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환경

녹색기후기금, 긴급한 행동이 필요했던 순간 네팔의 지역사회를 저버렸다

서정용 기자 입력 2026.08.29 04:30 수정 2026.08.29 04:43

-히말라야 홍수 방재 사업의 7년 지연, 국제 기후재원의 실패를 드러내다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Friends of the Earth Asia Pacific)은 녹색기후기금(GCF)이 갈수록 위험해지는 빙하호 붕괴 홍수(GLOF)로부터 네팔의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을 승인하는 데 7년을 소요한 것을 규탄하며, 이 지연이 국제 기후재원 체계의 치명적 실패를 드러낸다고 경고했다.

녹색기후기금은 8월 26일 발생한 참혹한 보테코시 돌발홍수는, 히말라야에서 고조되는 기후·빙권(cryosphere) 위험에 충분히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을 때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네팔의 GLOF 위험과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이 GCF 사업은 2018년에 이미 기금의 사업 파이프라인에 올라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승인은 2025년 7월에야 이루어졌다.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은 히말라야 지역사회가 직면한 위험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지연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미나 라만(Meena Raman),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 기후정의 대변인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커지고 있는 빙하호 붕괴 홍수 위험으로부터 지역사회와 사회기반시설, 생태계를 지키려는 사업을 승인하는 데 녹색기후기금이 7년을 썼다는 것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일"이라며, "이 사업은 2018년에 GCF 파이프라인에 올라 있었지만 2025년 7월에야 승인됐다. 

 

훨씬 일찍 승인됐더라면 최소한 조기경보체계를 비롯한 대책이라도 갖춰져 참혹한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기후재원이라면, 시간이야말로 관건"이라고 밝혔다.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은 이번 참사가 기후재원이 기후위기의 속도와 동떨어진 속도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구의 벗은 GCF와, 국제 기후재원 기구를 운영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선진국 정부들을 향해 취약국의 기후적응·재난대비·회복력 강화를 위한 재원 공급을 시급히 앞당길 것을 촉구했다.

-GCF는 지연에 대해 답해야 한다
녹색기후기금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아래 설립된 세계 최대의 다자 기후기금으로,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기구다. 그럼에도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은 네팔의 사례가 이 기금이 과연 기후위기 최전선에 선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속도와 규모로 기후재원을 전달하고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고 말했다. 네팔의 GLOF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사업이 승인되기까지 7년 동안 GCF 파이프라인에 머물러 있었다.

미나 라만은 "기후변화는 가속하고 있는데, 기후재원은 너무나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며, "불안정한 빙하와 빙하호 아래에서 살아가는 지역사회에게 7년은 단순한 행정적 지연이 아니다. 조기경보체계를 갖추느냐, 아무런 보호막 없이 재난을 맞느냐를 가르는 시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의 벗은 GCF가 핵심적인 적응 사업을 수년간 파이프라인에 방치해 온 절차를 시급히 점검하고, 당면하고 있고 또 커지고 있는 기후위험에 대응하는 사업을 우선 처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손실과 피해 대응 기금(FRLD, Fund for Responding to Loss and Damage)이 보테코시 참사 이후의 구조·복구·재건을 위한 재정 지원을 시급히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미나 라만은 "손실과 피해 대응 기금 역시 구조와 복구에 필요한 재정 지원으로 시급히 응답해야 한다"며, "이들 기금의 선진국 이사들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조치를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 적응과 손실·피해 양쪽 모두를 위한 재원을 즉각 확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팔의 지역사회는 또 하나의 경고를 기다릴 수 없다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은 가족을 잃은 이들, 실종된 가족을 여전히 찾고 있는 이들, 집과 생계를 잃은 생존자들, 그리고 구조·구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네팔군과 네팔 경찰, 지방정부, 긴급구조 인력 및 시민사회 구성원들에게 깊은 애도와 연대를 표했다.

참사의 전모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수백 명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지며, 라수와와 누와코트를 비롯한 하류 지역 전반에서 마을과 핵심 기반시설이 광범위하게 파괴됐다. 도로와 교량, 수력발전 시설, 통신망, 송전선로, 차량, 상점과 사업장, 국경 시설이 파손되거나 휩쓸려 갔다.

푸스파 데위(Puspa Dewy),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 의장은 "우리는 목숨을 잃은 이들을 애도하며, 아직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과 함께 서 있다. 그러나 이 참사는 동시에 국가적·국제적 경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의 벗은 8월 26일 참사의 정확한 발생 경위가 독립적인 과학 조사를 통해 규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예비 평가에서는 얼음사태나 낙석, 또는 암설사태가 렌데강(Lhende River)을 일시적으로 막았다가 물과 토석의 급격한 유출을 촉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빙하호 붕괴 홍수 가능성도 함께 조사되고 있다. 사건 직전에 큰 강우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된 점은, 빠르게 변화하는 히말라야 빙권에서 갈수록 복합적이고 연쇄적인 재해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재난은 2025년 7월 보테코시/렌데 홍수에 뒤이은 것으로, 당시 네팔 수문기상국은 그 원인을 네팔-중국 국경 인근의 빙하호 붕괴로 지목한 바 있다. 2024년 에베레스트 지역의 타메(Thame) 참사 또한 하나의 경고였다. 당시 암석사태가 빙하호로 밀려들면서 발생한 물결이 호수를 무너뜨려 약 15만 6,000㎥의 물이 방류됐다.

