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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경실련 논평 기고/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을 정치적 압박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입력 2026.08.21 11:12 수정 2026.08.21 11:15

- 사법부 독립과 권력분립의 원칙을 존중하라!
-2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최근 여당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 행사를 비판하며 대법원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헌법상 사법부의 수장을 향해 집권 여당 대표가 헌법에 부여된 권한의 행사를 문제 삼아 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이는 사법부 독립을 위축시키고 헌정질서의 기본 원리인 권력분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정치적 압박이다.

물론 과거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물밑 조율을 거쳐 갈등을 최소화해 왔던 관례에 비추어 볼 때, 대법원이 정무적 소통과 조율에 더 힘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대한민국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관계 기관 사이의 의견 교환이나 협의가 이루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한 협의가 헌법상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제청권을 사실상 구속하거나, 대통령과의 사전 합의를 제청의 전제조건으로 만드는 데까지 나아가서는 안 된다. 대법원장의 제청, 국회의 동의, 대통령의 임명이라는 각각의 헌법상 권한과 책임은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제청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에는 ‘직무유기’라고 비판하다가, 대법원장이 헌법상 권한에 따라 제청권을 행사하자 이번에는 ‘직권남용’을 거론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청하지 않아도 문제 삼고 제청해도 문제 삼는다면, 결국 대법원장에게 독립적인 판단이 아니라 정치권의 의중에 따를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는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독자적인 제청권을 부여한 취지를 형해화할 우려가 있다.

사법부의 독립은 특정 대법원장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원칙이 아니다.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헌법적 장치다. 사법부가 정치권력의 압력으로부터 독립되어야 국민은 자신의 사건이 권력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될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다. 따라서 사법부의 판단이나 인사권 행사가 정치권의 기대와 다르다는 이유로 사법부 수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관행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특히 집권 여당은 행정부와 긴밀한 정치적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사법부의 독립을 존중하는 데 더욱 신중해야 한다. 사법부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필요하다. 그러나 비판과 정치적 압박은 구별되어야 한다. 헌법상 권한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사법부 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그 선을 넘을 우려가 크다.

집권 여당과 지도부는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을 존중하고 사법부 인사에 대한 과도한 정치적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 견제는 헌법이 예정한 인사청문회와 국회의 동의 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헌법이 정한 방식이며 권력분립의 원칙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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