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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기획/ 용산공원 개발 ‘난항’…주택공급이냐 도심공원이냐 정부·서울시 충돌

서정용 기자 입력 2026.08.18 05:17 수정 2026.08.18 05:21

-정부 “용산공원 주택공급 가능성 검토”…서울시·용산구 반대
-특별법·토양오염·주민반발까지 넘어야 할 산
-국토부·서울시 20일 협의…용산공원 운명 분수령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서울 한복판의 대규모 국가공원으로 추진돼온 용산공원이 주택공급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용산어린이정원을 비롯한 용산공원 부지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나서자 서울시와 용산구가 공원 훼손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입장 차이에 법률 문제와 토양오염 정화, 주민 반발까지 겹치면서 용산공원의 장래를 둘러싼 논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국토부 “공원 전체에 아파트 짓겠다는 뜻 아니다”

논란은 정부의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발표 이후 본격화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해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공급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는 이후 논란이 확대되자 용산공원 전체를 아파트로 개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원 내 어느 부지가 주택 건설에 적합한지를 검토하는 단계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정부로서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만큼 용산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 서울시 “마지막 대규모 도심 녹지”

서울시의 생각은 다르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도심 녹지이자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공간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주변 도시계획에서도 남산~용산공원~한강을 연결하는 녹지·보행축 조성이 중요한 도시공간 전략으로 설정돼 있다.

따라서 주택공급을 위해 공원 기능을 축소할 경우 서울의 장기적인 녹지축과 도시계획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반대 논리다.

용산구 역시 정부의 용산공원 주택공급 검토에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 주민들도 반발…근조화환까지 등장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변수다.

최근 용산어린이정원 일대에는 정부의 주택공급 검토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근조화환을 설치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일부 주민들은 용산공원을 단순한 '빈 땅'이 아니라 어린이와 미래세대가 이용해야 할 국민의 공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서울의 주택가격과 공급 부족 문제를 고려하면 일부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무조건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결국 '공원 보존'과 '주택공급' 가운데 어느 하나만 선택하기보다 어느 정도까지 양립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 가장 큰 장벽은 '용산공원조성특별법'

정부와 서울시가 정치적으로 합의한다고 해도 법률 문제가 남는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군기지 본체부지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특히 본체부지를 공원 이외의 목적으로 용도 변경하거나 매각 등 처분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본체부지 가운데 일부를 실제 주택용지로 전환하려 할 경우 특별법과의 관계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국토부의 행정계획 변경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 토양오염 정화도 넘어야 할 산

옛 미군기지라는 특성상 토양오염 정화 문제도 개발 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주택이든 공원이든 국민이 장기간 이용하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반환부지의 오염조사와 정화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정화 범위와 방법, 비용 부담 등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실제 착공 시기는 더욱 늦어질 수 있다.

정부가 주택공급 속도를 강조하더라도 용산공원에서 단기간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공급 속도도 문제…당장 집값 안정 효과는?

정부가 용산공원을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울의 주택공급 확대다.

그러나 부지 결정과 법률 검토, 도시계획 변경, 토양 정화, 주민 의견수렴과 인허가를 거쳐 실제 착공·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용산공원 활용이 결정되더라도 현재의 서울 주택가격과 전월세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주택공급 발표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몇 가구 공급'이 아니라 실제 착공과 입주 시점을 국민에게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 20일 국토부·서울시 협의가 첫 분수령

정부와 서울시는 오는 20일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제한구역 활용 등 서울지역 주택공급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측이 이 자리에서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을지가 주목된다.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고, 서울시는 용산공원의 녹지 기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원칙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가의 주택정책과 서울시 도시계획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 실제 사업 추진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 정부와 서울시가 답해야 할 다섯 가지

첫째, 정부가 검토하는 용산공원 주택공급 대상지는 정확히 어디이며 면적은 얼마인가.

둘째, 예상 주택공급 규모와 착공·입주 가능 시기는 언제인가.

셋째, 용산공원조성특별법과 충돌할 경우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인가.

넷째, 토양오염 정화에 필요한 기간과 비용은 얼마나 되는가.

다섯째, 주택을 공급하더라도 남산~용산공원~한강을 연결하는 녹지축을 유지할 수 있는가.

용산공원 문제는 이제 단순히 '아파트를 지을 것인가, 공원을 지킬 것인가'라는 선택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의 주택 부족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100년 뒤에도 남을 도심 녹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라는 장기적인 도시계획의 문제다.

정부와 서울시는 정치적 공방에 머물 것이 아니라 공급 가능한 주택 규모와 실제 공급시기, 공원 보존면적, 환경정화 비용을 수치로 공개하고 국민적 판단을 구할 필요가 있다.

오는 20일 국토부와 서울시 협의 결과가 용산공원의 향후 개발 방향을 결정할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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