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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환경운동연합 |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환경운동연합이 24일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 시작한 지 꼭 3년이 되는 날이다. 그러나 이 3년의 의미를 가장 무겁게 기억해야 할 사람은 지금 침묵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2023년 8월 23일 저녁,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하루 앞두고 국회 앞 계단에서 규탄 촛불집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표와 소속 의원들, 전국에서 모인 당원과 시민들이 일본의 해양 투기를 규탄하고 강력한 대응을 결의했다.
그 자리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는 "대통령의 직무가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제일인데 대한민국의 영토와 바다를 오염시키겠다는 일본에 왜 우호적인 것이냐"고 물었다. "일본 오염수가 아무 문제 없다는 홍보물을 대통령실 예산으로 만들었다는데 믿어지느냐"고도 했다.
3년이 지났다. 그 질문을 던졌던 사람이 지금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질문에 답해야 할 사람도 바로 그 자신이다.
도쿄전력은 지난 8월 17일 통산 22회째 해양 투기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7월 30일 시작된 이번 투기로 오염수 7,888톤이 바다로 흘러갔고, 여기 담긴 삼중수소(트리튬)는 약 1조 3천억 베크렐이다. 2026년도에 계획된 여덟 차례 가운데 네 번째이며, 다음 투기는 9월경으로 예정돼 있다.
2023년 8월 24일 첫 투기 이후 바다에 버려진 후쿠시마 오염수는 통산 22회, 약 17만 톤에 이른다. 도쿄전력이 공표한 회차별 실적을 연도별로 더하면 2023년도 4회에 3만 1,145톤, 2024년도 7회에 5만 4,999톤, 2025년도 7회에 5만 5,011톤이고, 여기에 올해 네 차례가 더해졌다.
오염수에 담겨 방출된 삼중수소는 도쿄전력의 공식 발표 기준으로 2023년도 4조 5천억 베크렐, 2024년도 약 13조 베크렐, 2025년도 약 16조 베크렐이다. 세 해를 합치면 약 33조 5천억 베크렐이며, 올해 네 차례를 더하면 38조 베크렐 안팎이다. 이를 규제 기준인 리터당 6만 베크렐 농도까지 희석하려면 63만 톤의 물이 필요하다. 실제 방출량의 약 네 배에 해당한다.
바다에 버려진 것은 삼중수소만이 아니다. 도쿄전력이 연도별로 집계해 공표한 핵종별 총량을 보면, 2023년도와 2024년도 두 해 열한 차례 투기로 탄소14 약 10억 7천만 베크렐, 아이오딘129 약 1억 200만 베크렐, 테크네튬99 약 7,800만 베크렐, 스트론튬90 약 4,590만 베크렐, 코발트60 약 2,780만 베크렐, 세슘137 약 2,500만 베크렐이 방출됐다. 이 가운데 탄소14의 반감기는 5,730년, 테크네튬99는 21만 년, 아이오딘129는 1,570만 년이다. 인간의 시간 단위로 관리할 수 있는 물질이 아니다.
이 수치들은 실제 방출량의 하한선이다. 도쿄전력은 분석값이 검출 한계 미만인 핵종의 방사능 총량은 산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켄 부세레 교수 연구팀은 삼중수소에만 집중된 안전성 논의의 한계를 지적해 왔다. 핵종에 따라 해양에서의 거동과 농축 정도가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삼중수소는 물과 유사하게 이동하며 생물 농축 계수가 낮고 비교적 빠르게 희석된다.
반면 스트론튬90과 탄소14는 반감기가 길고 해양 생물의 뼈나 유기물 조직에 결합해 생물 농축 지수가 훨씬 높다. 코발트60은 해수에 녹기보다 해저 퇴적물에 결합해, 바닥에 가라앉은 뒤 조개류와 저서성 어류의 먹이사슬로 지속 재흡수된다.
연구팀은 해수 중 세슘 농도가 전반적으로 감소했음에도 후쿠시마 인근 해저 퇴적물이 수십 년간 오염원 역할을 하며, 저서성 어류가 예상보다 훨씬 오래 높은 방사성 물질 농도를 유지하는 원인이 된다고 밝혔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의 확산 시뮬레이션은 해류를 따른 유입 경로와 농도를 예측했지만, 학계와 연구기관은 해양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복합적·장기적 영향 평가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해 왔다. 예측 모델이 있다는 것과 안전이 입증됐다는 것은 전혀 다른 말이다.
체르노빌 사고의 방사성 오염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유럽 전역을 떠돌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는 이제 15년이 지났을 뿐이고, 방사성 물질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 섣불리 안전을 논해서는 안 된다. 현세대의 편익을 위해 미래 세대가 누릴 바다의 안전에 위험 부담을 지울 수는 없다.
이재명 정부는 원전 산업 부흥을 위해 원전 사고나 방사성 물질 오염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덧붙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을 앞두고 후쿠시마 사고가 터지자 여론을 우려해 방사성 낙진의 국내 유입 예측을 숨겼던 이명박 정부의 방식과 다르지 않다. 이쯤 되면 탄핵으로 정당성을 잃은 윤석열의 원전 진흥 정책을 계승하다 못해 앞서 나가는 이재명 정부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이재명 정부의 모습은 '헌법을 수호하며,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민 주권 정부'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이재명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을 공식 요구하라.
하나. 정부는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는 감시를 넘어, 독립적인 감시체계를 구축하라.
하나. 정부는 원전산업의 이해보다 국민의 안전을 앞세우고, 후쿠시마 오염의 위험을 축소하거나 은폐하지 말라.
하나. 정부는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본 8개 현 수산물 수입 규제를 유지하고,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지켜라.
후쿠시마 해양투기 3년, 일본의 무책임한 투기를 규탄한다.
동시에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이재명 정부에도 분명히 책임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