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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영덕을 신규 핵발전소 부지로 선정하고, 부산 기장의 소형모듈원자로(SMR) 부지 확정, 울산 울주와 전남 영광의 추가 핵발전소 건설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핵발전 확대 정책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11일 전국 시민사회가 영덕에 모여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 철회를 촉구했다.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은 11일 오후 2시 영덕군청 앞에서 ‘영덕 신규핵발전소 부지선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광주·전남, 전북, 서울·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등 전국 각지의 시민사회가 참석해 영덕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 철회와 정부의 핵발전 확대 정책 중단을 촉구했다.
사회를 맡은 안재훈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영덕 신규 핵발전소뿐 아니라 지역을 바꾸어가며 핵발전 확대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영덕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임을 강조했다.
첫 발언에 나선 최인엽 영덕핵시설저지30km연대 집행위원장은 올해 초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승리마을이 신규 핵발전소 예정부지에 포함된 사실을 지적하며 “산불로 모든 것을 잃은 주민들에게 정부는 이제 핵발전소를 짓겠다며 또 한 번 삶의 터전을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
정부는 지역경제와 인구감소를 이야기하지만 주민들을 쫓아내면서 어떻게 인구감소를 막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영덕은 핵발전소를 선택한 지역이 아니라 주민들의 힘으로 핵시설을 막아낸 지역이며, 주민들의 삶이 핵산업과 부동산 투기의 먹잇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수희 탈핵부산시민연대 집행위원은 부산 기장의 사례를 언급하며 “영덕 주민들의 팔자가 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화가 났다. 기장에 와보면 팔자가 핀 주민은 없다.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수십 년째 피해보상 소송을 하고 있고, ‘더는 못 살겠다’며 이주를 요구하고 있다. 핵발전소가 지역을 살린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영덕도 그런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덕은 사람들이 여행 오고 사랑해서 찾는 곳이어야 한다. 핵발전소 때문에 오는 곳이 아니라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을 보기 위해 찾는 영덕으로 남아야 하며, 부산도 울산도 영덕도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유병제 대구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은 영덕의 청정 자연과 농수산업을 언급하며 “영덕은 대게와 아름다운 바다, 농수산물이 지역의 가장 큰 자산이다. 핵발전소가 들어선 뒤에도 소비자들이 영덕의 수산물과 농산물을 안심하고 찾겠는가.
결국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주민들이다. 정말 전력이 필요하다면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대도시 근처에 발전소를 지으면 된다. 왜 깨끗한 지역만 희생시키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류보다 훨씬 긴 시간 관리해야 하는 핵폐기물을 미래세대에게 떠넘기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사회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승찬 신규원전반대울산범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영덕에 핵발전소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 곧 울산에 또 다른 핵발전소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길이고, 대한민국 어디에도 신규 핵발전소를 짓지 못하게 하는 길이다.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에게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핵발전소를 들이미는 것이 아니라 삶을 회복하도록 돕는 일이며, 울산도 끝까지 영덕과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헌석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 공동대표는 “영덕은 핵폐기장으로 네 번, 핵발전소로 두 번 싸워온 지역이며, 이제 여섯 번째 싸움을 하고 있다. 왜 하필 영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해도 해도 너무한 일이다.
영덕은 회색빛 핵발전소가 아니라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로 기억되어야 할 곳이다. 이번 싸움이 영덕의 마지막 핵시설 반대투쟁이 되기를 바라며, 영덕이 이겨낸다면 대한민국도 더 이상 신규 핵발전소를 짓지 않는 나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영덕 신규핵발전소 부지선정 즉각 철회 ▲영덕·울주·영광 등 전국 어디에도 신규 핵발전소와 SMR 건설 계획 중단 ▲영덕군의 신규핵발전소 유치 추진 중단과 주민 자기결정권 존중 ▲지역 희생을 강요하는 핵발전 확대 정책을 폐기하고 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전력체계 중심의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참가자들은 산불피해지역이자 핵발전소 예정부지인 석리와 노물리를 방문하고, 영덕 시내에 신규핵발전소 반대 현수막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