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산업

기획/ 감자과자 뒤집어 보니 국산·수입산 혼재…왜 외국산 감자를 사용할까

서정용 기자 입력 2026.08.23 10:36 수정 2026.08.23 10:51

-국내 감자 생산량 2024년 59만t→2025년 54만t 전망
-감자 수입량 연간 23만t 수준…가공·외식 수요 상당 부분 수입산 의존
-마트 감자과자 원재료 확인하니 국내산·호주산 등 제품별 차이
-감자 생산농가 “가공용 국산 품종·계약재배 확대 필요”

 

     23일 시중 슈퍼마켓에서 직접 구입한 감자과자 제품들의 원재료 표시. 제품에 따라 국내산 생감자와 국내산 증숙감자, 호주산 감자 등 서로 다른 원산지 표시가 확인된다. 식용유와 전분·조미식품 등 다양한 원재료도 함께 표시돼 있다. /사진 4차산업행정뉴스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발행인기자]      국내 감자 생산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감자칩과 감자튀김 등 가공·외식산업을 중심으로 외국산 감자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감자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본지가 23일 시중 슈퍼마켓에서 감자과자 4개 제품을 직접 구입해 포장지의 원재료 표시를 확인한 결과 제품에 따라 국내산 감자와 수입산 감자가 사용되고 있었다.



일부 생감자칩 제품에는 ‘생감자(국내산)’가 표시돼 있었으며 다른 제품에서는 호주산 감자 등의 표시가 확인됐다. 감자깡의 경우에는 소맥분과 국내산 증숙감자, 옥수수전분 등 여러 원료가 사용되고 있었다.

이는 같은 ‘감자과자’라도 생감자를 직접 썰어 만드는 제품과 감자 원료를 다른 곡물·전분 등과 배합해 만드는 제품의 원재료 구성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감자 얼마나 생산하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감자 수급 전망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감자 생산량은 약 59만t, 수입량은 약 23만t으로 추정됐다.

2025년 국내 생산량은 약 54만t, 수입량은 약 23만t으로 전망됐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포함한 총공급량은 2024년 약 82만t, 2025년 약 78만t 규모다.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국내 감자 재배면적이 2024년 2만3,676㏊에서 2034년 약 2만㏊로 감소하고, 국내 생산량 역시 59만t에서 49만t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수입량은 2024년 약 23만t에서 2034년 약 26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실제 통계청 자료에서도 2025년 봄감자 생산량은 35만6천t으로 전년 39만8천t보다 10.5% 감소했다. 재배면적 감소와 저온·일조량 부족 등이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고랭지감자 역시 농업관측센터가 2025년 생산량을 약 11만6천t으로 전망해 전년보다 8.4%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호주산 감자를 이용한 감자과자./사진 4차산업행정뉴스

왜 외국산 감자를 사용하는가?

외국산 감자를 사용하는 가장 큰 배경 가운데 하나는 가공업체가 필요로 하는 감자를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감자칩용 감자는 아무 감자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감자를 튀겼을 때 색이 지나치게 검게 변하지 않아야 하고 일정한 크기와 고형분·전분 특성 등 가공에 적합한 품질을 갖춰야 한다.

국내 감자는 계절별 생산량과 저장기간에 한계가 있어 감자칩 업체가 연중 동일한 품질과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농촌진흥청도 과거 가공용 감자 수입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가을에도 재배할 수 있고 전분함량이 높으면서 환원당 함량이 낮아 감자칩 가공에 적합한 국산 품종을 개발한 바 있다.

또 다른 원인은 가격과 FTA에 따른 무역환경 변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감자튀김용 저장처리 냉동감자 수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 외식·가공산업에서 발생한 새로운 수요의 상당 부분이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6년 미국산 칩용 감자를 시작으로 계절관세가 순차적으로 철폐되면서 국내 감자의 가격경쟁력이 더욱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생감자는 아무 나라에서나 수입할 수도 없어

수입 생감자는 외래 병해충 유입 위험 때문에 엄격한 검역을 받는다.

미국산 가공용 감자의 경우 국내 검역기준에 따라 지정된 생산지역과 시설, 운송 및 가공조건 등을 충족해야 한다.

수입된 가공용 감자는 지정된 가공시설에서 관리되며 사용량과 잔량 등에 대한 기록관리도 요구된다.

따라서 국내 감자과자에서 외국산 생감자가 사용된다고 해서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자유롭게 감자를 들여오는 구조는 아니다.

이번 현장 확인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감자과자의 원재료 표시다.

제품 포장지에는 감자뿐 아니라 팜올레인유·해바라기유·소맥분·옥수수전분·조미식품 등 다양한 명칭이 표시돼 있다.

그러나 포장지에 적힌 모든 성분을 ‘식품첨가물’이라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식용유와 밀가루, 전분 등은 식품을 만드는 원재료이고 복합조미식품 역시 여러 원료로 구성될 수 있다. 식품첨가물은 식품 제조·가공 과정에서 특정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물질로 별도의 기준에 따라 관리된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원재료명의 숫자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료가 사용됐으며 원산지는 어디인지, 식품첨가물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됐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표시제도다.

국산 감자 생산기반 지킬 대책 필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감자산업이 이상기후와 생산비 상승, 노동력 부족, 수입 증가라는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산 감자가 외국산과 단순 가격경쟁만 하는 구조로 간다면 생산농가의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산 가공용 품종 개발과 계약재배 확대, 기계화와 저장시설 확충, 생산비 절감 등을 통해 가공업체가 국산 감자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 역시 감자과자 한 봉지의 뒷면에 표시된 원재료와 원산지를 살펴보면 우리 감자산업이 처한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

마트 진열대의 작은 감자과자 한 봉지가 국산 감자의 생산기반과 농산물 수입, 식품산업의 원료조달 문제까지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저작권자 4차산업행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