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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금리인하 시기 놓친 한은, 연속 금리 두 번 내린 배경

김국우 기자 입력 2024.12.01 19:08 수정 2024.12.01 19:13

김국우4차산업행정뉴스논설위원

 

 


[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 논설위원]  한국은행 구 청사는 1958년부터 1988년까지 한국은행 본관으로 사용되었다. 지금은 화폐박물관으로 쓰인다. 1981년 대한민국의 사적 제280호에 지정되었다.

 
지난 11월28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국은행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 배경은 경기침체 가시화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올해 1분기(1~3월) 1.3%의 ‘깜짝’ 성장을 했지만, 2분기 역성장(-0.2%)에 이어 3분기(0.1%)에도 부진했다.

 
10월에 기준금리를 낮춰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 이후 2개월 연속 통화완화 기조였다. 미국(4.5~4.75%) 간 금리격차는 최대1.75%포인트이다.

금통위가 두 차례 이상 연이어 기준금리 인하 조치는 15년 만이다. 직전 사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였다. 닷컴 버블과 미국 9.11 테러가 겹친 2001년 7~8월엔 연속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은 올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에 실패했다. 3분기 성장률(0.1%)도 한은 전망(0.5%)을 하회했다. 지난 8월 가계부채 증가세 우려로 금리를 동결했다. “완만한 성장세”란 경기오판으로 금리정책 타이밍을 놓치는 우를 범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 8곳 중 바클레이스와 시티, JP모건, HSBC, 노무라 등 5곳이 내년 한국 성장률을 1%대로 하향 조정했다. IMF도 내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 2.2%에서 2.0%로 내리는 등 모두 전망치를 낮췄다.

한은은 가계부채 급증 등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계속 동결하며 늦춰 왔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본격진입이 가시화되자 서둘러 동결에서 인하로 급선회했다. 과학적 확고한 접근 없이 허둥대다가 금리인하를 실기한 꼴이다.

 
미국의 9월 금리인하를 전후 해 주요 국가들은 선제 대응해 금리를 인하했다. 한은도 글로벌 금융시장을 제때 대응했다면 8월 금리인하가 적절했을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한은이 내년 2.25%까지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레드 스위프’(미국 공화당의 백악관과 상·하원 의회 장악)는 예상을 빗나갔다”며 “수출 불확실성과 성장률조정은 매우 큰 변화”라고 했다. 1400원대 원화 환율이나 2천조원대의 가계부채 부담으로 금리인하가 어려웠다고도 했다. 금리를 0.25% 내리면 0.07%포인트 성장효과란 분석이다.

금리 인하는 통화의 가치를 낮춰 환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금리란 돈을 빌릴 때 내야 하는 비용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예금을 할 때 적용되는 이자율이 금리에 해당한다. 환율은 한 나라의 통화를 다른 나라의 통화로 교환할 때의 적용비율이다. 1달러를 1000원에 교환하면, 1달러의 환율은 1000원이 된다. 환율기능은 국제무역, 투자와 외환시장 등에서 중요하다.

경제학 이론에서는 금리와 환율이 상호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금리가 인상되면 환율은 하락하며, 반대로 금리 인하는 환율 상승이 일반적이다. 금리인하로 경제 활성화 기대가 높으면, 통화 가치가 오히려 상승할 수도 있다.

 
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 대출자의 이자 부담 감소, 증권사의 부동산 PF 해소와 주가 상승효과 등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가계대출 증가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가계부채 증가의 부작용 등은 부정적 요소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로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결정됐다는 풀이다. 경기 부진에도 세수 감소 우려에 정부의 재정투입이 어려운 데다 트럼프 당선으로 무역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졌다. 

 

한은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 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은 이어진다”고 봤다.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2.0%)보다 낮은 1.9%였다.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2.3%ㆍ1.9%로, 2026년에는 1.9%로 전망됐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기준금리 인하 결정과 관련해 “내수와 민생이 어려운 가운데 금리 인하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도 내수와 민생 회복을 위해 정책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의 통화정책과 정부의 재정정책이 함께 해 경제난국을 타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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