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프랑스 소송에 발목 잡힌, 26조원 체코 원전수주 계약의 향방

김국우 기자 입력 2025.05.08 10:49 수정 2025.05.08 10:53

김국우 4차산업행정뉴스 논설위원

 


[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 논설위원]  체코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KHNP)과 프랑스전력공사(EDF) 간의 치열한 경쟁과 법적 분쟁으로 주목된다. 

 

총사업비 26조원 규모 체코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 프로젝트가 최종 계약 서명 하루 전에 현지법원 제지로 중단됐다. 한국에 패한 EDF의 끈질긴 법적 문제 제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한국 대표단이 서명식을 위해 프라하 현지로 가는 비행편에 탑승해 있던 시각에 나온 판결이어서 한국 입장이 더 황당하다.

2022년 3월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Dukovany) 원전부지에 1,000~1,200MW급 원전1기건설의 국제입찰을 시작했다. KHNP.EDF.미 웨스팅하우스가 참여했다.

2023년 6월 입찰 참여 기업들은 체코 정부에 최종 입찰서를 제출,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을 우선 진행했다. 테믈린(Temelín) 3·4호기 건설 여부를 결정할것도 발표했다. 2024년 7월 17일 체코는 한수원을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국기업이 유럽 원전시장 진출의 첫 사례로,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이후 15년 만의 쾌거였다.

2024년 10월 EDF는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에 한수원 수주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기각, 이후 EDF는 체코 법원에 다시 태클을 걸었다.

 

2025년 5월 6일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은 EDF의 이의 제기에 대한 본안 소송이 진행되기 전까지 한수원과 체코전력공사(CEZ) 간의 계약 체결을 중지하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계약이 체결될 경우, 소송 결과에 따라 EDF가 계약을 따낼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5월 7일에 계약 체결식은 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연기됐다. 체코 정부는 계약 체결식 연기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법적 절차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체코 법원은 EDF의 이의 제기에 대한 본안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며, 최종 결정은 최고행정법원에서 내려질 수 있다. 법원의 최종 결정에 따라 한수원과 체코전력공사 간의 계약 체결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이번 사업은 한국 기업이 유럽 원전 시장에 진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으며, 향후 체코의 추가 원전 건설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은 한국과 프랑스 간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겨루는 무대일 뿐만 아니라,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사업이다. 향후 법원의 결정과 체코 정부의 대응에 따라 사업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체코 원전 수주는 ‘탈원전 폐기, K원전산업 복원’ 정책의 상징적인 업적이다. 자해 같았던 문재인 정부 5년간 탈원전으로 손상된 원전의 연구개발, 사업화, 시공 건설 등 일련의 산업 생태계를 어렵게 복원해 낸 큰 성과였다. 

 

윤석열 정부의 한국형 원전의 체코수출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금융과 외교력까지 종합한 주목할 만한 성과임은 분명하다. 최종 계약서명을 해내고 조기 착공에 들어가기를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랑스 EDF의 문제 제기는 입찰 절차와 과정이 공개적이고 투명 여부, 원자로를 100% 고정 가격으로 한 게 지속 가능한가,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주하면서 유럽 내 일부 국가가 주장하는 ‘유럽산 100%’라는 신규원전 건설 원칙과 부합하고 있나 등이다. 

 

유럽 내 지역주의에 호소하는 모습에다 뒤늦은 트집 잡기 라는 평이다. EDF는 2년 전 폴란드 원전사업에서도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패한 바 있다. 더구나 스웨덴 핀란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등 유럽 다수 국가가 원전 건설에 관심을 높이는 상황이다. 체코 원전이 대표적 사례다.

체코 정부 반응은 계약 자체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체코 원전은 우리로서는 탈원전을 힘겹게 극복해 낸 ‘K원전 르네상스’상징적인프로젝트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계약이 조기 완결에 모든 힘을 다해야 한다.



저작권자 4차산업행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