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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 국민에게 침묵한 순간, 국민주권정부는 끝났다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입력 2026.08.21 11:20 수정 2026.08.21 11:26

-해남에서 서울까지 한 달을 걸어온 주민을 외면한 이재명 대통령을 규탄한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반대 전국행동

 

 


[4차산업행정뉴스=4차산업행정뉴스기자]    기록적인 폭염 속, 생업을 내려놓고, 농사일을 미뤄가며 자신의 삶터를 지키기 위해 한달간 걸었다. 그리고 행진 끝에 청와대 앞에 도착했다. 우리는 밤을 새우며 대통령의 답을 기다렸다.


왜 수도권에 산업과 전력수요를 끝없이 집중시키는가. 왜 기업의 막대한 전력수요를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는가. 왜 그 부담은 아무런 결정권도 없었던 지역 주민들이 떠안아야 하는가. 장거리 송전선로를 계속 건설하는 것 외에는 정말 다른 대안이 없는가.

우리는 이 질문과 함께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규모와 입지, 전력수요부터 다시 검증하라고 요구했다.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사용하는 분산형 에너지체계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수도권의 과도한 산업·전력수요 집중을 해소하고, 전력망을 계획하는 단계부터 주민이 실질적인 결정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끝까지 침묵하였다.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묻는다.


국민이 자신의 삶터를 지키기 위해 한 달 동안 전국을 걸어 대통령 집 앞까지 찾아와도 답하지 않는 정부를 어떻게 ‘국민주권정부’라고 부를 수 있는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갈등을 대화와 숙의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은 왜 송전탑 앞에서는 사라지는가.

국민주권은 국민이 정부가 결정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국민주권은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국민이 참여하고, 정부가 그 목소리에 응답하는 데서 시작한다. 국민에게 응답하지 않는 순간, 국민주권정부는 끝난다.

이것이 더욱 분노스러운 것은 주민들이 대통령의 답을 기다리던 바로 그 시간, 국회에서는 송전망 건설을 더욱 빠르게 추진하기 위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는 사실이다. 정부와 국회가 주민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답하는 대신 선택한 것은 송전망 건설의 속도를 더욱 높이는 것이었다. 기존 송전사업자뿐 아니라 민간사업자까지 국가기간 전력망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송전망 건설을 가속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분명히 말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송전망을 누가 더 빨리 건설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 아니다. 왜 이렇게 많은 송전망이 필요한지부터 다시 묻는 일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기업이 요구하는 전력을 어떤 방식으로든 공급하는 것이 아니다. 전력수요가 과연 적정한지 검증하고, 수요를 분산하고 줄일 방법을 먼저 찾으며, 불가피한 시설이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권리와 생태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미래세대에 청구서를 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한달간의 전국 대행진을 여기서 마치지만, 오늘로 우리의 싸움은 시작이다. 지역의 피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무분별한 전력공급과 중앙집중형식의 낡은 한국의 전력정책을 바꾸기 위해서 싸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다시 요구한다.

하나,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규모와 전력수요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하나, 지역 주민의 희생을 전제로 한 장거리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을 중단하라.
하나, 수도권에 산업과 전력수요를 집중시키는 정책에서 벗어나 분산형·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체계로 전환하라.
하나, 이재명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 뒤에 숨지 말고 송전선로 피해지역 주민들을 직접 만나 답하라.
하나, 전력망 갈등을 왜곡하고 강행 정책을 추진해 온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경질하라.

우리는 오늘 이재명 대통령의 침묵을 분명히 기록한다. 대통령이 답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더 크게 묻겠다. 정부가 듣지 않는다면 전국의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지역 희생을 전제로 한 국가 전력정책이 바뀔 때까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과 장거리 초고압 송전선로 계획이 전면 재검토될 때까지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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