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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환경단체들은 오늘(19일) 우리는 지속가능한 바다 생태계와 소비자의 알 권리, 그리고 지속가능한 어업 현장을 함께 지키기 위해 '수산물 이력 정보 강화 및 투명성 확대 촉구'에 서명으로 동참한 5,600여 명의 시민과 함께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8월 19일 오전 11시,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국회의원과 전국어민회총연맹, 한국소비자연맹,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은 오는 9월 해양수산부의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 하위법령 입법예고를 앞두고 국회 소통관에서 수산물 이력 정보 및 투명성 강화와 실효성 있는 하위법령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자리한 국회의원과 어민, 소비자, 환경·인권단체는 입장과 관점은 각기 달랐지만 하나의 메시지로 모였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소비자의 82.8%가 투명한 이력 보장 시 추가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밝혔고, 어획·가공 날짜(63.2%), 양식·자연산 여부(58.9%) 등 세분화된 정보를 원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시장을 막고 있으므로 이력제 의무화와 정보 공개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김신원 환경정의재단 연구원은 “수산물 라벨에 누가, 어떻게, 언제, 어디서 어획되었는지에 대한 핵심 데이터 요소를 포함시키고 대중에게 공개되어야 한다”며 “소비자는 자신이 구매하는 수산물이 안전하고 어떠한 불법 행위나 인권 침해로부터 자유로운지 알 권리가 있다. 원산지 표시를 넘어, 학명·생산자·생산 방법·어구·어획 지역까지 담긴 라벨이야말로 소비자가 눈을 뜨고 소비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은 몸바사 선언* 채택에 이어 이행 의지를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어업 투명성 헌장'의 10대 원칙 역시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복 전국어민회총연맹 회장은 생산자의 입장으로서 "정직하게 잡은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게 식탁에 오르도록 이력제 확대와 투명성 강화라는 방향에 어민들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고령의 영세 어업인이 많은 현장 특성을 고려해 어획 정보를 쉽고 간편하게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과 디지털 장비·인력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어민이 제공한 어획정보가 유통·가공·소비자까지 정확히 이어지는 통합 시스템을 만들고 어민을 제도의 당사자로 참여시켜달라"고 강조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5월 대표발의해 통과시킨 연발법의 의미를 강조하며 "바다에서 어떤 수산물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잡혔는지에 대한 정보가 정부의 행정망에만 머문다면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바다에서 취합된 정보가 유통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까지 전달되고, 국민의 알 권리로 완성되어야 수산물 이력관리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수산물 이력 추적과 정보 공개를 제도화하고 투명한 유통체계를 마련할 것을 해양수산부에 촉구했다.
송유진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서해 하구의 실뱀장어 불법조업 추적 사례를 통해 “이력 추적이 생산 단계에서부터 이루어지지 않고 소비자도 알 수 없다면 이런 불법 조업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수산물 이력 정보가 투명하게 관리·공개될 경우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과 남획을 예방하고 지속가능한 어업과 해양생태계 보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산물 이력 제도 안에 어구 정보 등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와 연관된 정보를 더욱 강화하고, TAC 적용 대상을 중심으로 수산물 이력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 단체들은 5,600여 명의 시민 서명을 해양수산부에 전달할 예정임을 밝혔다.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은 9월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 입법예고를 거쳐 관계부처 협의와 규제·법제 심사를 마친 뒤 공포되며, 부칙에 따라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주최 측은 입법예고 기간 동안 오늘 발표한 요구사항을 담은 의견서를 해양수산부에 제출하고, 법 시행 전까지 하위법령 제정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시민사회 서명운동과 정책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17일 케냐 몸바사에서 열린 제11차 아워오션 컨퍼런스에서 15개국이 채택한 '몸바사 선언(Mombasa Declaration)'에 서명했다. 이 선언은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 근절과 어업 투명성 강화를 위해 선박 정보 공개, 어업 허가 정보 공유, 수산물 공급망 추적성 확보 등을 각국 정부가 이행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자회견문은 다음과 같다.
바다에서 식탁까지, 투명한 수산물 이력으로 지속가능한 어업을 완성하라
오늘 우리는 지속가능한 바다 생태계와 소비자의 알 권리, 그리고 지속가능한 어업 현장을 함께 지키기 위해 '수산물 이력 정보 강화 및 투명성 확대 촉구'에 서명으로 동참한 5,600여 명의 시민과 함께 이 자리에 섰다.
한국은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 55.7kg에 달하는 세계 최상위 소비국이지만, 정작 식탁 위 수산물이 어디서, 어떻게 잡혀왔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9월) 국내 수산물 이력관리 비율은 평균 8%에 불과했고, 가장 최근인 2025년에도 14%에 그쳤다.
업체 자율 참여에만 의존해온 결과다. 더 근본적으로는 이력 추적이 어획 시점이 아닌 위판장에서부터 시작되어, 여러 배의 어획물이 뒤섞이는 순간 선박별 이력이 사라지고 총허용어획량(TAC) 제도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유럽연합 등 선진국이 어종 학명, 어획 해역, 사용 어구까지 의무 표기하는 동안, 한국의 수산물 표시 기준은 원산지 국가명 표기에 머물러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의 설문조사에서 소비자 74.0%가 어획·양식 지역을, 63.2%가 어획·가공 날짜를 알고 싶다고 답했고, 82.8%는 투명한 정보가 보장된다면 추가 비용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수산물 이력제가 업체 자율 참여에 머물러 있는 사이, 지난 5월 통과된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은 어선 위치·어획·양륙 정보를 정부가 의무적으로 취합하는 별도의 체계를 마련했다. 중요한 첫걸음을 떼었지만, 취합된 정보가 행정 내부에 머물고 정작 소비자에게 닿지 않는다면 반쪽짜리 투명성에 불과하다.
법이 제 역할을 다하려면 정보가 소비자에게 공개될 전달 체계가 이번 하위법령에 우선 담겨야 한다. 동시에 고령화된 어촌 현장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도록 이행을 위한 현장 인프라와 예산 지원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바다에서 식탁까지 이어지는 투명한 기록을 위해, 우리는 해양수산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연근해어업 발전법' 시행에 맞춰 TAC 적용 어종부터 수산물 이력제 의무화 대상으로 조속히 고시하고, 단계적 이행 로드맵을 공개하라.
하나, 선박명·조업구역·사용 어구·어획일 등 어획 단계 정보를 이력에 포함하고,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공개 체계와 범부처 협의를 통해 국제 수준의 표시 기준을 마련하라.
하나, 하위법령에서 대상 어종을 TAC 어종 중심으로 폭넓게 지정하고 처벌 수위를 실질적 억지력이 있도록 강화하되, 현장 디지털 인프라·어민 교육·전담 인력 등 이행 지원책을 반드시 병행하고, 시민사회·어업인 단체가 함께하는 시행령 논의 창구를 마련하라.
오늘 이 자리에서 발표된 5,600여 명의 시민 서명은 해양수산부에 직접 전달될 것이다. 5,600여 명의 시민이 서명으로 함께한 바다에서 식탁까지의 투명한 약속에 해양수산부가 조속히 응답해 줄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