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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정몽준, 전태일·이소선 장학재단에 사재 5억 재계와 노동계 넘어선 '상생의 손길' 주목

서정용 기자 입력 2026.08.21 08:11 수정 2026.08.21 08:16

-전순옥 이사 축사가 계기…노동자 가족·취약계층 학생 장학사업에 사용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노동운동의 상징인 전태일 열사와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전태일이소선장학재단에 사재 5억 원을 기부하면서 그 배경과 의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태일이소선장학재단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최근 장학기금 5억 원을 개인 재산에서 출연했다.

이번 기부금은 노동자와 노동자 가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학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 기부 계기는 지난 2월 전순옥 이사의 축사
이번 기부가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다.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2월 열린 아산사회복지재단의 '2026년 장학증서 수여식'이었다.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인 전순옥 전태일이소선장학재단 이사가 이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전 이사는 어려운 환경과 고된 노동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았던 오빠 전태일 열사의 삶을 소개했다.

자신 역시 과거 독일 장학재단의 도움을 받아 유학을 마칠 수 있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장학금이 단순한 학비 지원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응원하는 의미를 갖는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 이야기가 정 이사장의 기부 결정으로 연결됐다.

■ 아산재단 설립 정신과 전태일의 '연대'가 만났다
정 이사장이 주목한 것은 두 재단이 출발한 역사적 배경의 차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공통된 가치였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정주영 설립자가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뜻을 실현하기 위해 1977년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의료·사회복지·장학사업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해왔다.

반면 전태일이소선장학재단은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헌신했던 전태일 열사와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출발점은 달랐지만 결국 '어려운 이웃을 돕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든다'는 지점에서 두 정신이 만난 것이다.

정 이사장은 이 같은 가치가 서로 맞닿아 있다고 판단해 사재 출연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 '현대가' 정몽준과 '노동운동 상징' 전태일의 만남
이번 기부가 더욱 관심을 받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정몽준 이사장은 현대가를 대표하는 기업인이자 오랫동안 정치·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해온 인물이다.

전태일 열사는 1970년 서울 평화시장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근로기준법 준수를 사회에 호소하며 분신한 뒤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때문에 재계를 상징하는 인물이 노동운동의 대표적 상징인 전태일의 이름을 이어가는 장학재단에 거액의 사재를 기부했다는 것은 단순한 장학금 지원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과 노동계가 대립의 상대가 아니라 교육과 복지, 청년의 미래라는 공동의 목표를 놓고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 장학생 매년 15명 안팎 지원
전태일이소선장학재단은 매년 15명 안팎의 장학생을 선정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업을 계속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면서 전태일·이소선이 남긴 연대의 정신을 교육을 통해 이어가는 것이 사업의 중요한 목적이다.

이번 5억 원의 기부로 장학사업의 안정성과 지원 범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인 전태일이소선장학재단 이사장도 이번 기부에 감사의 뜻을 밝히면서 사회의 이웃을 돌아보는 청년들을 키우는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노사갈등 반복되는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
이번 기부는 최근 산업현장에서 노사갈등과 파업 문제가 다시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문제와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문제는 어느 한쪽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전태일이 요구했던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과 아산재단이 추구해온 어려운 이웃에 대한 지원이 '장학사업'이라는 접점에서 만났다는 점은 우리 사회가 주목할 대목이다.

5억 원이라는 액수도 중요하지만 이번 기부가 갖는 더 큰 의미는 재계와 노동계를 구분하는 경계를 넘어 다음 세대의 교육과 사회적 연대라는 공동의 가치를 확인했다는 데 있다.

기업과 노동계가 갈등을 넘어 사회적 약자와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 모델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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