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중국어선 불법조업,/ 사진 해양경찰청 |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정부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계속되는 중국어선 등 외국어선의 불법조업을 근절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통일부·국방부·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은 27일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서해 북방한계선(NLL) 불법조업 외국어선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대책은 △NLL 이남 전 해역 불법조업 단속 강화 △불법어구 강제 철거와 인공시설물 설치 △현장 단속역량 강화 △한·중 공조단속 및 외교적 협력 강화 등 4개 분야가 핵심이다.
■ 왜 중국어선은 NLL에 몰려드나
서해 NLL 주변은 꽃게와 까나리, 조개류 등이 풍부한 대표적인 어장이다. 특히 꽃게 성어기인 4~6월과 9~11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NLL이라는 특수성이다.
남북 군사력이 대치하고 있는 지역이어서 우리 해경의 단속작전에도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은 단속이 시작되면 북한 해역으로 달아나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식 조업을 반복해 왔다.
특히 일부는 선박 관련 서류나 선명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이른바 ‘삼무 어선’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도 무허가 어선인 경우 귀항 후 단속을 피하기 위해 NLL 주변에 장기간 머물며 불법조업을 하는 사례도 지적되고 있다.
■ 하루 70~80척…10년 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심각
해경 등에 따르면 NLL 인근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2016년 하루 평균 200여 척에 달했다.
이후 단속 강화로 감소했지만 하루 평균으로 2023년 94척, 2024년 90척, 2025년 97척이 관측됐다. 최근에도 하루 70~80척 수준의 중국어선이 NLL 주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11일 해경·해군·해수부·지자체 등의 단속세력 31척을 투입해 연평도 인근에서 합동단속을 실시하고 중국어선 8척을 나포, 24척을 퇴거시켰다.
이는 정부가 앞으로 단순 감시나 퇴거에 머물지 않고 실제 나포와 불법어구 철거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 9월부터 불법어구 강제 철거
정부는 특히 중국어선이 NLL 이남에 설치한 불법어구를 방치하지 않기로 했다.
해수부는 9월부터 감척어선 1척과 민간 철거선 2척을 투입해 불법어구를 철거하고, 향후 감척어선을 추가 확보해 상시 철거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 그물을 끌고 조업하는 불법어선의 활동을 방해할 수 있도록 주요 출몰 해역에 인공시설물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 백령도에도 특수진압대…기동정 추가 투입
현장 단속력도 강화한다.
정부는 NLL 불법 외국어선 단속을 전담하는 서해5도특별경비단에 신형 특수기동정 2척을 추가 도입하고, 기존 연평·대청 특수진압대에 이어 백령 특수진압대를 신설하기로 했다.
군과 해경 사이의 정보공유 절차도 간소화해 중국어선이 출현할 경우 보다 신속한 단속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법령을 정비해 단순 불법조업뿐 아니라 조업을 목적으로 NLL 이남에서 정박하거나 물품을 보급받는 행위까지 단속·처벌할 수 있도록 대응 범위를 확대한다.
|
|
|
| 중국 어선 나포,퇴거 그래픽./해양경찰청 제공 |
■ 최대 벌금 3억원→15억원…중국 정부에도 단속 촉구
정부는 국내 단속만으로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근절하기 어렵다고 보고 중국 정부에 대한 외교적 대응도 강화한다.
지난 5월 관련 법 개정으로 불법조업에 대한 최대 벌금액이 기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상향됐다.
해수부는 불법조업 정보를 중국 해경에 통보하고 중국 당국이 해당 어선을 처벌한 뒤 결과를 우리 측에 회신하도록 하는 한·중 어업공동위원회 합의사항의 이행도 적극 요구하기로 했다.
외교부 역시 중국 정부에 자국 어민에 대한 계도와 불법조업 단속 강화를 지속적으로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 서해5도 어민 “우리가 못 가는 어장에서 중국어선이 남획”
서해5도 어민들이 느끼는 가장 큰 박탈감은 우리 어선은 조업할 수 없는 NLL 인근 어장에서 중국어선들이 수산자원을 가져간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평도 어민들은 올해 꽃게 조업과 관련해 중국어선들이 우리 어민들이 접근할 수 없는 해역에서 남획하고 있다며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과거에는 불법조업을 보다 못한 연평도 어민들이 직접 중국어선을 나포한 사례까지 있었다.
따라서 이번 정부 대책에 대한 어민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일회성 합동단속이 아니라 꽃게 성어기 내내 지속되는 상시 단속체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특히 9월부터 가을 꽃게 조업이 본격화되는 만큼 중국어선의 불법어구를 얼마나 신속하게 철거하고, NLL을 넘나드는 불법어선을 실제로 얼마나 차단할 수 있느냐가 이번 대책의 실효성을 가르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 ‘해양주권’과 ‘어민 생존권’ 동시에 걸린 문제
중국어선의 NLL 불법조업 문제는 단순한 수산자원 보호 차원을 넘어선다.
NLL이라는 군사적 특수성을 이용해 불법조업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양주권과 안보, 그리고 서해5도 어민들의 생존권과 수산자원 보호가 동시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9월 가을 꽃게 조업 시작에 맞춰 NLL 이남 전 해역에서 관계기관 합동단속을 강화한다.
장인식 해양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NLL 일대가 우리 안보와 해양주권을 지키는 중요한 해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어업인의 생업 보호를 위해 불법행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