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행정뉴스=김용태기자] 서울시는 45개 교정기관에 수감돼 있는 1000만원 이상 고액세금 체납자 225명에 대한 영치금, 작업장려금, 근로보상금 압류를 지난달 말 통지했다고 2일 밝혔다.
조세채권과 관련해 영치금을 압류하는 것은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다.
영치금은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용될 당시 지니고 있던 휴대금과 수용자 이외의 가족이나 친척 등 지인이 수용자 계좌로 보내온 전달금 등이다. 교정시설에서 수용자 개인별로 개설해 준 계좌로 관리되고 있다.
1인당 영치금 계좌 잔고는 최대 300만원이다. 수용자는 영치금을 활용해 의류와 침구, 약품 등을 구입할 수 있으며 1일 2만원 이내로 음식물도 살 수 있다.
서울시는 전국 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고액세금 체납자 일제 조사를 통해 확인한 총 304명 중 세금을 분납 중이거나 생계형 체납자 등을 제외한 225명을 선별했다.
본인, 가족 등의 명의로 고가 부동산을 소유하는 등 세금을 납부할 여력이 있음에도 미뤄온 이들로 각종 범죄를 저질러 교정시설에 수감된 사회 저명인사 등이 포함됐다. 이들의 체납액은 총 417억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교정시설에 수용되면 납세 의무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체납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이번에 영치금 압류를 단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7월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88.2%가 ‘세금체납자에 대한 강력한 행정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번 영치금 압류는 납세자가 체납한 날부터 5년간 유지되는 ‘체납세금 징수권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과가 있다. 수감기간 동안 체납 징수활동을 중단 없이 이어나감으로써 소멸시효를 연장시키기 때문이다.
서울시 압류통보에 따라 압류되는 수용자별 영치금은 즉시 교정시설로부터 추심을 받고 서울시 체납세금에 충당된다. 수용자가 교정시설 수감 중에 지급받은 작업 장려금과 근로 보상금도 출소할 때 교정시설에서 서울시로 보내주게 된다.
서울시는 이번에 압류한 교정시설 수용 체납자들의 영치금을 주기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재산 은닉이나 체납처분 면탈 정황이 있으면 영치금 거래내역을 추가로 조사하고, 혐의를 발견하면 범칙사건으로 전환해 체납자 본인, 관련자를 대상으로 심문·압수·수색을 실시한다.
이병한 서울시 재무국장은 “교정시설에 수감된 서울시 고액세금 체납자들의 영치금을 압류함으로써 세금을 체납하고 범죄를 저질러 사회에 큰 피해를 일으키고도 양심의 가책 없이 영치금으로 여유 있게 수감생활 중인 비양심 고액체납자에게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