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 환경노동위원회 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5년간 3회 이상 수급 반복자 1위 직종은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직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2.6%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실업급여 3회 이상 수급자를 구조적으로 만들어 내면서, 고용보험 적자 해소 대책으로 이들에 대한 실업급여를 삭감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기준 5년간 구직급여 수급 횟수별 직종 순위와 비중을 보면, 1회 및 2회의 경우 순서는 다르나 주로 제조업, 건설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 도매 및 소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의 5개 업종이 1~5위에 있었고,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의 경우 인원 기준 1회 3.4%, 2회 6.7% 및 수급 총액 기준 1회 3.1%, 2회 5.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회 이상의 경우 인원 기준으로 동 직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22.6%(수급총액 기준 19.9%)인 것으로 나타나 1~2회 수급자의 주요 직종 구성과 3회 이상 수급자의 주요 직종 구성이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직종에서 수급 횟수가 3회 이상인 경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상기 직종으로 집계되는 입법부·사법부·행정부의 기간제 근로자, 별정직·임기제 공무원, 정부 직접 일자리 참여자 등이 구직급여를 5년 동안 3회 이상 수급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고용보험의 재정수지는 경기 변동에 따라 흑자와 적자를 반복해 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적립금이 누적되다가 경제위기에 소진되고, 다시 경기가 회복되면서 재정수지 흑자 전환과 적립금 누적되는 순환 구조를 가져왔다.
현재의 재정수지 적자와 적립금 소진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 고용보험이 실업자와 고용 취약계층의 마지막 안전망이 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다. 코로나19가 극복되고 경기가 활성화되면 재정수지는 흑자 전환할 것이고, 적립금도 누적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정부와 여당이 적자발생에 대해 수급자들의 도덕적해이에 의한 것인 마냥 문제를 호도하며, 5년간 3회 이상 수급자들의 구직급여 축소와 대기기간 연장을 적자 해소방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우선 정부가 3회 이상 실업에 처해 정당한 실업급여를 수급한 국민을 도덕적해이에 빠진 사람들, 또는 잠재적 부정수급자라는 시각으로 보고있다. 정부와 여당의 논리는 이들이 낸 보험금보다 많이 타가게 돼서 다른 납부자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논리라면 의료보험 역시 납부 보험료보다 많이 혜택을 보는 국민들의 의료보험 지원을 줄여야 하며, 국민연금 역시 납부한 연금액을 초과해 수급하는 국민들의 보험료도 줄여서 줘야한다.
앞서 자료에서 확인한 대로, 3회 이상 수급자의 대부분은 정부가 채용한 비정규직, 건설일용직, 사업시설관리 및 사회지원 서비스업, 제조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단기채용과 실업이 반복되는 구조를 가진 취약 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5년간 3회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국민들은 사실상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이며, 생존의 마지노선에 걸려있는 취약계층이다.
부정수급자는 적발해서 처벌하면 되는 것이지, 실업으로 고통받는 국민들 전체를 잠재적 도덕적 해이로 보는 시각 자체가 문제다.
강은미 국회의원은 “정부가 앞장서서 실업급여 다회 수급자를 양산하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실업급여를 삭감하는 방식의 책임 전가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실업을 반복하는 업종에 대한 고용보험 부과율을 높이고, 실업자에게 중장기 일자리 제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전국민 실업급여 확대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정부 재정을 투입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사회적인 고용보험 인상 논의를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