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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AI 스타트업체 딥시크와 월가 AI 열풍의 챗GPT를 합성시각물. ⓒ로이터=뉴스 |
[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논설위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놀라운 발전이 미국 기술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뉴욕 증시는 폭락했고, 2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 지수 3.07% 급락과 S&P 500지수는 1.46% 떨어졌다.
AI 칩의 선도적 공급업체인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하루 만에 17% 폭락했다. 시가총액 5888억 달러(약 860조원)가 증발한 것. 이는 단일 주식이 하루 동안 잃은 시가총액 기준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치다. 3년 전 메타가 세운 이전 기록인 2400억 달러 두 배를 넘는다. 시총 순위도 1위에서 3위로 주저앉았다.
또 AI산업 수혜주 브로드컴(17.40%), 마블테크놀로지(19.10%), 마이크론테크놀로지(11.71%) 등도 급락했다. 반도체 제조사 TSMC(13.33%)와 ASML(5.75%)도 동반 하락했다.
‘딥시크’는 비기술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AI 데이터센터 구동에 막대한 전력이 들어가는 에너지 기업들의 주식,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GE버노바 등은 하루 21% 급락했다. 발전기에 사용되는 천연가스 선물가격도 5.9% 하락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도 하락 도미노 현상을 나타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고성능 칩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저비용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AI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온 미 빅테크업계는 물론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반도체 수출을 제한해왔던 미 정부도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이 치열했던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미국보다 먼저 발사해 미국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것에 빗댄 "AI 분야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란 평가까지 나온다.
딥시크의 AI 모델이 중국 해지펀드 하이플라이어가 개발, 2024년 12월에 출시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고 개선할 수 있는 개방형 오픈소스라는 점이다.
이 모델은 적은 비용과 간단한 반도체 사용에도 뛰어난 성능이다. 미국 AI 기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이 글로벌 AI 개발 생태계의 주도권을 중국에 추격당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하기도 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투자비용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딥시크가 개발한 AI 모델의 성능보다 개발 비용에 더 주목한다. 딥시크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딥시크가 지난달 말 공개한 '딥시크-V3' 개발비는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로 메타가 최신 AI 모델 '라마3′ 모델에 쓴 비용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딥시크 충격이 기존 빅테크업체의 과잉투자론으로도 옮겨붙는 분위기다. 딥시크가 AI 학습용 첨단 칩 확보를 확인되진 않지만 그 성능은 미국의 무역제재가 중국 발전 장애에 비효과적임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미국 고가의 칩이 없어도 미국 빅테크업계 수준의 AI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고, 미국의 압박에도 독자적 노선의 구축을 사실상 인정해 줬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주도한 고성능 AI칩 수출규제의 한계를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AI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해 왔지만 허를 찔렀다는 평가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2022년 8월 중국군이 AI 구현 용 반도체 제품을 군사용으로 전용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관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딥시크 V-3 모델 훈련에는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춰 출시한 H800 칩이 쓰인 것으로 추정돼 안보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증시는 한국 코스피에 비교해 보면 과열된 수준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또 딥시크 성능이 얼마나 우수한지 여부와 제한된 기술과 적은 비용이 실제 투자했는지 여부도 정확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딥시크 새 모델이 미국 AI 버블이 꺼지는 계기가 될지, 일시적 해프닝으로 끝날지, 다른 변수의 상쇄효과 여부 등 보수적 투자전략이 바람직 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