봉책으로 보인다.

이번 방안은 '비대칭 중복상장'을 제한한다고 하지만, 예외를 폭넓게 인정하고 거래소 심사에 상당 부분을 맡기는 구조여서 실제로는 기존 관행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정책 마련 과정에서 일반투자자와 시민사회,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보다 상장기업과 자본시장 이해관계자의 의견에 치우친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기존 중복상장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빠져있다.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라면서 정작 일반주주의 목소리가 배제된 정책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무엇보다 금융위원회는 중복상장이 왜 우리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어 왔는지에 대한 인식부터 다시 해야 한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같은 기업집단이 여러 회사를 상장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물적분할과 자회사 상장 등을 통해 기존 주주가 보유하던 기업가치가 분산되고, 그 과정에서 일반주주에게 귀속되어야 할 성장의 과실이 지배주주와 신규 투자자에게 이전되는 구조가 반복되어 왔다는 점이다. 

 

결국 중복상장은 일반주주의 재산권을 훼손하고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며,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상장 절차만 일부 손질해서는 아무런 해결이 될 수 없다.

이번 제도 개선이 진정한 자본시장 선진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대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중복상장이 왜 문제인지부터 차근차근 따져 제대로 된 중복상장금지안을 만들어야 한다. 

 

중복상장 금지가 자본시장 질서의 근본적인 개혁이 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는 이해관계자 중심의 논의에서 벗어나 시민사회와 학계 일반투자자가 참여하는 공개적인 사회적 논의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것이야말로 대통령이 강조한 자본시장 선진화와 국민이 기대하는 공정한 시장질서에 부합하는 정책 방향일 것이다. 아울러 집단소송제와 디스커버리 제도 확대, 징벌적 손해배상 강화 등 일반주주의 권리구제 수단도 함께 보완되어야 한다. 

 

경실련은 이번 비대칭 중복상장 금지 제도 도입 논의가 졸속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신뢰받는 자본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또 하나의 주춧돌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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