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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chatGPT 이미지 |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로봇청소기가 단순한 생활가전을 넘어 카메라와 센서, 인터넷 통신 기능을 갖춘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발전하면서 소비자의 새로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집 안을 돌아다니며 청소하는 과정에서 공간정보와 사진·영상 등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로봇청소기 6개 제품을 대상으로 보안 실태를 공동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 보안 취약점이 확인됐다.
조사 대상은 나르왈 ‘프레오 Z 울트라’, 드리미 ‘X50 Ultra’, 로보락 ‘S9 MaxV Ultra’, 삼성전자 ‘BESPOKE AI 스팀’, 에코백스 ‘디봇 X8 프로 옴니’, LG전자 ‘코드제로 로보킹 AI 올인원’ 등 6개 제품이었다.
조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보안 ▲보안 업데이트 및 개인정보 보호정책 등 정책관리 ▲하드웨어·네트워크·펌웨어 등 기기 보안 분야의 총 40개 항목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일부 제품, 집 내부 사진·영상 접근 가능성
가장 민감한 문제는 카메라와 관련된 보안 취약점이었다.
한국소비자원 등의 조사에서 나르왈과 에코백스 일부 조사제품은 사용자 인증 절차가 충분하지 않아 사용 과정에서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에 제3자가 접근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드리미 조사제품에서는 카메라 기능을 강제로 활성화해 실시간 영상이나 사진을 확인할 가능성이 있는 취약점도 발견됐다.
로봇청소기는 장애물 회피와 이동경로 설정 등을 위해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사용한다.
따라서 보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일반 청소기의 고장 문제를 넘어 가족의 생활공간과 사생활 보호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이름·전화번호·이메일 노출 우려도
개인정보 관리에서도 취약점이 발견됐다.
드리미 조사제품과 관련해서는 특정 조건에서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 등 이용자 개인정보가 노출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 대상 6개 제품 모두 펌웨어 분야에서 보안 설정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네트워크 보안 분야에서는 조사제품들이 안전한 통신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LG 제품은 상대적으로 우수
한국소비자원과 KISA 조사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조사제품이 접근권한 설정, 불법적인 조작 방지 기능, 비밀번호 정책, 업데이트 정책 등 종합적인 보안관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로봇청소기가 인터넷과 연결되는 IoT 제품인 만큼 특정 회사나 제품에 국한하지 않고 지속적인 보안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조사가 주는 의미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펌웨어의 취약점은 새로운 공격기법이 등장하면서 계속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사가 판매 이후에도 장기간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한 제품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집 내부가 촬영된다면…” 소비자 불안
소비자들이 로봇청소기를 선택할 때 그동안 중요하게 고려했던 요소는 흡입력과 물걸레 성능, 장애물 회피, 배터리 사용시간, 가격 등이었다.
하지만 카메라와 인터넷 연결 기능이 확대되면서 앞으로는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호하는가’도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침실과 거실 등 사적인 공간을 이동하는 로봇청소기의 특성상 카메라 보안 문제는 일반적인 가전제품보다 소비자에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제조업체들도 소비자가 자신의 영상이나 개인정보가 어디에 저장되는지, 해외 서버로 전송되는지 여부, 언제 삭제되는지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처리방식을 보다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체들 취약점 개선
중요한 점은 조사 당시 발견된 취약점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과 KISA에 따르면 관련 업체들은 지적된 사생활 노출 관련 취약점에 대해 개선조치를 실시했다.
또 조사 대상 6개 사업자 모두 모바일앱 인증 절차와 하드웨어 보호, 펌웨어 보안 등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한국소비자원에 회신했다.
따라서 소비자 불안을 과도하게 키우기보다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제조·판매업체가 지속적으로 보안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보안수칙
소비자 역시 로봇청소기를 구입한 뒤 초기 설정 그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비밀번호는 영문과 숫자, 특수문자를 조합해 충분히 복잡하게 설정하고 다른 인터넷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비밀번호와 동일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공식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고 로봇청소기와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및 보안패치를 최신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카메라 기능이 필요하지 않다면 비활성화하고 추가 인증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은 이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중고로 로봇청소기를 판매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길 때는 반드시 제품을 초기화해 저장된 계정과 개인정보를 삭제해야 한다.
-로봇청소기 경쟁, 이제 ‘청소 성능+보안’
로봇청소기는 앞으로 인공지능(AI)과 카메라, 각종 센서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제품의 성능 경쟁 못지않게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보호하는 보안기술 경쟁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소비자가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 이상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첨단가전인 만큼 제조업체는 제품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보안 업데이트와 사후관리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와 관계기관 역시 IoT 가전제품의 보안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소비자가 제품별 보안 수준을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정보 제공 체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로봇청소기의 편리함이 소비자의 사생활 침해라는 대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이제 로봇청소기의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에는 ‘얼마나 깨끗하게 청소하는가’뿐 아니라 ‘우리 집 정보를 얼마나 안전하게 지키는가’도 포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