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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69세)이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 신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 CNS |
[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 논설위원] 제267대 교황에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맡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선출됐다. 8일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피어오른 백연(白煙)과 함께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 제267대 교황이 선출됐다. 새 교황은 즉위명으로 ‘레오 14세(LEO XIV)’를 택했다. 미국출신 교황은 사상 처음 일이다.
5월 8일 오후 7시경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레오 14세 교황은 눈물을 글썽이었다. 군중의 환호에 새 교황은 선출 후 첫 ‘우르비 엣 오르비’(로마와 온 세계에) 강복에서 전 세계 가톨릭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의 평화를 빌었다. 또한 용기를 가지고 세상에 빛이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의 첫 교황이자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아메리카 대륙 출신 두 번째 교황이다.
1955년 9월 14일 미국 시카고 출생으로 1977년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입회한 레오 14세 교황은 1981년 종신서원을 하고 이듬해인 1982년에는 사제품을 받았다.
로마 교황청립 안젤리쿰에서 수학한 레오 14세 교황은 1988년부터 11년 동안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1999년에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미국관구장으로 임명됐다.
2014년 11월 3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페루 치클라요교구의 교황 대리로 임명, 주교서품을 받았다. 2015년 9월 26일 치클라요교구장에 임명됐고, 이후 페루 주교회의 부의장, 문화 및 교육위원장, 경제평의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23년 1월 30일, 교황청 주교부 장관 겸 라틴아메리카 교황청 위원회 위원장 임명과 동시에 대주교로 승품됐다. 2024년 9월 30일에는 추기경에 서임됐다.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시절 주요 시노드 행사와 교황의 해외 사목 방문에 동행했다. 복음화부, 신앙교리부, 동방교회부, 수도회부, 문화교육부, 바티칸 시국 위원회 등의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교황청 수석 부제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은 이날 오후 7시 13분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와 “여러분에게 큰 기쁨을 알립니다(Annuntio vobis gaudium magnum). 우리는 새 교황을 얻었습니다(Habemus Papam)”라고 밝혔다. 새 교황을 발표 때 쓰는 공식적 표현이다.
새 교황이 이어서 발코니로 나와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고 첫 인사를 건넸다. 그는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을 여러 번 인용하며 “두려움 없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되어 서로 손을 맞잡고 평화와 연대의 정신으로 함께 걸어가자”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첫 번째 투표에서 추기경 133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표가 모이면서 새 교황의 선출이 확정됐다. 지난 7일 오후 콘클라베가 시작된 지 만 하루 만이다. 총 4번의 투표가 이뤄졌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콘클라베에서 둘째 날 오후 마지막 투표(다섯 번째 투표)에서 선출됐다.
바티칸 안팎은 새 교황의 과제로 우크라이나와 중동 분쟁 중재, 교황청 재정 투명성 강화, 시노달리타스(공동합의성) 후속 개혁, 기후 위기 대응 등이 거론된다. 모두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깊은 관심을 기울여 온 현안들이다.
교황청은 조만간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릴 새 교황의 즉위 미사 날짜와 새 국무원장 임명 여부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