지구의 벗 네팔의 프라카시 다할(Prakash Dahal) 활동가는 "산이 우리에게 경고했고, 강이 경고했고, 과학자들이 경고했고, 사람들이 경고했다"며, "이제 네팔과 국제사회는 다음 경고가 또 다른 참사가 되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연된 재원에서 항구적인 보호로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은 네팔 정부에 대해 항구적인 기관 지위와 전용 재원을 갖추고 정부 부처, 과학기관, 대학, 안보기관, 지방정부 간 협력을 조율하는 국가 히말라야 빙권·GLOF 위험 감시 및 조기경보 사업단을 설립할 것을 촉구했다.

이 체계에는 다음이 포함되어야 한다.
빙하와 빙하호에 대한 상시 위성 감시, 고해상도 재해 지도 제작, 호수 및 하천 수위 자동 관측
기상·지진·수문 관측, 지상 센서와 카메라, 모레인 댐, 빙벽, 불안정 사면에 대한 감시, 위험 가능성이 있는 빙하호의 포괄적 식별과 등급화, 위험이 고조되는 시기의 24시간 과학적 감시 등이다.

네팔의 기존 과학적 평가만 보아도 과제의 규모가 드러난다. ICIMOD-UNDP 목록은 코시·간다키·카르날리 유역에 걸쳐 네팔에 2,070개의 빙하호가 있으며, 그중 일부는 위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GLOF 및 빙권 재해 지도는 법적 구속력을 갖는 토지이용 계획 수단이 되어야 한다. 

 

고위험 지대로 확인된 구역에서는 엄격한 복합재해 평가 없이 어떠한 대규모 기반시설도 승인되어서는 안 되며, 극한 위험 지역에 이미 자리한 거주지와 기반시설에 대해서는 보강, 보호 또는 단계적 이주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기후재원은 기후비상사태에 걸맞아야 한다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은 각국 정부와 유엔 기구, 인도적 지원 단체, 개발기구, 기후기금, 전 세계 시민사회를 향해 네팔에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과 장기적인 기후재원을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요구는 2026년 7월 17일 나가르코트에서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과 지구의 벗 네팔/프로 퍼블릭(Pro Public)이 공동 주최한 「네팔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빙권 변화, 하천 체계, 청년 참여 회의」의 연장선에 있다.

이 회의에는 아시아·태평양 각지의 과학자, 정부 관계자, 연구자, 환경운동가, 법률가, 인권활동가, 산악인, 언론인, 청년, 그리고 지구의 벗 대표들이 모여 GLOF 위험 증가를 포함한 히말라야에 대한 기후 영향을 검토했다. 회의에서 채택된 「기후정의를 위한 나가르코트 행동 촉구」는 히말라야 빙하 소실과 불안정화가 가속하고 있음을 경고했다.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은 보테코시 참사가 사후적 재난 대응에서 벗어나, 접근 가능하고 예측 가능하며 적시에 제공되는 국제 재원에 뒷받침되는 선제적 기후적응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히말라야의 재해는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에, 네팔은 빙권·수문·기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항구적인 네팔-중국 협력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대규모 눈사태와 산사태, 얼음 붕괴, 빙하호 변화에 대한 즉각적인 통보, 위성 영상, 긴급 경보, 공동 과학조사, 정기적인 재난대응 훈련이 포함되어야 한다.

네팔은 기후적응과 회복력을 국가 개발계획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도로와 교량, 수력발전 사업, 송전선로, 거주지, 공항, 관광 기반시설은 과거의 위험 수준이 아니라 미래의 기후·빙권 조건에 맞게 설계되어야 한다. 감시와 조기경보체계, 방재 시설, 이주, 생태계 복원, 비상 통신, 지역사회 대비 역량 등 GLOF 대비를 위한 전용 재원 또한 필요하다.

라만은 "선진국들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파리협정상의 의무를 이행하는 데 더 이상의 변명이나 지연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사회에게, 빙하가 무너져 내리고 기후재해가 격화되는 동안 몇 해씩 재원을 기다리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압도적으로 과거의 배출로 초래된 위기의 대가를 가장 취약한 이들이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적 제약은 변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구의 벗 환경운동연합은 네팔,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함께 지구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큰 역사적 책임을 지닌 선진국들에게, 기후정의에 대한 약속을 네팔을 위한 즉각적이고 실질적이며 대폭 확대된 지원으로 옮길 것을 촉구한다.



저작권자 4차산업행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