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산업

홈플러스 영업 재개했지만 협력·입점업체 자금난 여전…중기부 추가지원 나선다

서정용 기자 입력 2026.08.25 20:29 수정 2026.08.25 20:46

-협력업체 “받을 돈 묶였는데 납품하려면 또 돈 필요”
-입점업체 평균 미정산금 7억7천만원…일부 점포 매출 70% 감소 호소
-중기부 “홈플러스 회생 여부와 관계없이 지원”…대출조건 완화·재창업 지원 검토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홈플러스가 지난 13일 전국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지만 회생절차 장기화로 누적된 협력업체와 입점 소상공인의 경영난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수도권지원센터에서 이병권 제2차관 주재로 ‘홈플러스 협력·입점업체 간담회’를 열고 현장의 피해 상황과 정부 지원대책을 점검했다.

홈플러스 매장이 다시 문을 열면서 거래와 영업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현장에서는 **“매장 문이 열렸다고 협력업체의 자금난까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 받을 돈은 묶이고 새 납품에는 현금 필요
협력업체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이다. 기존 납품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홈플러스 영업 재개에 맞춰 새로운 상품을 공급하려면 원재료비와 인건비, 물류비 등을 다시 투입해야 한다.

장부상 받을 돈은 존재하지만 실제 회사 운영에 사용할 현금은 부족한 이른바 ‘돈맥경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식품 납품업체 대표는 납품대금을 2~3년 뒤에 받게 되는 상황에서도 이미 발생한 매출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먼저 납부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는 정부 지원 발표를 보고 금융기관을 찾았지만 기존 대출과 마찬가지로 신용과 담보를 확인했다며, 담보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업체를 위한 정책자금이 일반 대출과 비슷한 기준으로 운영돼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 입점업체 평균 미정산금 7억7천만원
현장에서 공개된 피해 규모도 적지 않다. 중기부 등에 따르면 이날 참석한 입점업체들의 평균 미정산금은 약 7억7천만원으로 파악됐다. 일부 협력업체에서는 미정산 채권 규모가 10억원을 넘는 사례도 거론됐다.

문제는 이들 업체 상당수가 홈플러스와 오랫동안 거래하면서 매출의 일정 부분을 홈플러스에 의존해 왔다는 점이다.

홈플러스와 거래를 끊으면 미정산 대금 회수뿐 아니라 앞으로의 판로까지 잃을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일부 협력업체에서는 상당한 금액의 대금을 받지 못했음에도 홈플러스가 살아야 협력업체도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폐점 대상 입점업체는 더 심각

영업을 재개한 점포와 달리 폐점 대상 점포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에서 영업하는 한 입점업체는 회생절차가 시작된 이후 매출이 이전보다 약 70%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매장을 개설할 때 약 1억2천만원의 시설비를 투자했지만 점포가 폐점 대상이 되면서 기존 시설투자비와 보증금은 묶이고, 다른 장소에서 다시 영업하기 위한 자금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키즈카페나 음식점처럼 초기 시설투자 비용이 큰 업종은 점포를 철수하더라도 기존 시설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

결국 일부 소상공인은 “영업을 계속하기도 어렵고 점포에서 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 “67개 영업점과 37개 폐점 대상점 구분해 지원해야”
홈플러스 입점점주 측에서는 영업을 재개한 67개 점포와 폐점 대상인 37개 점포의 상황이 전혀 다른 만큼 정부 지원도 구분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았다.

영업점 입점업체에는 고객을 다시 끌어들이고 매출을 회복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지만, 폐점 대상 점포의 소상공인에게는 새로운 사업장으로 이전하거나 다시 창업할 수 있는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출을 추가로 제공하는 방식만으로는 이미 부채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 중기부, 긴급경영자금·특례보증 지원
정부는 홈플러스 사태 이후 중소 협력업체와 입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특례보증 등 유동성 지원을 시행해 왔다.

지난 7월 정부는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해 중소·중견 협력업체 보호를 위해 4천400억원+α 규모의 유동성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은행권도 별도의 금융지원에 나섰다. 일부 은행은 홈플러스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업체당 최대 5억원 규모 신규·대환대출과 금리 우대, 만기연장, 분할상환금 유예 등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지원자금의 총액보다 실제로 자금이 필요한 업체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담보 없는 기업 돕는다면서 다시 담보 요구”
특히 정부 지원대책의 실효성이 이번 간담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협력업체들은 홈플러스에서 대금을 받지 못해 자금사정이 악화됐고 그 결과 신용과 담보능력도 떨어졌는데, 정책자금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다시 신용과 담보를 중심으로 심사한다면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따라서 홈플러스 미정산 채권이나 공익채권 등을 활용해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과 대출 상환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 등이 현장에서 제시됐다.

이는 정부가 단순히 ‘지원자금을 마련했다’고 발표하는 것과 실제 피해기업에 돈이 공급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요구까지
입점업체에서는 매출회복 대책도 요구했다. 일부 업체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조정할 경우 주말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의무휴업일 문제는 유통산업발전법과 지방자치단체 정책, 전통시장·골목상권 보호 문제 등이 함께 얽혀 있는 만큼 홈플러스 지원만을 목적으로 단순하게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 중기부 “회생 여부 관계없이 협력·입점업체 지원”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홈플러스 협력·입점업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현장 의견을 관계부처와 논의해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홈플러스의 향후 회생 여부와 관계없이 협력업체와 입점 소상공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정부는 현장에서 제기된 의견을 토대로 정책융자 조건 추가 완화와 대출 상환조건 조정, 폐점 대상 소상공인의 이전·재창업 지원 등의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 홈플러스 사태, 대기업 한 곳의 문제가 아니다
홈플러스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대형 유통업체의 경영위기가 수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연쇄적으로 전이된다는 점이다.

홈플러스가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협력업체의 자금난으로 이어지고, 협력업체가 원재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또 다른 중소기업과 근로자에게 피해가 번질 수 있다.

입점업체 역시 매출 감소와 보증금·시설투자금 회수 문제를 동시에 떠안게 된다.

따라서 홈플러스 회생 문제와 별도로 선의의 협력업체와 입점 소상공인이 함께 무너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이번 정부 대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정부가 확인해야 할 5가지
정부는 앞으로 첫째, 협력·입점업체 전체 미정산금 규모가 얼마인지, 둘째, 정부가 발표한 지원자금 가운데 실제 집행된 금액과 업체 수가 얼마나 되는지 공개할 필요가 있다.

셋째, 담보와 신용 문제로 정책자금을 이용하지 못하는 피해업체가 얼마나 되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넷째, 영업 재개 점포와 폐점 대상 점포를 구분해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홈플러스의 경영상황이 다시 악화될 경우 앞으로 발생하는 신규 납품대금을 안전하게 보호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홈플러스의 간판에 다시 불이 켜졌다고 협력업체와 입점 소상공인의 경영위기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지원금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피해업체가 필요한 시기에 자금을 공급받아 직원의 임금을 지급하고 상품을 생산하며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와 함께 협력 중소기업·입점 소상공인의 연쇄도산을 차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후속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저작권자 4차산업행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