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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단체 “여기 존엄한 삶이 무너졌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

서정용 기자 입력 2021.08.14 11:59 수정 2021.08.14 12:20

-장애인과가난한이들의합동사회장 공동장례위원회 합동 분향
-17일(화) 오후 2시부터 청계천 광장 소라탑 앞에서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장애와 가난 때문에 사망한 이들의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어 우리사회에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장애인과가난한이들의합동사회장 공동장례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월 8일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신청한 뒤 홈리스 상태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50대 남성 A씨가 생활하던 차안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지난 7월 29일에는 서울시 서대문구에 거주던 뇌병변 경증장애와 희귀질환이 있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30대 남성이 옥탑방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8월 서울시 강서구와 중랑구에서, 7월 강서구, 도봉구, 은평구 그리고 동두천시에서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사망 소식이 연일 보도되었다. 

 

언론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줄어들어 발굴과 모니터링이 부족하고 상담 및 프로그램 참여를 강제할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의 죽음은 발굴과 모니터링,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닙니다. 빈곤과 불평등한 사회에서 가난과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 때문에, 한국사회 분배정책의 총체적인 실패로부터 발생한 사회적 죽음입니다.

장애와 가난으로 인한 죽음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반복되어온 비극이다. 

 

2014년 송파 세 모녀의 죽음, 2018년 7명의 목숨을 앗아간 국일고시원 화재참사, 2019년 인천 일가족, 서울 관악구 모자의 죽음이 있었다. 

 

더불어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우리 주변에서 가난과 장애를 이유로 거리에서, 쪽방에서, 시설에서, 집에서, 스러져간 이들이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죽음이 발생할 때마다 제도 개선을 통해 빈곤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호언 했지만, 비극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제도 개선이 선언에 그치거나 땜질로 일관되어 왔기 때문이다.

주거와 소득, 의료와 사회서비스의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는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경제위기 그리고 폭염이라는 중첩된 위기의 시기를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최초의 죽음은 지역사회와 분리된 집단격리시설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해 있던 정신장애인이었다. 

 

작년 12월에는 방배동에 살던 김씨의 죽음이 발달장애를 가진 그의 아들에 의해 숨진지 5개월 만에 세상에 알려졌다. 

 

김씨는 생전 건보료를 장기 체납한 상태에서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생계와 의료급여를 신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5월과 작년 발달장애인 자녀와 부모의 죽음이 반복되었다.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과 조건이 보장되지 않았기에 발생한 죽음이었다.

 

작년 12월 혹한의 추위에 비닐하우스로 덮힌 조립식 패널 숙소에서 이주노동자가 사망한 채 발견되었고, 지난 7월에는 서울역 거리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었다.

코로나19 시기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한국의 GDP대비 사회복지 지출은 OECD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쪽방·고시원 등 비주택에 거주하는 가구가 39만에 달하는 상황이지만 장기공공임대주택은 5%이다. 

 

특히나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의 부양의무자기준과 장애등급제 폐지 공약을 파기하고 가난과 돌봄의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게 전가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복지기준선이자 수급자들의 생계급여와 직결되는 기준중위소득을 현실보다 낮게 책정해 복지제도가 필요한 사람들의 필요를 가리고, 수급자들의 삶의 질을 낮추고 있다.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삶이 죽음으로 알려지는 비극은 실패한 사회정책을 고수하며 빈곤과 불평등을 방조하고 있는 국가로부터 발생한 사회적 죽음이다.

이에 우리는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장례위원회>를 모집, 8월 17일(화) 오후 2시부터 청계천 광장 소라탑 앞에서 <“여기 존엄한 삶이 무너졌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을 열 예정이다. 

 

방역지침을 고려하여 합동사회장은 1인 상주만 머물며 향불을 지킵니다. 

 

사회장 여는 발언대를 시작으로 우리 사회 심각한 빈곤과 불평등을 우려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는 분들의 릴레이 발언과 기도를 1인씩 이어갑니다. 

 

단체는 분향소는 8월 19일 오전11시까지 이어지며 사회장 종료 후 우리는 추모위원회 명단과 추모메시지, 불평등 해결을 요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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